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두 젊은 수도승이 걸을 가다가 개천을 건너지 못하고 서있는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한 수도승이 “제가 건너드리겠습니다.”하고 여인을 등에 업고 개천을 건넜다.

여인은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남기고 길을 떠났고 두 수도승은 계속 남은 길을 걸었다.

한참을 가다가 한 수도승이 입을 열었다.

“스님, 우리는 출가 수행자로서 여인을 가까이도 할 수 없는데 왜 여인을 업고 개천을 건넜습니까?”

그러자 여인을 업고 개울을 건넜던 수도승은 “나는 개천을 건너자마자 여인을 내려놓았는데 스님은 지금도 여인을 업고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어느 장군이 백은(白隱)선사를 찾아왔다.

장군: “선사, 극락과 지옥이 참으로 있습니까?”

선사: “거사의 직업이 무엇이오?”

장군: “나라와 민족을 지키는 장군입니다.”

선사: “멍청한 도둑 같은 놈을 누가 장군으로 추대하였소?”

장군: “뭐가 어째? 저 중놈을 칼로 쳐서 목을 베어라.”

선사: “장군, 지금 지옥문이 열렸습니다.”

장군: “선사, 소인이 추태를 부려서 죄송합니다.”

선사: “장군, 이제 극락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짧은 대화를 하고 난 장군은 크게 깨닫고 선사에게 예를 갖추어 큰절을 했다.

육신은 죽어서 천당과 지옥이 갈리지만 마음에서는 순간순간 천당과 지옥의 문이 수시로 열리고 닫힌다.

골프에서도 지난 홀의 OB나 아깝게 놓친 버디찬스, 기막힌 드라이브 샷 뒤의 멍청한 뒷땅, 파5홀에서 환상적인 드라이브 샷과 세컨드 샷을 한 뒤 그린 에지에서의 어처구니없는 토핑 등은 내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아쉬움과 미련의 곰팡이를 피워 전체 라운드를 망치게 한다.

마찬가지로 러프에 들어갔다가 기적으로 건져낸 파 세이브, 세컨드 샷을 핀에 바로 붙여 간단히 얻어낸 버디, 지난 파5홀에서의 롱기스트 샷 등 멋진 샷이나 행운 등도 뇌리 속에 남아 욕심의 풍선을 부풀린다. 욕심의 결과는 필경 미스 샷이다.

나는 여인을 업고 개울을 건너 내려준 뒤 아무 일 없었던 듯 가던 길을 갈 수 있는가.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넌 후에도 뗏목을 짊어지고 가고 있지는 않은가. 골퍼가 늘 새겨둬야 할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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