'연습 퍼팅을 시합 퍼팅처럼 긴장된 상태에서 단련하는 방법을 고민해야만 했다.'얼마 전 시니어 챔피언전에 다녀온 뒤 뼈저리게 반성하고 고민한 화두다. 평소 연습라운드에서 전혀 낌새를 챌 수 없는 퍼팅의 오류가 시합 당일의 퍼팅에서 거의 전 홀에 걸쳐 쓰리 퍼팅을 남발하며 예선 탈락의 비애를 맛보았다. 연일 계속되는 연습라운드에서 단 한 차례도 고민스럽게 여겨지지 않았던 퍼팅은 시합에서 여지없이 당황스러운 쓰리 퍼팅을 무수히 남발하고 만 것이다. 시합 전날 평소 퍼팅의 악력보다 더 힘을 뺀 사실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합
선명한 목표는 골프 기량을 향상시키는 촉매다. 물론 목표에 따라 실력 향상이 반드시 구현되는 것은 아니다. 목표는 높은데 반해 자신의 노력이나 열정만 믿고 무작정 돌격 앞으로는 자칫 장렬하게 전사하는 결과를 빚게 되기 십상이다. 최근 프로들 사이에서 웃지 못할 얘기들이 설득력 있게 떠돌고 있다. 다름 아닌 골프 레슨 수요가 무척 많아졌다는 얘기다. 개인정보의 홍수가 골프 이재민을 수없이 발생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유튜브의 범람으로 스스로 만든 자발적 스윙이 여지없이 망가지는 경우가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티
'부부 일심'은 남남이 만나 한 가정을 꾸민 뒤 서로가 끝없는 배려와 사랑으로 만들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골프에서 부부 일심을 찾아보는 것은 매우 드물다고 아마 골퍼들은 불평한다. 이 경지도 프로의 세계로 입문하면 확연하게 다르다. 특히 부부 중 한사람이 시합의 동반자로 캐디 역할을 수행하는 장면을 확인하면 일심이 무엇인지 금방 깨우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부부 동반으로 시합에 나선 선수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허인회 선수의 아내 육은채 씨의 경우도 캐디 역할로 익히 알려진 부부다. 골프 천재성을 발휘한 허
시합 시즌이 도래했다. 그린의 잔디는 이미 파릇하게 잎을 틔어 제법 그린다운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지난겨울 한 해 뜨거웠던 국내 골퍼들의 열기를 제대로 이어갈 준비를 더해가는 셈이다. 작년 한 해 그린피 인상과 캐디피, 그늘집 식사값이 가파르게 오른 탓에 주머니가 늘 가난하게만 여겨졌던 우울함을 뒤로하고 어김없이 찾아온 잔디의 새싹들이 새삼 대견스럽기만 하다. 전국 골프 시합을 위한 예선전들이 지정 골프장마다 선수들의 연습라운드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물론 아마추어 골프대회도 다양한 형태로 봄을 맞이해 준비를 서
이해와 소통이 유난히 강조되는 시기다. 모든 일상의 영역에서 이해와 소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드러난 불통과 오해가 그만큼 깊어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배우고 가르치는 공간에서도 이해와 소통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 중 하나다. 특히 스포츠는 이론적 학습 영역만 이해하는 것으로 종결되지 않고 신체적 감각과 순간적 판단에 의지해야 하는 영역이 보태져 소통의 난해성이 한층 배가되기 때문에 교육생과 레슨프로의 소통은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한다. 원활한 소통을 통해 이해하는 영역이 확장되며, 넓어진
대략 10년을 주기로 골프 스윙의 이론들이 파격적으로 변모하는 추세다. 지난 시절 절대적으로 금기시했던 자세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권장되는 등. 격랑이 없는 표면에 비해 바다 밑바닥은 요동치는 물결처럼 거세게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싶다. 비근한 예로 지난 20여년 전에는 양팔을 옆구리에 붙여 볼을 타격하는 방식이 한때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다. 골퍼들 너도나도 모두 옆구리에 붙여 팔을 옴짝달싹하지 못하도록 만든 채 몸통을 돌려 스윙하는 테크닉이 한동안 유행했다. 골퍼들 모두가 '몸통 스윙'이라는 방식을
골프공에 대한 시각적 처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볼을 보는 듯, 잊은 듯' 할 수 있다면 가장 유용한 시각적 관점이 될 수 있다. 즉 골프공에 대한 집착을 끊어버릴 때 비로소 신체의 스윙 근육에 대한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집안 거실에서 귀가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늦은 시각까지 오지 않는 아이를 떠올리며 신문을 펼쳐 들었다고 가정하자. 아이의 귀갓길에 대해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한 아빠의 시각은 비록 손에 쥔 신문으로 눈길을 보내지만 글자가 읽혀지지 않는다.
강에 첨벙 입수해 눈앞에서 유영하는 고기떼를 잡기 위해 강바닥에 손을 넣었다. 친구는 무모한 행동을 하는 나를 한심한 듯 팔짱을 낀 채 구경하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는 뼈있는 한마디를 건넸다. "지금 물밑에서 헤엄치는 고기를 손으로 한 마리라도 잡으면 내가 평생 너를 형님으로 모시지."나는 물속으로 처박은 고개를 들어 올리며 친구를 쳐다 봤다. "맞는 말을 하네. 나도 그런 줄 알지만 한번 무모하게 도전했지." 물고기에 농락당하는 줄 뻔히 알면서 왜 그랬냐는 친구의 물음에 나는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친구야, 넌 골프
어릴 때 형이나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마을 앞 강가를 자주 찾았는데, 강 주변에는 물이 흐르며 만든 돌들이 무척 많았다. 내가 들고 멀리 던질 수 있는 크기의 주먹돌을 찾아 물수제비를 하는 것도 즐거운 놀이 가운데 하나였다. 형들은 우리 또래보다 더 큰 돌을 찾아 강에 던지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물수제비 동작을 능숙하게 하곤 했다. 나도 그런 형을 따라 비슷한 크기의 돌을 쥐고 던졌으나 단 한차례의 물보라도 일으키지 못하고 강변에 닿자마자 돌은 물에 빠지고 말았다. 형들이 돌을 고를 때 손바닥에 얹어 상하로 돌 무게를 측
한 손으로 클럽을 짧게 잡은 뒤 쉼 없이 골프공을 타격한다. 오른손? 왼손? 어떤 쪽의 손이 유용할까. 두 손 모두 유용한 연습 방법이다. 오른손이나 왼손 중 한쪽 손으로 볼을 가격하는 훈련은 다양한 임팩트 느낌을 얻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이 연습법은 아이언이나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퍼팅의 감각까지 크게 향상시키는 탁월한 훈련법이 틀림없다. 단 오른손과 왼손으로 임팩트를 시도할 때 감각적 차이가 매우 커서, 연습 전 이에 대한 사전지식이 필수적이다. 자칫 단순하게 볼을 맞추려는 시도만 지속하다 전혀 쓸모없는 엉뚱한 감각이
사무실에서 무심코 발아래를 내려다봤다. 내가 밟고 있는 콘크리트 차가운 냉기가, 이 생애를 거치며 누더기처럼 헤진 내 가슴으로 거칠게 파고들어 더욱 냉소적인 인간으로 변화시킨 듯했다. 땅과 유리된 삶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며 잊고 지낸 시간들이 못내 아쉽다. 콘크리트 숲과 아스팔트의 유랑민임을 자각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나는 땅이 숨쉬는 초원을 달려가는 자연의 유목민으로 거듭나고 싶다. 오랜만에 골프 약속을 했다. 부킹 문자메시지가 전령의 승리를 알리는 파발처럼 날아왔다. 나만의 휴대폰 보물 공간에 옮겨 담은 부킹
골프에서 외향적인 조건과 내적인 조건으로 거칠게 구분할 경우 이에 대한 중요도를 따져 볼 수 있다. 골프의 '외향적인 조건'이란 골프장의 품격을 비롯해 잔디 생육의 건강성, 골프장의 비거리와 너비 정도 등이 포함되는 사항이다. 즉 골프를 하기 위해 방문한 골프장의 여러 가지 컨디션이나 코스 난이도 등을 일컬어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내적인 조건'이란 골퍼가 지니고 있는 스윙의 기술적 실력이나 이를 위해 다양하게 표현되는 골퍼의 움직임이라고 정의해보자. 즉 정확성 여부를 떠나 골퍼가 볼을 맞추는 기술적 리얼리티를 얘기하
골프레슨은 오랜 세월에 걸쳐 도제식 교육으로 전해졌다. 골린이의 골프 첫 나들이가 '똑딱 볼 배우기'라는 것은 골퍼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대목이다. '새해는 꼭 골프를 배우겠다'며 연습장을 찾는 입문골퍼가 있었다. 당장 개인용 장갑과 골프화 정도만 준비해도 무방하다는 레슨프로의 말을 듣고, 골프장의 연습채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장장 한달 보름에 걸쳐 매일 진땀 나도록 똑딱 볼을 몇 백 개씩 타격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골프 초보인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장면이다. 아마추어 골프 입문자들 거
'끝말잇기'는 마지막 단어의 음절을 받아 다음 단어를 연속적으로 이어가는 게임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다음 단어들은 좀체 끝날 것 같지 않고 이어지다, 누군가의 반복된 단어가 불쑥 나오면 게임이 종료되고 그 친구를 제외한 모두는 환성을 지르며 끝말잇기를 마무리했다. 골프스윙을 떠올리며 갑자기 끝말잇기 놀이가 생각났다. 한 단어에 이어 의미는 다르지만 첫 음절이 동일한 다른 단어가 생성되는 것이, 골프스윙을 배우고 익히며 나아가는 순서와 별로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한 가지 기술 동작을 프로에게 배우고 몸에 익힐 때 즈음
추위를 무릅쓰고 오랜만에 야외 연습장을 찾았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골퍼들이 빈자리없이 빼곡히 들어차 열심히 연습에 몰입하고 있었다. 지정된 자리에서 다른 골퍼들과 다름없이 연습을 시작했다. 등을 보인 바로 앞 30대 후반의 골퍼는 볼을 한 개씩 때리고 빈스윙을 서너 차례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것을 보고 감탄의 심정으로 유심히 살펴봤다. 그런데 연습스윙에서는 어딘가에서 배운 듯한 팔의 레깅과 등뒤로 심하게 떨어뜨리는 클럽의 위치를 만들어 구분 동작을 취하는데 열중하다, 정작 볼을 타
골프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화두는 골프의 실력 여하를 막론하고 골프를 즐기는 모든 골퍼들에게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답안이 존재하지 않는 상대적 이론이다. '반드시'라는 기본기가 갖춰진 골퍼에게 다음 단계를 요구하고 반면에 고급의 난이도를 구사하는 골프기술을 터득했더라도 기본기의 결함이 생겨나면 하이테크닉도 아무런 쓸모가 없는 무용지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목표가 산 정상인데 자신의 체력이 고갈되어 정상 꼭대기에 오르지 못했다 손치더라도 목표점이 변경되는 것이 아니듯 고난이도의 기술이 받아들여지지
선수들은 시합 전에 스스로 '어, 이번 시합은 왠지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전망하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골프에서 시합 출전을 앞두고 '이 감이면 뭔가 이뤄질 것 같아'라고 스스로에게 독백하듯 하는 선수들을 만나면 설사 결과가 그렇지 않더라도 이를 전해 들은 지인이나 주변인들은 넘치는 '파이팅'을 그에게 선사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골프선수의 처지에서 이러한 자신감이 샘솟는 타이밍은 쉽게 허락되지 않지만 골프 테크닉에서 아주 드물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골프 열풍이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20~30세대의 골프 입문이 폭증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대학입학을 앞둔 고교 졸업생들도 이 대열에 합류해 골프로 인한 생활체육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는 조짐이다. 전국적으로 실내외 연습장을 통틀어 종전 40~50세대가 주류 골퍼들로 채워진 곳들은 젊은 세대들이 합세하면서 '세대 불문'이다. 종전에는 이들이 휘트니스 클럽이나 스키에 편중하던 겨울철 취미생활이 골프종목으로 확장 선택하며, 가족 중심의 라운드를 염두에 둔 부모세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듯
폐타이어는 자동차 소모품 가운데 하나다. 환경보호 측면에서 폐타이어 재활용이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는 요즘이다. 그런데 버러진 폐타이어 하나로 싱글을 거머쥔 골퍼들이 여럿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로 존재한다. '폐타이어 때리기'가 그것이다. 아무 때나 아무 곳이나 타이어를 던져놓고 여분의 클럽이나 클럽과 유사한 방망이로 폐타이어를 가격하며 스윙의 임팩트를 연습하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때린다고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요령을 익혀야만 한다. 첫 번째, 타이어를 타격할 때 반드시 상상력을 동원해야 제대
새해가 밝았다. 뭔가 이맘때쯤이면 한 가지 정도는 마음의 결심을 굳히고 적절히 실행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 골퍼들도 올해는 반드시 무엇을 일궈 내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결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령 연습장과 필드에서 발생하는 기량의 격차를 올해는 반드시 줄여 스코어를 개선하겠다는 것도 한 해를 시작하며 다짐할 수 있는 목표가 될 수도 있다.구력이 쌓인 골퍼들은 슬럼프에 대해 대다수 자신과 상관없는 선수들의 일상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러나 필드에서 자신이 평소 연습하던 실력이 발휘되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