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골프여행 시즌이다. 그동안 겨울을 피해 찾아간 곳이 한여름 폭염 속 라운드라 실망했다면 주목하시라.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태국 골프장을 소개한다.

치앙라이 산티부리CC의 클럽하우스와 그린 전경. “한여름 폭염 속 해외골프여행은 이제 그만”
인타논_ 인타논산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펼쳐진 코스로 인공미보다 자연미를 강조한 골프장으로 평가된다.
알파인_ 여성미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코스는 잘 정돈된 정원을 연상시킨다. 치앙마이 최고급 코스로 불린다.
해피시티_ 신규 코스인 해피시티는 코스 관리를 위해 휴장홀제를 운영한다. 은퇴이민자를 위한 골프텔도 갖추고 있다.
산티부리_ 태국 북부지역 최고의 코스로 꼽히는 곳이 산티부리다. 홀과 홀의 경계인 울창한 수림은 시원한 그늘막이 되어준다.
하이랜드_ 도전과 전략의 남성미를 갖춘 하이랜드는 난이도가 가장 높은 코스 중 하나다. 전형적인 산악 골프장.
춥다. 옷을 겹겹이 껴입어도 추운 겨울이다. 골프는 다른 나라 이야기가 돼 버렸다. 잔디는 누렇게 말라 죽은 지 오래됐는데 골프채널 속 코스의 짙푸른 잔디는 골프에 대한 갈증을 부채질한다. 봄이 오려면 몇 달은 기다려야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들 무렵 필요한 게 한 번의 충전으로 겨우내 골프 갈증을 해소해주는 해외골프여행이다. 마음 맞는 동반자들과 팀을 꾸려 초록이 싱그러운 골프코스로 나간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좋다. 그런데 어디로 가지? 어디로 가면 몇 달을 쉬며 봄을 기다리는 지루함을 떨칠 수 있을까. 이맘 때 골퍼들의 공통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는 해외골프여행. 아직 올 겨울 해외골프여행지를 정하지 못한 골퍼를 위해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미리 다녀온 곳을 소개한다.

추운 겨울을 피해 한여름 골프장으로 간다?

때는 11월26일, 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서울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태국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는 만원이었다. 겨울 시즌(성수기)에 돌입하지 않은 때를 감안하면 여행객의 포화가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면 어떻게 될까. 국내에서 라운드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기임에도 골프여행객이 꽤 많은 탓에 떠오른 물음이다. 아마도 초록의 코스를 꿈꾸며 골프백을 챙겨 들고 동남아시아행 비행기에 오를 열혈 골퍼로 공항은 북새통을 이룰 것이다. 우리나라의 사계절이라는 여건 속 골퍼라면 불가피한 선택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해외골프여행의 추억이 늘 ‘만족’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남녘에서의 골프를 꿈꾸지만 실상에서는 한여름 폭염 속 라운드에 녹초가 돼버린 경험이 적잖아서다.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아니다.

동남아 골프여행이라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막연한 골프가 아닌 좀 더 괜찮은 골프여행을 따지면 적어도 폭염은 아닌 날씨, 나아가 의외로 덥지 않은 날씨에 꽤 그럴 듯한 코스에서 골프를 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곳이 꼭 그런 곳이다.



초가을 날씨가 매력인 치앙라이, 치앙마이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태국 방콕 북쪽에 위치한 치앙마이와 치앙라이다. 우리나라에서 방콕까지 5시간20분 비행 후 방콕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해 약 1시간40분을 날아가야 치앙마이에 도착할 수 있다. 비행시간이 너무 길다고 체념할 필요는 없다. 대한항공은 오래 전 인천-치앙마이 노선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진에어가 동일 노선을 구축해 운영에 들어갔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직항노선을 이용하면 접근성은 꽤 좋은 편이다.

여느 해외골프여행과 마찬가지로 치앙마이에 도착하면 우리나라 골퍼가 꽤 많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비행기나 공항, 골프장, 심지어 마사지숍까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산재해있다. 그만큼 이곳은 우리나라 골퍼에게 익숙한 해외골프여행지다.

치앙마이에는 우리나라 골퍼에게 익히 알려진 골프장이 몇 있다. 배경은 이렇다. 앞서 언급했듯이 겨울을 피해 찾아온 동남아 해외골프여행이 한여름 폭염인 경험은 대부분의 골퍼가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덜 더운 곳, 어쩌면 날씨가 선선한 지역을 찾았을 것이다. 그 대표적인 지역이 치앙마이다. 건기로 접어드는 11월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기후가 우리나라 초가을과 비슷하다. 한낮에는 약간의 더위가 느껴지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 가벼운 윗도리를 걸쳐야 할 정도. 날씨가 이렇다보니 이곳의 골프장은 골프하기에 꽤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의 골퍼도 심심찮게 마주하는 것도 날씨 영향이 크다.

태국 3대 도시로 분류되지만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치앙라이는 치앙마이에서 자동차로 2시간30분 정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다. 위도상으로 치앙라이가 더 위쪽에 자리한다. 기온이 더 낮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처럼 고속도로가 잘 구비되지 않은 탓에 160km 거리임에도 꽤 긴 시간을 이동하는 것과 우리나라에서 치앙라이를 잇는 직항노선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홍콩을 경유하는 노선이 있지만 꽤 오랜 시간 대기 후 비행기를 갈아타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치앙마이에서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속편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들 어떠랴. 한겨울에 선선한 날씨 속 초록의 잔디를 밟으며 골프를 즐긴다는데.



치앙라이 대표주자, 산티부리와 해피시티

치앙마이와 치앙라이를 대표하는 골프장은 5개 정도로 압축된다. 우리나라 골퍼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 만한 사람은 알지만 굳이 소개해주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수요가 늘어난다면 이용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탓이다. 먼저 치앙라이에는 산티부리CC와 해피시티CC가 대표적이다. 산티부리(18홀, 파72)는 1992년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한 곳으로 태국 북부지역 최고의 골프장으로 평가된다. 태국 맥주 브랜드 싱하의 모회사 싱하그룹이 아시아 최고의 골프장을 목표로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코스 개장 후 PGA 투어를 개최했고 당시 타이거 우즈가 “좋은 골프장”이라고 칭찬한 일화가 있다. 산티부리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수림지대에 조성돼 홀과 홀 사이에 숲이 우거져 있다는 것이다. 코스 공략에서는 장애물이지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는 장점이 있다.

산티부리가 오랜 시간 이름을 알려 유명한 곳이라면 해피시티는 신규 코스에 가깝다. 약 3년 전 개장한 해피시티는 상위 1%의 VVIP를 위한 명품 클럽을 추구하고 있다. 코스와 함께 골프텔을 훌륭하게 구비해 은퇴이민지로 입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코스는 나지막한 능선을 따라 29홀로 구성된 것이 독특하다. 앞서 조성된 18홀 코스는 각각 1홀씩 추가해 20홀 코스로 선보였다. 코스 상태에 따라 전후반 각각 1홀씩 휴장홀을 운영하는데 코스를 최상으로 관리하는 비결이다. 이후 9홀 코스를 추가로 개장해 현재의 규모를 갖췄다. 한편 태국에서 가장 품질이 좋다는 파르팔룸 잔디를 식재한 것, 우리나라 골퍼를 위해 특화된 골프장이라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치앙마이 대표주자 알파인, 하이랜드, 인타논

치앙마이는 태국 내에서 골프천국으로 꼽힌다. 태국 남부지역에 비해 시원한 기후를 갖춰 골프장이 많이 만들어졌고, 골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치앙마이에는 약 7개의 골프장이 있는데 알파인 골프 리조트와 치앙마이 하이랜드 골프&스파 리조트, 인타논 골프리조트가 유명하다.

알파인은 치앙마이에서 하이랜드와 함께 최고급 코스로 명성을 얻고 있다. 고지대 수림 속에 자리한 알파인은 1996년 로날드 M. 갈이 18홀, 파72 코스로 설계했다. 2000년 11월 타이거 우즈를 초청해 ‘조니워커 클래식 토너먼트’를 개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우리나라 골프장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그만큼 코스 디자인과 관리가 최상이라는 뜻이다. 울창한 나무와 조경, 밀도 높은 잔디까지 부족함이 없다. 해외골프여행에서 익히 생각하는 카트의 페어웨이 진입이 알파인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것도 잔디 관리 때문이다. 카트 도로를 이용해야하는 불편함에 당황할 수 있지만 잘 관리된 코스를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이랜드는 리 스크니트가 설계해 2005년 18홀, 파72 코스로 문을 열었다. 역사는 짧지만 잘 정돈된 조경과 난이도 높은 코스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다. 산 능선을 따라 조성됐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코스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알파인이 여성스러움을 가진 전략적 코스라면 하이랜드는 남성미를 갖춘 코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알파인과 하이랜드에 대한 선호도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하이랜드는 스파를 포함한 리조트라는 점에서 수영장, 마사지숍 등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어 골프와 휴양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타논 골프리조트는 태국의 지붕이라 불리는 인타논산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2009년 개장했다. 치앙마이에서 역사가 가장 짧은 코스지만 다양성을 강조해 조성된 탓에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은 인공미를 최대한 배제한 것을 특징으로 해 디자인됐다. 지형을 따라 코스가 앉혀진 탓에 동선 또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코스 바깥은 거친 느낌의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해외골프여행, 이것만은 따져보자

해외골프여행을 계획하는 골퍼가 많아지는 때다. 해마다 겨울을 피해 동남아시아를 다녀온 골퍼나 첫 해외골프여행을 준비하는 골퍼라면 따져볼 것이 적지 않다. 가장 먼저 따질 것은 비용이다. 여행상품 중 다수가 비용과 상품의 수준이 비례하는 탓에 비용이 비쌀수록 좋은 코스와 부대시설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비용 대비 수준이 뛰어난 상품도 있다. 여행상품을 철저히 분석해야할 이유다. 날씨도 중요하다. 한겨울 골프도 힘들지만 한여름 골프도 쉽지 않다. 동남아시아는 기후의 특성상 한여름인 경우가 많다. 위도를 따져 좀 더 북쪽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다. 치앙마이, 치앙라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선택이 쉬울 것이다.

코스의 수준도 중요하다. 코스의 구성과 각종 사진 자료를 살펴보고 수준을 가늠하는 것이 현지에 도착해 한숨을 내쉬지 않는 방법이다. 해외골프여행 경험이 많은 골퍼로부터 추천을 받는 것도 좋다.

한편 무제한 골프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최근 해외골프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이맘 때 동남아시아 골프장은 골퍼들로 북적인다. 정해진 티타임 없이 자유롭게 코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앞뒤로 팀이 밀려 여유롭지 못하다면 무제한을 떠나 27홀 플레이에 만족해야할 수도 있다.

“치앙마이와 치앙라이는 우리나라 초가을과 같은 날씨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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