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의 모든 것 Part2. Analysis
[SponsorⅠ] 골프여제의 골프용품.
KB금융그룹과 박인비

골프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며 한국 스포츠 스타 최초로 미국의 유명 생방송 프로그램인 NBC ‘투데이쇼’에 출연하는가하면, ESPN, 골프채널 TV토크쇼까지 출연한 박인비. 몰라보게 달라진 그녀의 위상 뒤에는 든든한 스폰서 KB금융그룹이 있다.


‘박인비’라는 이름 석 자가 세상에 제대로 알려진 건 지난 2008년의 일이다. 항상 신지애, 최나연의 그늘에 가려 있던 그가 2008 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뒤 국내 굴지의 통신회사인 SK텔레콤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화려하게 부상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박인비의 미래는 장밋빛이었다. 하지만 미국 진출 후 일시적인 부진에 빠지자 SK텔레콤은 계약 2년만인 2010년에 후원 연장을 중단했고 박인비는 일정 기간 동안 메인스폰서 없이 활동했다. 2009년 LPGA 투어에서 우승 없이 상금랭킹 50위로 부진했고, 2010년에는 상금랭킹 11위를 기록했지만 역시 우승이 없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1년에 잠시 팬코리아의 후원을 받기도 했지만 말 그대로 잠시뿐이었고, 2012년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까지 메인스폰서를 구하지 못했다.

외모지상주의라는 편협한 틀을 가지고 박인비의 상품성에 의구심을 가진 국내 일부 기업들로부터 외면당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역시 시즌 초, LPGA 투어 첫 번째 메이저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호수에 뛰어들었을 때도 박인비는 스릭슨 모자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매번 경이로운 우승 행진이 시작되고 나서야 지난해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국내 기업들은 그제야 구애의 손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윽고 5월이 되자 ‘SRIXON’ 로고가 드디어 ‘KB국민은행’으로 바뀌었다.

스포츠의 기본은 실력이다

“선수에게 메인스폰서의 존재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집중을 돕는 한편 선수 본인의 자존심과도 연계된 중요한 요소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한국선수가 메인스폰서 없이 외국기업의 로고를 달고 뛴다는 것은 개인은 물론 국익 차원에서도 불행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KB금융그룹 스포츠마케팅팀 김진영 팀장의 말이다. 사실 KB금융그룹은 스포츠마케팅의 선두주자나 다름없다. 프로 무대가 활성화되기 전 과거 실업 스포츠 시절부터 국민은행은 꾸준히 축구단, 농구단 등 스포츠 구단을 운영 및 후원해왔으며, 최근까지도 김연아와 손연재 등 최고의 상품성을 갖춘 ‘국민 스포츠스타’들을 후원하고 있다. 골프에서도 양용은, 양희영, 안송이, 정재은 등을 후원하며 선수 후원에 앞장서고 있으며, KLPGA 투어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각종 아마추어 대회 개최 등으로 골프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박인비와 김진영 팀장은 지난해 KB금융컵 한일여자프로골프 대항전에서 처음 조우했다. 당시 김진영 팀장은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하는 박인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KB금융그룹의 박인비 후원 결정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선수를 후원할 때 상품성을 먼저 고려하는데, 스포츠의 기본은 실력이다. 실력과 인성이 갖춰진 선수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면 상품성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 경영진의 이러한 판단은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외모지상주의에 입각한 상품성 평가 때문에 많은 기업이 외면했던 박인비를 KB금융그룹이 끌어안았다는 이미지가 골프 팬들 사이에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업 이미지 제고에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함박웃음

박인비는 지난 5월3일 KB금융그룹과의 메인스폰서 체결을 기점으로 한 달간 투어에서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6월에 바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부터 시동을 걸었고, 우승 퍼레이드는 US여자오픈까지 3연승으로 이어졌다.

LPGA 투어에서 63년 만에 세워진 금자탑을 발판으로 1930년 PGA 투어의 보비 존스 이후 골프 역사상 두 번째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선수 본인도 그렇지만 후원 2개월여 만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KB금융 쪽은 함박웃음이다. 김진영 팀장은 “박인비가 US여자오픈에서 KB금융의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노란 우산을 계속 쓰고 있더라. 아마도 메인스폰서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것 같은데, 박인비 선수의 인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KB금융그룹 측은 “박인비의 승승장구로 세계적으로 KB금융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직원들의 사기진작 효과도 큰 것 같다. KB금융이 자랑스럽다는 직원들의 메시지도 여러 경로를 통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 김연아를 내세워 상품 출시로 큰 재미를 봤던 터라 이번에도 박인비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도 매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인비 효과, 어느 정도인가?
경제적 효과는 유형의 효과와 무형의 효과로 구분할 수 있다. 유형의 효과는 국내외 각종 미디어를 통한 브랜드 홍보효과, 무형의 효과는 브랜드 이미지 상승, 직원 사기진작 등 금액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요소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것들은 유형 효과에 대한 것이다.


KB금융 경제연구소에서는 아직 경제 효과를 산출하고 있어 구체적인 수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KB금융 측은 “현재 언론에 보도된 경제효과는 지난 2011년 유소연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할 때 거둔 효과보다는 클 것이라는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이 우승했을 때 당시 메인스폰서인 한화는 대한생명 경제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유소연의 우승 효과를 돈으로 환산했을 때 약 2,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근거로 박인비의 이번 우승이 메이저대회 3연승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2,000억원의 3배인 6,000억원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브리티시오픈이나 군소 대회 우승까지 이어지면 많게는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던롭스포츠코리아 측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박인비가 사용하는 젝시오 포지드 아이언이 올해 매출 목표대비 300%이상 판매, 박인비가 사용하는 스릭슨 Z-STAR 역시 전년 대비 200% 매출이 올랐다고 밝혔다.


의류를 후원하고 있는 휠라골프는 전년대비 매출 증대 10~20% 증가와 대리점 개설 문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파나소닉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매출 증대나 마케팅 효과를 수치로 나타내긴 어렵지만 향후 영상 광고와 프로모션을 활발하게 진행해 브랜드 마케팅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개발공사는 농심과의 삼다수 상표권 분쟁에서 승리해 브랜드는 지켰지만 점차 위기에 봉착하고 있었다. 이는 삼다수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지만 박인비가 구세주 역할을 했다. 삼다수의 이미지 복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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