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Zealand

마치 손가락을 연상시키는 케이프 키드네퍼스의 코스는 절벽 위에 페어웨이가 펼쳐져 매번 벼랑 끝의 연속이다.
케이프 키드네퍼스에 들어서는 첫 번째 관문.
소박하고 아담한 클럽하우스가 우리나라 골프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케이프 키드네프스의 숙소인 롯지에서는 전홀 감상이 가능하다.
홀 이동을 위해 계곡과 언덕을 연결한 다리가 멋스럽다.
100m가 넘는 절벽과 남태평양이 장관이다.
카우리 클립스 14번홀 그린 뒤에 저 멀리 카발리 군도가 보인다.
완만에 언덕에 지어진 콜로니얼 스타일의 클럽하우스가 목장을 연상시킨다.
프로숍에서 파는 기념품 등은 두 코스에 대한 위치와 설명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
멋들어진 풍경을 등 뒤로 맛깔나는 음식과 향기로운 와인, 친절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건 영화 속에서만 볼 있수는 장면이 아니다. 뉴질랜드는 이 모든 상황이 실제 이뤄지고 있는 영화 같은 나라다. 무엇보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환상적인 골프코스도 있으니, 이보다 행복한 여행은 없다.




사실 뉴질랜드는 골프만 하러 가기엔 너무 아까운 나라다. 무려 11시간 비행 끝에 도착해 골프만 하고 온다면 얼마나 섭섭하겠는가. 이것 저것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이런 것들이 여행의 참맛이거늘. 그러나 뉴질랜드는 이런 아쉬움을 충분히 보상해줄 골프 환경을 간직하고 있다.남섬과 북섬으로 나뉜 국토 전체에 약 400여개의 골프코스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26만 7,710㎡의 국토 면적에 비하면 적은 숫자일수도 있지만, 전체 인구가 약 430만명에 불과해 인구대비 어마어마하게 많은 골프코스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뉴질랜드의 골프를 더욱 즐겁게 만드는 것은 자연 환경이다.

익히 알려진대로 뉴질랜드는 목축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고, 그런 까닭에 인구보다 양의 개체수가 더 많은 환경이다. 어디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낮은 언덕과 숲을 간직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섬나라의 특권인 바다 조망은 보너스다.

영화 ‘반지의 제왕’과 ‘호빗’ 등에서 나온 환상적인 자연 환경의 촬영지가 이곳 뉴질랜드라는 것만 봐도 꽤 멋진 모습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한다. 또한 최근 모 방송사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TV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도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경이 담겼다. TV의 작은 화면에서 나온 뉴질랜드의 자연과 주변 환경을 보고 이민과 유학을 고려했다는 이들이 꽤 많았다는 후문이다. 어찌됐든 이러한 환경과 자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코스는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밖에 없었고, 또 뉴질랜드가 골프하기 최적의 나라라는 것을 증명한다. 하긴 전국이 청정 생태 자연지인 뉴질랜드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골프와 같이 자연을 느끼고 함께 호흡하는 스포츠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뉴질랜드에서의 골프는 단순히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닌 자연을 즐기는 휴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수많은 골퍼들이 뉴질랜드의 골프코스를 경험한 뒤 다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골프여행지로 첫 번째 손가락을 내미는 데는 이러한 이유가 다 있었으리라.여기에 라운드 후 즐기는 와인과 꽤 괜찮은 음식들은 아무래도 힐링과 럭셔리의 조화가 딱 맞는 표현이다. 때문에 뉴질랜드는 오로지 골프 하나만을 위한 여행을 떠나도 결코 아깝지가 않다. 물론 이왕 떠난거 뉴질랜드의 다른 액티비티를 경험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뉴질랜드에는 골프말고도 눈과 귀, 입을 만족시켜주는 꽤 많은 놀거리가 있으니까…단지 골프 하나만으로도 꽤 매력적인 여행지가 뉴질랜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이곳이 청정 국가 뉴질랜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올라 약 11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오클랜드 공항에 다다르면 피로감이 꽤 많이 몰려온다. 비행시간도 시간이지만 우리나라보다 4시간이나 빠른 뉴질랜드의 시간은 몸을 찌뿌둥하게 만들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행의 재미는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느껴지는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 아니겠는가. 이곳 뉴질랜드도 마찬가지다. 도시 한복판임에도 향긋한 풀냄새가 이곳이 자연의 나라라는 것을 알려준다. 여기에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군데군데 떠다니는 양떼구름은 곧 만나게 될 양떼들이 미리 인사하는 듯하다.

어느 하나 시야를 가리는 스모그 따위는 없다. 그래서 인지 하늘에서 곧바로 피부로 전해오는 강한 햇살은 자외선을 쉴 새없이 발산해 온 몸을 새빨갛게 물들게 한다. 아마도 이곳 뉴질랜드는 강한 햇살을 차단해줄 선크림이 필수 아이템일 듯하다.

자연의 위대함을 일깨워 주는 케이프 키드네퍼스

뉴질랜드와 첫 인사도 잠시, 북섬에 위치한 혹스베이를 향해 네이피어 공항으로 떠나는 조그만 40인승 경비행기에 다시 몸을 싣었다. 1시간의 비행을 추가해 도착한 네이피어 공항은 조그만 시골 동네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다시 자동차로 40분을 달리자 케이프 키드네퍼스(Cape Kidnappers)가 쓰여진 간판이 보인다. 여기가 케이프 키드네퍼스의 첫 번째 관문인 셈이다.

케이프 키드네퍼스는 한 마디로 장엄하다. 파도치는 굴곡진 절벽 위에 페어웨이가 펼쳐져 역동적이고 강력함을 지니고 있다. 페어웨이는 넘실대는 파도처럼 평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러프는 깊고 무성해 빠졌다하면 탈출하는 것보다 볼 찾는 것이 더 어렵다.

사실 처음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그다지 큰 감동은 없다. 뭐 이정도쯤은 제법 좋다는 다른 골프장에서도 볼 수 있으니까… 편안하게 1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2번홀, 3번홀로 넘어가면 평온하기만 했던 홀들이 점점 거칠어지는 것을 느낀다. 굴곡도 점점 심해지고 주변 러프도 야생에서 본 그런 풀들이다. 5번홀에 다다르면 비로소 케이프 키드네퍼스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한다. 눈 앞에 펼쳐진 남태평양은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플레이 속도가 급속도로 떨어진다.

샷을 하는 시간보다 사진찍는 시간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바다와 동산이 만난 코스가 익숙해질 때쯤 후반 첫 번째 홀인 10번홀이 시작되면 다이내믹한 페어웨이가 이제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절정은 14번홀부터다. 발 밑 100m가 넘는 절벽 아래 파도가 철썩이는 것을 보면 그야말로 장관이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여기보다 더 아름다운 홀은 없겠지’라는 생각으로 다음 홀로 이동하면 보다 황홀한 풍경이 이어진다. 절벽 끝에 홀로 깃발을 지키는 15번홀 그린은 볼이 뒤로 넘어가면 곧바로 바다로 풍덩이다.

오솔길을 따라 16번홀 티잉그라운드로 나서면 이번에는 탄성이다. 티잉그라운드가 세상 끝에 서있는 것처럼 벼랑 끝에 위치해 있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든다. 다이내믹하게 절벽과 바다가 만난 코스는 이곳이 왜 ‘신이 내린 마지막 코스’라고 불리는지 알 것 같다. 17번홀부터는 거칠고 터프했던 홀들이 다시 얌전해진다. 그리고 18번홀에서는 평화가 찾아오며 라운드가 마무리 된다. 평온함으로 시작해 점점 격해지더니 최절정까지 끌어올려 놓고선 다시 제자리로 돌려 보내준 느낌이다.

완만한 구릉 위에 펼쳐진 동화 같은 카우리 클립스

카우리 클립스는 케이프 키드네퍼스보다는 남쪽에 있지만 이곳을 가기 위해선 역시 오클랜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베이오브 아일랜드 공항까지 약 40분을 날아가야 한다. 자동차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3시간이 넘는 시간을 차안에서 보내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아무튼 케이프 키드네퍼스가 남성미 넘치는 역동적인 코스라면, 카우리 클립스는 보다 평온하고 안락한 여성스러운 코스라 할 수 있다. 사실 두 코스는 형제와 같다.

골프를 좋아하는 한 사업가가 두 곳의 자연 환경에 감동한 나머지 노년을 보내기 위해 땅을 사 보기 좋게 세계적인 코스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실제 프로숍에서 파는 기념품이나 메모지, 안내 책자 등 두 코스에 대한 위치와 설명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

카우리 나무가 우거진 해안가를 따라 코스가 펼쳐진 카우리 클립스는 완만한 언덕에 지어진 목장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평온함이 강하게 전해진다. 실제 플레이하다 보면 코스 주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들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어 나도 모르게 목동이 된 듯 동요된다.

1번홀부터 만날 수 있는 바다는 그린 뒤에 시원하게 펼쳐져 가슴을 뻥 뚫어버린다. 그렇게 시작된 라운드는 이후 언덕을 몇 번 오르락 내리락 하고 갈대숲을 지나면서 앞동산에 놀러나온 기분마저 든다. 어느샌가 파3 7번홀이 나오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바다 경관을 감상하며 플레이하게 된다. 이 코스 역시 바다 경관의 절정을 지나 전반 홀이 끝날 때쯤이면 클럽하우스로 방향을 틀어 평화로운 언덕 코스를 공략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양들이 노는 것을 보면서 전반을 마무리하게 된다. 후반 홀부터는 조금 일찍부터 플레이어를 강하게 압박해 온다. 그리고 언덕 정상에 올라설 때쯤인 14번홀에 다다르면 뻥 뚫린 바다가 한 눈에 펼쳐진다. 이어 15번홀, 16번홀, 17번홀까지는 왼쪽에 바다를 둔 절벽이다. 그린 뒤로는 바다가 펼쳐져 아름다운 자연 경관뿐만 아니라 공략의 재미도 솔솔하다.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마지막 파5 18번홀은 페어웨이가 넓어 부담을 덜어주지만 가파른 오르막이 공략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코스

케이프 키드네퍼스와 카우리 클립스는 단순히 4?5시간만으로 플레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환상적인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으로 남길 시간도 필요해서다. 그래서 인지 티오프 시간이 30분 간격이고, 하루에 라운드하는 플레이어가 고작 20여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두 번, 아니 세번은 플레이 해봐야 그나마 아쉬움이 줄어들 것이다. 아마도 세계적인 코스들이 갖는 최소한의 조건이 이런 것들이 아닌가 싶다.


뉴질랜드 와이너리
뉴질랜드는 비옥한 토양과 강렬한 햇살 덕분에 포도가 자라기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특히 케이프 키드네퍼스가 위치한 혹스베이는 뉴질랜드의 와인 생산지 중 최고로 꼽히는 지역이다. 때문에 120여개 와이너리가 줄지어 있고, 골프 후 와인과 식사를 즐기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이 특별한 와인 지역을 위해 따로 와인여행 계획을 세우는 방문객도 끊이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의 골프장
뉴질랜드는 주택가에서도 흔하게 골프코스를 볼 수 있다. 최고의 코스는 아니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다. 따라서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수시로 드나들며 맥주도 마시고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기도 한다.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와 야구하는 것처럼 골프코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반 퍼블릭의 경우다. 이곳들은 주로 연간 회원을 받아 운영하며 다양한 회원 종류와 혜택이 있다. 저렴한 곳은 1년 회원가격이 100만원(소멸식) 안팎부터다. 즉 100만원을 내고 1년 간 신나게 골프할 수 있는 것이다.

여행 Tip
비 자 관광 목적은 무비자.
시 차 한국보다 4시간 빠름.
언 어 영어, 마오리어.
화 폐 뉴질랜드 달러(NZD).
날 씨 온화한 해양성 기후, 연평균 10~15°c로 여름과 겨울의 기온차가 8~9정도로 적음.
기 타 청정국이므로 입국시 신발의 청결상태를 주의 깊게 봄(가방안의 골프화도 포함).
가는법 인천공항에서 오클랜드까지 대한항공이 매일 1회 운항.

케이프 키드네퍼스(Cape Kidnappers)
위 치 뉴질랜드 북섬 혹스베이(hawke’s Bay)
설계자 톰 도크(2004년)
코 스 6,533m, 파71
사이트 www.capekidnappers.com
<골프매거진> ‘세계 100대 코스’ 38위



카우리 클립스(Kauri Cliffs)
위 치 뉴질랜드 북섬 케리케리(Kerikeri)
설계자 데이비드 하먼(2000년)
코 스 6,539m, 파72
사이트 www.kauricliffs.com
<골프매거진> ‘세계 100대 코스’ 7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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