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도·MBC플러스 여자오픈
시즌 네 번째 다승자로 상금랭킹 4위 도약
홍란·정슬기는 공동 2위

조정민(22·문영그룹)이 31일 KLPGA 투어 카이도·MBC플러스 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2016년7월14일 BMW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두 번째 우승이지만, 한국 땅에서는 처음이라 제겐 의미가 깊어요."

대구에서 태어나 자라서 더위에 강하다는 조정민(22·문영그룹)이 33∼36℃를 오르내리는 폭염을 뚫고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조정민은 31일 경북 경산 인터불고 골프장(파73·6,73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6시즌 20번째 대회인 카이도·MBC플러스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였지만 정상에 오르는데 걸림돌이 되진 않았다.

사흘 동안 최종합계 11언더파 208타의 성적을 낸 조정민은 공동 2위인 베테랑 홍란(30·삼천리)과 신예 정슬기(21·이상 10언더파 209타)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 3월 달랏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한 번 우승 감격을 맛봤다.

조정민은 "오늘 ‘위기가 오면 쿨하게 보기 하고, 쿨하게 리커버리(만회) 잘하자’라는 생각으로 경기했는데 우승하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달랏 챔피언십은 베트남에서 처음 열린 신설 대회였고, 이번 대회 역시 처음 개최됐다. 두 차례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조정민은 두 대회 모두 뜨거운 날씨 속에서 우승을 일궜다는 점이 또 다른 공통점이다.

박성현(23·넵스), 장수연(22·롯데), 고진영(21·넵스)에 이어 2016시즌 2승 고지에 오른 네 번째 선수 조정민은 우승 상금 1억원을 보태 상금랭킹 4위(4억3,287만원)로 올라섰다. 시즌 상금 4억원 돌파는 박성현·장수연·고진영, 그리고 이승현(25·NH투자증권)에 이어 다섯 번째다.

대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까지 살다 2003년 뉴질랜드로 유학을 갔던 조정민은 현지에서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당시 ‘세실리아 조’ 영문 이름으로 활동했던 그는 현재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19)와 아마추어 시절 라이벌로 통했다. 2011년까지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리디아 고와 같은 방을 쓴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조정민은 11년간의 뉴질랜드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2년 11월 열린 2013 KLPGA 정규투어 시드전을 통과한 조정민은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1·2부 투어를 오가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횟수가 잦아졌고, 결국 정규투어 4년차를 맞은 올해 제 기량을 발휘하며 투어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날 전국에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대구와 인접한 인터불고 골프장은 찜통 속이나 다름없었다. 선수들은 모두 얼음주머니나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 무더위와 싸웠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조정민은 2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낚아 3타 차 선두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6번홀과 8번홀(이상 파4), 11번홀(파5)에서 잇달아 보기를 적어내면서 우승에서 멀어지는 분위기였다.

그 사이 앞 조에서 경기한 홍란과 정슬기가 이날 4타와 3타씩을 줄이면서 공동 선두에 나섰고, 조정민은 한때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조정민은 더위 때문에 체력과 집중력이 급속하게 떨어지는 경기 막판에 버디 행진을 벌였다. 13번홀(파4)에서 잡아낸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13번홀(파4), 15번홀(파3), 17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로 1타씩을 줄이면서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15번홀에서는 내리막 라인의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가장 어려운 17번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버디 잡기에 수월한 홀 왼쪽 3m 지점에 떨어뜨려 과감한 오르막 퍼팅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추격자들에 1타 앞선 채 18번홀(파5)에 들어선 조정민은 세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 갤러리 사이로 떨어져 잠시 위기가 있었지만, 네 번째 샷을 홀 근처에 붙여 깔끔하게 파 세이브를 지켰다. 연장전을 기다린 홍란과 정슬기도 박수를 치면서 우승을 축하해 주었고, 조정민은 동료들의 시원한 물세례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 2010년 S-Oil 챔피언스 우승 이후 6년 만에 투어 통산 4승째를 노린 홍란은 4언더파 69타를 치며 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후순위 시드권을 받아 주로 2부 투어에서 뛰었지만 딱 한 차례 정규 투어 대회에 출전한 바람에 올해 2년차가 된 정슬기도 1타가 모자라 첫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 뒤로 김민선(20·CJ오쇼핑)은 2타를 줄여 단독 4위(9언더파 210타)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제패했다면 영국 원정으로 대회를 빠진 박성현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고진영은 공동 20위(2언더파 217타)에 머물렀고, 장수연은 공동 15위(4언더파 215타)를 기록했지만 대상 포인트 1위를 지켰다. 상금은 고진영이 2위, 장수연이 3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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