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으로 떠나는 겨울 골프 여행

매조 골프클럽의 전경.
치앙마이 최고의 코스로 꼽히는 알파인의 코스.
가싼 쿤탄의 골프텔은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알파인의 파3 홀. 산세가 인상적이다.
쿤탄의 파4 4번홀은 기차가 지나가는 레일로드와 인접한다.
가싼 레가시의 코스 전경.
겨울철 동남아 골프여행의 메카 태국, 그중 북부에 위치한 치앙마이는 우리네 초가을 날씨 속에서 흥미로운 라운드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치앙마이의 전통 문화와 친절한 사람들까지 만날 수 있어 쉽게 잊히지 않는 여운을 남긴다. 짐작하건대, 치앙마이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날씨부터 남다른 치앙마이

태국에 정통한 사람들은 “태국은 덥고, 아주 덥고, 무지하게 더운 세 가지 계절이 있다”고 농담 섞인 말을 한다. 적도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다보니 12~2월중 한겨울에도 더위의 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국 북부, 특히 치앙마이로 올라가면 그 말이 통용되지 않는다. 수도 방콕에서 북쪽으로 70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대도시이며, 산세에 둘러싸여 있는 내륙에 위치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영하 10℃를 웃도는 한파를 느끼다가 직항편을 이용해 치앙마이 공항에 내리면 일단 급격한 기온 변화로 약간의 더위가 느껴진다. 하지만 습기가 거의 없는 건기여서 불쾌한 수준은 전혀 아니며 이내 현지 기온에 적응하게 된다. 아침저녁으로는 얇은 외투를 걸쳐도 될 정도로 서늘한 기운이 돌고, 한낮에는 더위에 약한 사람이 아니라면 땀 흘릴 일이 없다.

쾌적한 날씨를 든든한 배경으로 흥미로운 골프코스와 전통 문화가 간직된 치앙마이는 입소문을 타고 골프여행지는 물론 프로 선수들의 전지훈련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과거에는 방콕까지 5시간30분여의 비행 후 국내선을 이용해 약 1시간30분을 더 가야 치앙마이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직항노선을 구축하고 있어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은 치앙마이에서도 명문 코스로 정평이 나 있는 알파인 골프리조트와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매조 골프클럽, 가싼 골프리조트의 레가시, 쿤탄, 마리나를 방문했다.

매조, 새롭지만 포근한 곳

이번 일정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치앙마이 공항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매조(Maejo) 골프클럽이다. 캥거루 로고의 CI가 인상적인 매조 골프클럽은 숙박시설을 갖춘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의 골프장이다. 블루티 기준으로 18홀 총 길이가 6,730야드, 화이트티 기준으로 6,227야드에 불과해 거리 부담은 없는 코스를 갖추고 있다. 특히 파3와 파5 홀은 길고 짧은 홀이 리듬을 이루지만 파4 홀은 전체적으로 짧은 편이다. 단, 도그렉홀이 많아 좋은 스코어를 위해서는 신중한 코스 매니지먼트가 필수다. 또 동남아 골프코스 특유의 워터해저드도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플레이에 큰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다. 한두 홀의 적응을 거치고 야디지를 꼼꼼하게 살피면 어렵지 않게,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치앙마이 대표 코스, 알파인

매조 골프클럽에서 라운드를 마치고 차로 1시간여를 이동해 치앙마이 최고의 코스로 평가받는 알파인 골프리조트로 이동했다. 하이랜드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명문 코스로, 치앙마이 골프여행객들의 동선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다. 조금은 너저분했던 골프장 진입로를 지나자 큼직하고 깔끔한 클럽하우스가 눈에 들어왔다. 입구부터 고급 골프장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알파인은 아시안프로골프투어 치앙마이 골프 클래식이 열리기도 한 토너먼트 코스다. 알파인 골프리조트의 유니폼을 맞춰 입은 직원들의 모습, 고급스러우면서도 쾌적한 클럽하우스, 곳곳에서 들리는 한국어 덕분인지 꽤 익숙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는 소주와 막걸리도 판매한다. 가격은 300 바트로 우리 돈 약 1만원이다. 치앙마이 최고 코스에 걸 맞게 그린피 역시 한화 약 10~15만원 선으로 꽤 비싼 편이다.

스타트하우스로 나가자 동남아 골프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드넓은 광장이 형성돼 있는 게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탁 트이면서 산세에 둘러싸인 수려한 조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여기에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다. 여러 동남아 골프장을 방문해 본 골퍼라도 알파인의 조경이 얼마나 탁월한지 단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알파인 코스의 가장 큰 특징은 러프에 있다. 첫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한 볼이 약간 우측으로 치우쳐 러프에 들어갔다. 세컨드샷을 하기 위해 볼에 다가간 순간 눈을 의심했다. 볼이 지면에 완전히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뒤엉켜있는 러프에 볼이 묻혀있는 상황이었다. 러프의 길이는 길지 않았지만 꽤나 질기고 서로 뒤엉켜 있어 볼이 러프에 빠지면 눈 뜬 장님마냥 볼 찾기도 어려워진다. 러프를 피해 파온에 성공했다 해도 굴곡지고 빠른 그린에 또 다시 도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알파인은 조경, 코스 컨디션, 레이아웃 등이 모두 수준급이면서 실수에 따른 보상이 확실해 토너먼트 코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가싼 골프앤리조트 삼형제

치앙마이 시내를 벗어나 차로 50분여를 달리면 가싼(Gassan) 골프앤리조트의 골프코스 삼형제를 만날 수 있다. 가싼 레가시(Legacy), 가싼 쿤탄(Khuntan), 가싼 마리나(Marina) 등 3개의 18홀 코스들이 각각 차량으로 20분 이내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가싼 레가시. 과거 가싼 레이크시티(Lake city)라는 명칭으로 운영됐다가 대대적인 코스 리노베이션을 거쳐 12월 초에 레가시로 재탄생했다. 리노베이션을 거친 코스답게 잔디 숱 풍성한 페어웨이와 적절한 높이의 러프, 빠른 그린 스피드 등을 갖췄다. 레이크시티라는 과거 명칭의 정체성도 그대로 살아 있는 모습이었는데, 18개 홀 전체가 큼직한 워터해저드를 벗 삼고 있어서다. 파3 홀들은 모두 아일랜드 스타일이라 위험부담이 있지만 온그린의 쾌감은 배가된다.

샷이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현지 캐디들의 표현으로 여지없이 ‘퐁당’이기 때문에 샷의 정확성과 일관성이 다소 부족한 골퍼는 ‘스페어 골프볼’을 적절히 챙겨갈 것을 권한다.

레가시를 빠져나와 늦은 오후 쿤탄으로 이동하던 중 저 멀리 쿤탄의 10번홀 전경이 석양과 함께 펼쳐졌다. 산세와 넓은 호수, 푸른 페어웨이가 한폭의 그림을 연출했다. 해발 500미터의 국립공원 안에 위치해 있는 이 코스 역시 해저드가 적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코스 레이아웃이 다이내믹하다. 그린과 그린 주변 급경사의 러프가 2단으로 형성된 긴 파3 홀이 있는가 하면 간간히 포대 그린이 있고, 벙커가 대단히 많아 흥미로우면서도 까다로운 플레이를 펼치게 된다. 또 파4 4번홀 그린 바로 옆에는 철길이 놓여 이채로운 조경을 뽐낸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지어졌다는 이 철길은 치앙마이와 방콕의 연결 통로다. 그린 플레이를 하는 중 잠시 짬을 내서 달리는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들면 기차 안 승객이 화답해준다.

마리나는 클럽하우스와 부대시설의 인테리어가 아라비안 스타일의 건축물로 형성돼 있었다. 이곳은 한국의 골프 아카데미 팀이 전지훈련지로 많이 찾는 곳으로, 방문 당시에도 이미 두 곳의 골프 아카데미가 캠프를 준비하고 있었다. 코스 컨디션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으나 코스가 전반적으로 평탄하고 널찍해 샷 점검에 매우 적절한 코스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가싼 골프앤리조트 삼형제는 각각의 개성을 갖추고 있지만 갈비탕, 제육쌈밥 등의 식단을 준비해 한국 골퍼들을 배려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치앙마이를 만끽하자
치앙마이는 태국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해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단적인 예가 구(舊) 시가지와 신(新) 시가지로 나뉘는 다운타운이다. 구 시가지는 야시장, 사원, 성곽 등이 있어 태국현지의 전통 문화를 느낄 수 있고, 신 시가지는 화려한 네온사인의 주점과 펍, 대형 극장가, 쇼핑센터 등 현대적이고 젊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마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태국의 유명 마사지숍 프랜차이즈인 ‘오아시스 스파’는 치앙마이에 본점을 두고 가장 크게 운영되고 있는 프라이빗 스파, 마사지숍이다. 공항에서의 접근성도 좋아 치앙마이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2014 치앙마이 트래블마트
이 행사는 치앙마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박람회의 일종이다. 치앙마이의 지역 행사였으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전 세계 주요 관광 및 골프 미디어들을 초청해 치앙마이 지역의 관광 정보를 공유하고 홍보하는 창구다. 골프 및 스파리조트, 호텔, 여행사, 각종 레포츠 기관 등 치앙마이 여행 정보의 모든 것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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