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레전드' 존 레논(1940-1980). 사진은 1971년 때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Nothing to kill or die for
And no religion too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Imagine no possessions
I wonder if you can
No need for greed or hunger

A brotherhood of man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요
노력하면 쉬워요
우리 아래에 지옥이 없고
우리 위에 오직 하늘만이 있다고

모든 사람들을 상상해봐요
오늘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을요
국가가 없다고 생각해봐요
어렵지 않아요
죽일 것도 죽을 것도 없어요
종교도 없어요

모든 사람들을 상상해봐요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을요
당신은 내가 몽상가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만 그런 건 아니예요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하길 바래요
그러면 세상이 하나가 될 거예요

소유물이 없다고 상상해봐요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탐욕이나 굶주림이 없고 
인간의 형제애만 있을 거예요

모든 사람들을 상상해봐요
온 세상을 공유한 사람들을요
당신은 내가 몽상가라고 말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만 그런 게 아니예요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하길 바래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처럼 될 거예요

[골프한국] 존 레논(1940~1980)의 대표곡 중 하나인 ‘Imagine’은 종교나 인종의 갈등에서 비롯된 증오와 전쟁을 비판하며 평화를 호소한다. 무정부주의, 무신론, 무소유, 반전 등의 사상이 녹아 있다.

그가 세상 사람들이 공유해주길 간절히 호소하는 이 노래의 내용은 유토피아에 가깝다. 이 유토피아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꿈꾸며 나아가고 싶은 그런 세계이기도 하다.

골퍼들이 꿈꾸는 세계 역시 유토피아에 가깝다. 동반자들에게 방해가 안 될 정도의 실력으로 라운드를 즐기고 가끔 싱글 스코어도 기록하길 바란다. 나이 들어 어쩌다 에이지 슛(나이와 같거나 더 아래의 스코어를 달성하는 일)이라도 기록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불가사의한 것은 골퍼들 대부분이 이같은 소박한(?) 바람이 유토피아의 세계가 아닌 실현 가능한 세계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 엄동설한에 열심히 연습장을 찾고 한여름 폭염에도 라운드를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 골프 자체의 불가사의성(不可思議性)에 골퍼 자신들이 갖는 몽상에 가까운 상상력이 더해진 탓이다.

존 레논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면 그래도 골퍼들이 그리는 유토피아의 실현 가능성은 꽤 높은 편이다. 존 레논의 유토피아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은 부조리나 무지이지만 골퍼가 유토피아로 가는 길을 막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존 레논의 ‘Imagine’ 어법(語法)을 골프에 원용한다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2019년 12월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샷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 자체가 ‘상상력의 게임(Game of Imagination)’이다.

골프애호가들은 종종 골프를 인생에 비유한다. 이런 비유는 바로 홀에 이르는 길을 찾는 오묘한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티잉 그라운드에서부터 홀에 이르는 길을 찾는 과정은 너무도 인생과 흡사하다. 코스 곳곳에 인내, 용기, 평정, 겸손을 시험하는 지형지물이 도사리고 있고 흥분, 자만, 만용, 욕심을 응징하기 위한 덫이 깔려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풍부한 상상력이다. 코스에서 상상력은 무궁무진할수록 좋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미리 자신의 볼이 날아가는 모습을 그려본 뒤 스윙을 하고 두 번째 샷, 어프로치 샷도 상황에 맞는 샷을 상상해본 뒤 게임을 풀어 가면 골프의 묘미가 확연히 달라진다.

아무 생각 없이 샷을 날리는 것과 충분한 상상력을 거친 뒤 날리는 샷은 질이 다르다. 허공에 대고 활을 쏘는 것과 표적을 정해 활을 쏘는 것이 다르듯이. 자신의 실력과 골프코스를 냉정히 분석한 뒤 상상력을 총동원해 실현 가능한 전략을 세운 뒤 시나리오대로 실천해나가는 재미는 전율에 가깝다.

코스에서의 상상력보다 앞서야 하는 것이 연습장에서의 상상력이다. 상상력과 그에 따르는 이미지(Image) 없는 연습으론 스윙과 샷의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

사실 골프를 하는 사람이라면 처음 골프채를 잡았을 때부터 레슨프로나 주변 고수들로부터 수도 없는 이미지를 전수받는다. 그 이미지의 중요성을 깨달아 연습에 원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초보시절 레슨프로나 고수들로부터 가장 많은 듣는 가르침 중의 하나가 ‘공이 없다고 생각하고 스윙하라’일 것이다. 공을 앞에 두고 공이 없다고 생각하란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모순으로 들리는 게 당연하다.

이 이미지는 골프를 제대로 하기 위해 반드시 체득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레슨프로들이 필수 과정으로 가르치는 ‘No ball method’다. 이것을 터득하지 못하고선 프로의 세계에 입문도 할 수 없다.
 

▲이미지 제공=방민준

내 경우로 말하면 처음부터 이 이미지를 익히려 부단히 애를 썼지만 구력 20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터득하고 방향성이나 비거리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코에 낚싯바늘이 꿰어 있다’
‘머리 위에 날카로운 칼날이 내려와 있다’ 
‘좌우 어깨 가까이에 날카로운 가시 기둥이 세워져 있다’
‘왼쪽에 콘크리트 벽이 있다’
‘왼쪽 다리가 콘크리트 파일처럼 지면에 박혀 있다’
‘두 다리의 엄지발가락은 먹이를 낚아챈 독수리 발가락처럼 지면을 움켜쥐고 있다’
스윙할 때 몸이 상하 좌우 전후로 흔들리거나 헤드업을 하지 않고 축을 지키기 위한 이미지들이다.

‘일필휘지로 한 一 자를 쓰듯 스윙하라’
‘그네를 타라’
‘팔과 클럽을 시계추처럼 움직여라’
‘행인이 소매를 스치고 지나가듯 클럽이 공에 머무르게 하지 마라’
공을 힘껏 가격하려는 동작에서 오는 여러 가지 부작용, 이를테면 근육의 경직, 급한 스윙, 작아지는 스윙 아크, 짧은 백스윙, 부족한 팔로우 스윙, 팔 위주의 스윙 등을 예방하기 위한 이미지들이다.

이밖에도 ‘두레박을 길어 올리듯’한 다운 스윙, ‘팽이를 닮은 몸통 회전’ 같은 이미지 등 필요한 이미지는 수없이 많다. 물론 이런 이미지를 단번에 익히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번 익히고 나면 도약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아무 생각 없는 연습으로 고질병만 더 악화시킬 것이냐, 뚜렷한 이미지 연습으로 도약을 꾀할 것이냐 이번 겨울 연습이 결정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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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방민준의 골프세상'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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