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아닌 '한 인간'으로 복귀하길

살아있는 부처에 비유되는 한 사나이가 있었다.

바로 이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가 많았던 타이거 우즈다. 그가 태어나기 2,500년 전, 부처가 인도 베나레스 외곽의 '사슴 동산'에서 군중에게 처음으로 깨달음을 설파했듯 우즈는 '사슴 공원'이라는 뜻을 가진 위스콘신주의 브라운 디어 파크에서 프로선수로 첫 경기를 펼쳤다.

이후 많은 중생들은 부처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그 주변에 몰렸고, 많은 갤러리들은 우즈의 신(神)적인 경기를 느끼기 위해 그 주변에 몰렸다. 스캔들 사건 이전까지 우즈의 존재는, 단순히 골프라는 운동경기의 기록을 깬 유명 선수의 차원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해낸 신화적인 영웅이었다.

1997년 프로 데뷔 직후 오거스타내셔널클럽에서 열린 마스터스 대회에서 2위와 무려 12타 차이로 우승을 했고, 이 경기의 모든 홀에서 2타 이내의 스윙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다. 또한 112개의 벙커로 악명이 높은 세인트앤드루스클럽에서 열린 2000년 브리티시 오픈에서는 2위와 8타 차이로 우승을 했고, 4라운드로 진행된 이 경기에서 269타를 치는 동안 단 한 개의 공도 벙커에 빠뜨리지 않았다. 그리고 2위와 15타 차이로 우승한 2000년 US오픈 우승과 '타이거 슬램'의 창조. 이 외에도 우즈는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것들을 이뤄내면서 골프라는 운동경기의 위상을 변화시켰다.

그런데, 이처럼 우즈가 신적인 영웅 대접을 받았던 게 그의 골프 실력만이 전부였을까.

그렇지 않다. 그는 골퍼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완벽해 보였다. 경기장에서 우즈는 강인한 의지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이 돋보였고, 경기장 밖에서 그는 자상함과 예의를 갖춘 신사였다.

필자가 다시금 우즈를 돌아본 것은 지난번 지면을 뜨겁게 달군 그의 '끝나지 않은'스캔들 때문이다. 그리고 아쉬운 마음도 든다. 처음에 그의 성추문 스캔들이 터졌을 때 그는 왜 좀 더 솔직하지 못했을까. 골프만큼 명예와 전통을 중시하는 경기도 없다. 거기다가 우즈는 골프 이외의 활동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에 부쳤을 정도로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스캔들을 통해서 깨달았다. 그 역시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그래서 필자는 우즈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그는 우리에게 한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명백히 보여줬다. 우즈는 여러 인터뷰에서 골프만이 아니라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고 했다. '골프황제'나 '골프영웅'의 타이틀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우즈의 복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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