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스윙을 연습하는 골퍼.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스윙을 연습하는 골퍼.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새해가 밝았다. 뭔가 이맘때쯤이면 한 가지 정도는 마음의 결심을 굳히고 적절히 실행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 

골퍼들도 올해는 반드시 무엇을 일궈 내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결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가령 연습장과 필드에서 발생하는 기량의 격차를 올해는 반드시 줄여 스코어를 개선하겠다는 것도 한 해를 시작하며 다짐할 수 있는 목표가 될 수도 있다.

구력이 쌓인 골퍼들은 슬럼프에 대해 대다수 자신과 상관없는 선수들의 일상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그러나 필드에서 자신이 평소 연습하던 실력이 발휘되지 못하고 전혀 엉뚱한 샷으로 전전할 때 가끔 '슬럼프'라는 현상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첫 홀 세컨드 샷부터 뒤땅을 심하게 친 골퍼는 평소 연습장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현상이 급작스레 필드에서 튀어나온 점에 대해 절대 수긍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뒤땅이 발생한 현상에만 골몰, 자신의 잘못된 스윙의 원인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홀에서 보기나 더블보기 이상의 타수로 마무리한 골퍼는 이동 중에도 앞 홀 미스 샷에 대해 지녔던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투덜거리며 두 번째 홀 티샷 박스에 선다. 

이번에는 드라이버 클럽으로 볼의 윗부분을 맞추는 토핑성 스윙이 연이어 발생하는 사고가 벌어진다. 볼은 낮은 비행으로 100미터도 채 안되는 지점에서 멈추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빈번하게 겪는 연이은 필드의 난맥상이다. 

슬럼프란 '오랜 기간' 동안 자신의 운동기량이 회복되지 않고 이어지는 시기를 두고 일컫는 말이다. 여기서 '오랜 기간'을 '오랜 시간'으로 바꿔 고민하게 된다면 슬럼프도 장기적 슬럼프와 단기적 슬럼프로 나눠 고려함이 필요할 듯싶다. 

슬럼프의 특징은 평소 자신이 뽐냈던 기량이 급작스럽거나 서서히 사라져 전혀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서서히 망가진 기량을 '장기적 슬럼프', 급작스레 변화된 테크닉을 '단기적 슬럼프'로 지칭한다면 18홀 필드의 변화무쌍한 실력의 편차는 단기적인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싶다. 

단 기술적 미숙함은 슬럼프라고 여기기보다 실력의 한계로 규정하는 것이 옳을 듯하다.  

 

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사진=골프한국
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사진=골프한국

 

단기적 슬럼프는 스타트 시점부터 발생할 우려가 매우 높다. 경직된 근육 상태인 컨디션은 정상적인 스윙 패턴을 완성시키지 못한 채 클럽을 휘두르게 할 공산이 크고 예기치 못한 샷 난조를 일으킨다. 

장기적 슬럼프의 특징은 자신의 기량을 부정적으로 여겨 자신감 결여와 단점에 대한 집착을 강하게 하며 실력의 왜곡된 결과를 낳는 현상을 의미한다. 정신적인 안정과 장기적인 긍정 마인드를 지니는 심상 훈련 등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기적 슬럼프는 단지 몇 가지의 처방으로도 금새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첫 홀부터 습관적이지 않은 뒤땅성 샷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다음 샷에 대한 미래지향적 의지를 갖는 것으로도 치유될 수 있다. 

 

왜 뒤땅이 났지?

vs.

그럴 수 있지!

'왜 뒤땅이 났지?' 하는 원인을 찾는데 골몰하게 되면 단기적 슬럼프의 전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럴 수 있지!' 하는 태연한 자세를 견지하고 다음 샷에 대해 준비하는 마음으로 실수에 대한 과거의 순간을 빨리 잊어버리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또 가끔 자신이 기대 이상으로 잘 맞은 스윙에 대해 '심상카드'처럼 순서대로 기억번호를 매겨 회상하는 버릇을 갖도록 하는 훈련도 효과가 매우 크다. 가령 벙커샷을 멋지게 한 홀에 대해 번호를 부여해 기억하는 등의 방법이 그것이다. 14번의 드라이버 샷 중 가장 휼륭한 샷이 이뤄진 홀 번호를 마음의 심상카트로 기억, 되돌이켜 생각하는 것도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방법 중 하나다. 

아마추어 골퍼는 18홀 라운드에서 3번에서 5번 이내의 심상카드 번호를 간직하는 것이 적당하다. 단기적 슬럼프 탈출은 부정적인 샷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황환수: 골프를 시작한 뒤 40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바람부는 날에는 롱아이언'이라는 책을 엮었다. 지난 2009년부터 6년간 대구 SBS/TBC 골프아카데미 공중파를 통해 매주 골퍼들을 만났고, 올해까지 매일신문과 영남일보의 칼럼을 15년 동안 매주 거르지 않고 썼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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