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인 뉴욕' 에서 소녀시대가 히트곡과 신곡을 곁들여 공연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역시 대세는 소녀시대다.
흔히 '아이돌그룹'이나 '걸그룹'이라고 하면, 한 두 해 반짝이다가 사라질 것을 예상하지만 소녀시대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24일 뉴욕데일리뉴스 1면 전체에 소녀시대의 사진이 게재되었고, 그 다음날엔 뉴욕타임스(NYT)가 SM엔터테인먼트를 언급하며 K-팝(한국가요)의 돌풍에 대형 기획사들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런 기사를 접하면서 필자는 상상해 본다. 한국의 골프계에도 세계적인 스타 ‘소녀시대’를 만든 체계적인 시스템을 적용해보면 어떨지.

지난번 최나연의 사임다비대회 우승으로 인해서 수 개월간 손꼽아 기다렸던 한국(계) 선수들의 LPGA 100승이 달성되었다. 그러나 그 즐거운 잔칫날, 우승의 기쁨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 또한 들려왔다. 필자도 우승의 횟수보다는, 대중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골프스타의 육성과 기량 있는 선수들을 키워줄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SM엔터테인먼트에서 가수나 연기 지망생들을 선발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공개적이면서도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옥석을 가리는 것부터 신중하다. 국내에 국한하지 않으며 글로벌 네트워크와 온/오프라인을 통해서 여러 방면으로 인재를 발굴한다. 그렇게 캐스팅된 예비 스타들은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훈련된다.

이후 솔로나 그룹으로 소속이 되면, 해당 가수나 그룹의 특성에 맞는 차별적인 컨셉트를 만들고 그에 따른 선곡, 음반자켓, 안무, 의상, 헤어 등 전반적인 색깔이 입혀진다. 제작된 음반, 음원을 국내외 배급하는 전문가가 있으며, 데뷔한 가수나 연기자들을 관리하는 전문 매니지먼트가 있다. 그리고 스타의 브랜드를 만들고 키우며 위기관리까지 책임지는 마케팅 전문가들도 포함되어 있다. 최근 온라인의 영향력이 커지다 보니, 유튜브나 각 사이트를 통해 해당 스타들을 홍보하고 프로모션하는 전문가들도 함께 한다.

또한, 소녀시대의 공연은 청각과 시각의 통합된 감각을 동원하고 있다. 음악이라는 것이 청각을 자극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들의 공연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시각적인 즐거움이 있다. 미국의 리키 파울러나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 일본의 이시카와 료는 실력도 뛰어나지만 차별적인 스타일이 있다. 그들은 차세대 골프 스타로 주목 받으며 일반인들의 골프에 관한 관심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선 골프는 신사적이고 전통을 중시하는 스포츠이므로 스타일에 치중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의 빨간 티셔츠를 통해 ‘우승’을 연상하듯이 프로 선수는 차별적인 스타일을 통해 그만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것도 프로의 자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이 순간, 우리 골프계에서 아쉬운 점은 애니카 소렌스탐이나 타이거 우즈 같은 걸출한 스타가 없다는 점이다. 스타가 없다는 것은 일반 대중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스타는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스웨덴처럼 골프를 치기에 척박한 땅과 계절을 가진 국가에서 소렌스탐 같은 대스타가 나오고, 100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것은 100년을 내다보며 만들어진 체계적인 시스템 덕분이었다. 타이거 우즈 역시 처음 그를 훈련시킨 것은 아버지였지만, 우즈를 성장시킨 것은 본인의 노력과 함께 체계적인 티칭 시스템과 매니지먼트였다.

우리 골프계 역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소녀시대와 같은 체계적인 스타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한국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지원시스템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일반 대중에겐 외면 당하는 ‘그들만의 하루 잔치’로 끝나지 않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우리 시스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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