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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나는 동반자를 날게 하나, 추락하게 하나?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벳 미들러(Bette Midler, 74)는 1960년대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끈 미국의 가수 겸 배우다. ‘The Rose’ ‘From a Distance’를 비롯해 많은 히트곡을 남겼는데 ‘You are the wind beneath my wing(그대는 내 날개를 받쳐주는 바람)’이란 노래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이 독특하다. 애인을 노래한 것인지, 이 사회를 지탱해주는 어떤 영웅을 노래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주인공(I)은 자신을 높이 날 수 있도록 헌신적인 사랑과 희생을 아끼지 않는 상대(You)를 노래했다.

-앞부분 생략-
You always walked a step behind         
So I was the one with all the glory 
while you were the one with all the strain 
A beautiful face without a name 
for so alone a beautiful smile to hide the pain 
(그대는 언제나 한 발짝 뒤에서 걸었기에         
모든 영광은 내가 차지했지요 
그대가 긴장에 싸여 있을 때 
홀로 짓는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얼굴이여
고통을 숨기기 위해 짓는 아름다운 미소여)         

Did you ever know that you're my hero         
And everything I would like to be         
I can fly higher than an eagle 
for you are the wind beneath my wings 
(그대는 나의 영웅이라는 걸 알고 있었나요         
그대가 내가 그리던 완벽한 사람이란 걸요         
나는 독수리보다 더 높이 날 수 있어요 
그대는 내 날개를 받쳐 주는 바람이니까요)  

It might have appeared to go unnoticed 
but I've got it all here in my heart         
I want you to know I know the truth         
Of course, I know it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나는 가슴 속에 모두 담아놓고 있었어요         
내가 그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는 걸 당신이 알기 바래요 
물론, 나는 모두 알고 있었답니다)         

I would be nothing without you         
Did you ever know that you're my hero         
And everything I wish I could be         
I could fly higher than an eagle 
for you are the wind beneath my wings   
(그대 없인 나는 존재할 수 없지요         
그대는 나의 영웅이라는 걸 알고 있었나요         
내가 추구해온 바로 그런 사람이란 것도      
나는 독수리보다도 높이 날 수 있어요 
그대는 내 날개를 받쳐 주는 바람이니까요)  
-이하 생략-


라운드를 해보면 대개 두 부류의 동반자를 만날 수 있다. 스코어나 승패, 내기에 무게를 두는 동반자와 서로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즐거운 라운드가 되도록 배려하는 동반자. 이른바 ‘검객 골퍼’와 ‘선비 골퍼’다. 

검객 골퍼의 특징은 아무리 친선게임이라 해도 나머지 동반자를 스코어로 제압하려 든다. 내기를 해도 잃지 않음은 물론 많이 따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철저하게 룰을 적용하고 동반자들이 혹시 룰을 위반하지는 않는지, 속임수를 쓰지는 않는지 감시의 눈을 번뜩인다. 다른 동반자가 미스샷을 내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자신이 미스샷을 내거나 동반자가 멋진 샷을 날리면 낯빛이 달라진다.

반면 선비 골퍼는 집중도 있는 골프를 하려 노력하면서도 동반자들과 대결·갈등 구도를 만들지 않기 위해 배려와 양보의 미덕을 발휘한다. 적당히 다른 동반자의 실수를 눈감아주며 전체적으로 물 흐르듯 라운드를 이끌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게 애쓴다. 동반자의 볼을 함께 찾고 초보자에겐 필요한 원포인트 레슨도 마다하지 않는다. 

동반자 중 누군가가 생애 최저 스코어나 최초의 싱글 스코어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을 때 검객 골퍼와 선비 골퍼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대부분 이런 상황을 경험해봤을 터이기에 그때 자신의 감정이 어땠는지, 그리고 실제로 나타난 언행이 어땠는지 한번 돌이켜 보자.

십중팔구는 서너 홀을 남겨두고는 “어, 오늘 첫 싱글 기록 하겠는데!” “더이상 까먹지만 않으면 되니까 힘내!” “잘 지키기만 하면 되니까 신중하라고!”등의 애매모호한 격려성 발언을 했던 기억이 날 것이다.

그때의 실제 감정은 어땠을까. 모르긴 해도 격려성 발언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오늘 친구가 첫 싱글 기록하는데 내가 들러리 선 셈이군.’ 아니면 ‘저 친구는 생애 최저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나는 이게 뭐람!’ ‘싱글이 그렇게 쉽게 다다를 수 있는 고지가 아닐걸.’ 등등의 불편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아무 사심 없이 동반자의 좋은 기록 행진을 격려하며 새로운 싱글 골퍼의 탄생을 고대하는 사람이 없지 않겠지만 드물다는 사실 또한 인정할 것이다. 

진심에서 나오지 않은 격려성 발언은 동반자의 신기록 달성을 방해할 뿐 아니라 스스로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생애 첫 싱글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둔 당사자의 입장에 서보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조심조심 플레이하지만 가슴은 뛰고 호흡도 빨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동반자들이 내뱉는 한마디는 아무리 격려성 발언이라 해도 리듬을 깨뜨리기 십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긴장과 초조에 휩싸여 있는데 동반자들이 한마디씩 던지니 마음이 편안할 리 없다. 근육도 더욱 긴장된다. 필경 마지막 한두 홀에 엉뚱한 실수를 범해 눈앞에 다가온 신기록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이런 경우 진짜 선비 골퍼는 어떤 모습일까. 

주인공이 스코어카드에 신경 쓰지 않도록 나머지 동반자들에게 협조를 구한다. 곁눈질로 슬쩍 확인은 해도 스코어카드를 자세히 들여다보거나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스코어카드를 보는 순간 신기록 달성의 욕심으로 지금까지의 스윙 리듬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스코어에 관심 두지 않도록 다른 데로 화제를 돌리되 자칫 긴장이 풀어지거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농담이나 화제는 피한다. 거저 담담하게 무미건조할 정도의 대화만 주고받는다. 호흡이 거칠어지지 않도록 대신 볼을 찾아주고 그늘집에서도 리듬을 깨뜨릴 수 있는 음주를 삼간다. 주인공에게 집중적으로 도움을 주도록 캐디에게 당부한다.

기대한 결과가 나온 뒤에야 진정으로 축하해주고 격려해준다. 
소위 ‘싱글 패 만들어주기’ ‘최저타 기록 만들어주기’ 작전을 나머지 동반자들이 수행한 셈이다. 세 동반자가 주인공의 날개를 받쳐주는 바람이 되어 주인공를 날게 한 것이다. 이 라운드의 영웅은 세 명의 동반자다.

나는 어떤 골퍼일까. 동반자를 날게 하는가, 추락하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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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20-07-05 04:3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