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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공의 골프보기] 금융권과 프로 골퍼의 상리공생(相利共生)
조상현 한국미디어네트워크 사장 · WPGA회원
몇 일 전, KB금융 STAR챔피언십에서 양희영의 우승은 선수 개인적으로는 국내 무대 첫 우승이라는 의미가 있었고, 대회 주최측인 KB금융으로선 스폰서 계약을 맺은 소속 선수가 우승을 했으니 일거양득(一擧兩得)인 셈이었다. 마치 생물학에서의 공생(共生)관계처럼.

최근 국내 프로 스포츠 종목 가운데서 가장 많은 수의 스포츠팀 혹은 후원기업을 거느린 종목이 무엇일까?

아마도 여자 골프일 것이다. KLPGA 투어에는 현재 40여 개의 골프단 및 후원기업들이 존재한다. 특히 올해는 ‘골프단 전성시대’로 불릴 만큼 많은 기업들이 골프선수를 통해 마케팅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2년 사이에 한화, 롯데마트, 웅진코웨이, 우리투자증권, 발트하임 등의 골프단 창단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들 기업체 중에서도 골프단을 통해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업종은 단연 ‘금융권’이다. KB금융을 비롯하여 하나금융, 신한금융에 이어서 올해 초 영업 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리금융까지 합세하며 국내 4대 금융그룹이 모두 골프단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미래에셋, BC카드, LIG손해보험 등도 스타급 선수들을 확보하고 있다.
몇 달 전 저축은행 사건들이 터지기 전까지는 금융권 중에서도 저축은행들이 주축이 되었는데, 과거 삼화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은 골프마케팅에 가장 공격적이었다. 현대스위스금융그룹, 에이스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도 골프대회 개최와 후원을 꾸준히 했다.

그렇다면 왜 유독 금융사들이 골프단을 선호하는 것일까?

기업들이 골프단을 운영하는 것은 소속 선수의 활약에 따른 기업의 홍보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즉 골프는 개인 종목에 경기시간이 길기 때문에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투자 대비 기업 브랜드 홍보효과가 크다. 농구, 야구, 축구 등 단체 종목이 아니므로 운용도 용이하고 투자금도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저축은행이나 증권사처럼 제2금융권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나 브랜드 이미지가 낮으므로 ‘골프’라는 스포츠를 통해 이를 제고하려는 것이다. 또 스포츠 팀을 운영함으로써 회사의 규모 등 신뢰도를 과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 밖에도 은행의 ‘큰 손’은 중산층 이상으로 대체로 골프에 대한 선호가 높다. 이런 여러 가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금융업계와 골프선수의 공생(共生) 관계를 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금융권 소속 혹은 후원을 받는 골프 선수들은 거액의 계약금이나 협찬을 받는 대신 의상과 가방, 모자, 우산 등에 부착하는 패치를 통해 기업을 홍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최근 증권업계에선 프로 골퍼들을 채용해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이 경우 아무래도 여자선수는 남자선수보다 친근하고,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과 비슷한 비거리 때문에 같은 티잉그라운드를 사용하며 라운딩을 할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다.

따라서 이러 저러한 이유로, 국내 기업들의 경우는 남자골프선수보다 여자골프선수의 선호가 월등히 높아 수급 불균형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남자골프선수들이 후원기업을 찾기 어려운데 반해, 여자골프선수들은 수요가 많아지면서 그에 따른 계약금 상승률도 수직 상승했다. 세계 무대에서 여자선수들의 성적이 우수해서 홍보효과가 크기도 하지만, 비즈니스 라운드 등 경기장 밖에서도 여자선수의 활용도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염려스러운 것은, 기업이 골프 후원을 통해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포장하는 마케팅 툴로만 활용하거나, 프로 선수들이 기량 향상보다는 돈만 쫓는 것은 상생(相生)이 아닌 기생(寄生) 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기업들이 골프 선수들을 채용하거나 후원하는 것은 골프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력을 갖춘 기업들은 골프 인재들을 육성하며 국내 골프계를 발전시키는 단단한 디딤돌이 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선수들은 좋은 성적과 훌륭한 경기로 그에 보답하는 것이 바로 이상적인 공생(共生)관계일 것이다.  



입력날짜 : 2011-11-01 15: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