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타이거 우즈(40)가 나폴레옹의 황제의 귀환을 재현할 수 있을까.

PGA투어를 비롯한 세계 골프계가 타이거 우즈의 복귀 시기 연기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즈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해 전전긍긍해온 PGA투어는 우즈가 2016-2017 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세이프웨이 오픈(1013~16)을 통해 복귀하겠다고 선언하자 쌍수로 환영했으나 대회 개막 사흘을 앞둔 지난 11일 돌연 출전 포기를 밝히자 맥이 빠진 모습이다.

제이슨 데이, 저스틴 존슨, 로리 맥길로이, 조던 스피스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훌륭한 경기를 펼치고 있지만 결코 타이거 우즈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 PGA투어를 비롯한 세계 골프계의 시각이다


PGA투어 대회는 차질 없이 치러지고 있지만 타이거 우즈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같은 골프 붐은 도무지 일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에 우즈가 복귀를 선언하자 PGA투어 측은 우즈가 단번에 세계가 놀랄 성적은 올리지 못하더라도 침체의 늪에 빠진 PGA투어와 세계 골프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 축제 같은 대회를 준비했으나 개막 직전 출전을 포기하는 바람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PGA투어 측과 세계 골프팬들은 예전에 보여줬던 화려한 황제의 귀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역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우즈가 구세주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이 같은 기대는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endif]-->

잦은 부상과 사생활문제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타이거 우즈는 두 차례 세계가 깜짝 놀랄 황제의 귀환을 실현한 바 있다.

20123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우즈는 전성기 때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26개월 만에 우승, ‘황제의 귀환을 확인시켰다.

그리고 이듬해 3월 같은 대회에서 우승하며 로리 맥길로이에게 내준 세계 랭킹 1위 자리까지 탈환하며 화려한 황제 즉위식을 가졌다.

이 대회에서 로이 맥길로이만 빠졌을 뿐 저스틴 로즈, 키건 브래들리, 리키 파울러, 빌 하스, 버바 왓슨, 카미오 비제가스, 헌터 메이헌, 이언 풀터, 리티프 구센, 리 웨스트우드, 비제이 싱 등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우즈의 아우라에 눌려 황제의 길을 열어주며 들러리가 되었다.

현장의 갤러리들은 물론 세계의 골프팬들 모두 우즈에게 현존하는 황제임을 진정으로 인정하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마치 유배지 엘바 섬을 탈출해 파리 입성에 성공한 나폴레옹이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황궁으로 귀환하는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endif]-->

PGA투어나 골프관계자들은 이 정도의 완벽한 황제의 귀환은 아니더라도 우즈가 복귀전을 계기로 세계 골프계에 새로운 바람이라도 일으켜 줄 것을 기대했으나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해보면 이마저도 어려울 전망이다.

PGA투어 선수 출신의 골프해설가 브랜들 챔블리는 스페인의 골프 영웅 고() 세베 바예스테로스를 예로 들며 우즈가 절대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50승을 올렸던 바예스테로스는 허리 부상으로 1996PGA투어에서 시니어투어로 옮긴 뒤 더 이상 승수를 더하지 못하고 2007년 현역에서 물러났다.

1970년대의 스타 조니 밀러 역시 "많은 사람들이 우즈의 부활을 기대하지만 우즈는 옛날로 돌아갈 수 없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우즈는 어쩌면 자신의 말대로 허리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장기간의 실전 공백에 따른 자신감 결여로 자칫 골프 황제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모른다.

워낙 화려했던 골프황제로 군림했던 터라 황제가 아닌 보통 골퍼의 모습은 상상하는 것조차 괴로울 것이다.

황제의 곤룡포를 벗어던지고 부담 없이 골프 자체를 즐기는 자세를 터득하지 않는 한 그의 복귀는 계속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새 사업 브랜드인 ‘TGR’을 선보이고 다양한 사업계획을 밝힌 것을 보면 이미 우즈의 마음은 선수로서의 골프코스 복귀와는 더욱 멀어져 골프관련 사업으로 제2의 인생 설계를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천하의 타이거 우즈도 이제 전설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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