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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패트릭 리드가 마스터스골프에서 증명한 정석의 위력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패트릭 리드와 로리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골프대회 4라운드에서 경기를 마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4월의 첫 주 내내 세계 골프팬들을 사로잡았던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미국의 패트릭 리드(27)가 쟁쟁한 우승 후보들을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안았다.

타이거 우즈의 부활, 로리 매킬로이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가능성 등으로 그 어느 때 대회보다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이번 대회는 전년도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컷 탈락, 우즈의 기대 밖 부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의 갤러리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때 스포츠 베팅업체의 배당률 8-1로 마스터스 우승 후보 1순위로 지목됐던 우즈는 대회 직전 최종 배당률 전망에서 12-1로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의 10-1에 이은 우승 후보 2순위로 조정됐지만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 지난해 준우승자 저스틴 로즈, 로리 매킬로이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고 제이슨 데이, 리키 파울러, 필 미켈슨, 버바 왓슨 등이 16-1의 배당률로 뒤를 이어 불꽃 튀는 우승 경쟁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우즈는 연습라운드에서 골프 황제의 모습을 잠시 보여주었을 뿐 메인이벤트에선 합계 1오버파로, 컷 통과자 53명 중 공동 32위에 머물렀다. 전년도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아는 1라운드 파5 15번 홀에서 기준타수보다 무려 8타나 더 치는 옥튜블 보기를 범하면서 일찌감치 골프백을 싸야 했다.
 
그럼에도 6~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맹장들이 골프의 정수(精髓)를 맛볼 수 있는 명 플레이를 펼쳐 마스터스가 ‘명인열전’일 수밖에 없는 까닭들을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 대회를 지배한 흐름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정석(定石)이 아닐까 싶다.
정석이란 바둑에서 공수 양면에 걸쳐 최선이라고 일컬어지는 방식으로 돌을 놓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증명된 안전하면서 무리가 없는 수가 정석이다.
 
우승자 페트릭 리드는 이번 대회에서 ‘정석의 정석’을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팅업체가 전망한 페트릭 리드의 배당률은 40-1로 우승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1라운드부터 선두권에 포진한 그의 플레이는 화려하지도 극적이지도 않았다. 대신 4라운드 내내 바위처럼 견고하고 물처럼 부드러웠다.
그의 플레이는 확실히 타이거 우즈나 헨릭 스텐슨, 버바 왓슨 등과 다르게 느껴진다. 조단 스피스, 저스틴 토마스, 존 람, 저스틴 로즈, 루이 우스투이젠 등이 그와 비슷하다.

이런 스타일의 선수들은 스윙 동작이나 얼굴 표정, 퍼포먼스 등이 평범한 듯 하지만 실수가 적고 흐름이 꾸준하다.
패트릭 리드의 경기를 보면서 ‘대교약졸(大巧若拙)’이란 말이 그렇게 실감날 수 없었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은 간단히 풀이하면 '큰 솜씨는 마치 서툰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심오한 의미를 캐보기 위해서는 이 구절이 나오는 『도덕경』 45장 전문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大成若缺, 其用不弊. 大盈若沖, 其用不窮.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靜勝躁, 寒勝熱. 淸淨爲天下正.’
‘크게 완성된 것은 마치 부족한 듯하지만 그 쓰임이 닳아 없어지지 않는다. 크게 가득 찬 것은 마치 비어 있는 듯 하지만 그 쓰임이 끝이 없다. 크게 바른 것은 마치 굽은 듯하고, 크게 솜씨가 좋은 것은 마치 서툰 듯하며, 크게 말 잘하는 것은 마치 어눌한 듯하다. 고요함은 떠들썩함을 이기고 차분함은 열기를 이긴다. 맑고 깨끗한 것이 천하의 바른 길이다.’
 
1라운드를 3언더파로 선두권으로 출발한 리드는 2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선두로 올랐고 3라운드에서도 여세를 몰라 5언더파를 보태 13언더파로 로리 매킬로이와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맞았다.
4라운드에서 두 선수의 경기 스타일이 두드러졌다. 리드는 모험을 피하며 안전한 길을 택했고, 전날 7언더파의 기억이 생생한 매킬로이는 어제와 같은 라운드의 재현을 노리는듯했다. 그의 뇌리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리드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 타를 줄였고 매킬로이는 두 타를 잃었다. 모범 청년 조던 스피스와 패기 넘치는 리키 파울러가 각각 8언더파 5언더파로 맹추격했지만 리드의 우승을 막을 수 없었다.
패트릭 리드는 마지막 홀에서 겸허하면서도 조심스런 자세로 눈동자를 찍어 불상을 완성하듯 파 퍼트를 마친 뒤에야 메이저 첫 우승의 기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오거스타 주립대를 다닌 그로선 학창시절의 고향 같은 도시에서 열린 마스터스 우승의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수년 전부터 ‘The team Reed Foundation'이란 재단을 만들어 무주택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해 다양한 기여 및 봉사활동을 해온 그가 저토록 기뻐하는 것은 우승상금(198만달러, 약 21억1천만원)으로 사회기역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8-04-09 12:4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