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26)이 1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2014년10월17일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LPGA투어 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
시즌 개막전부터 내리 4개 대회를 한국 또는 한국계 선수들이 우승을 싹쓸이 한 것은 세계 여자골프계엔 충격적인 대사건이다. LPGA측의 입장과 흥행 등을 감안하면 태극낭자들이 적당히 수위를 조절하면서 우승을 했으며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없지 않다. 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태극낭자들의 기량이 워낙 탁월한 것을.

올 시즌 개막전 코츠골프 챔피언십(최나연),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김세영), 호주여자오픈(리디아 고)에 이어 1일 태국 촌부리의 시암 골프장 파타야 올드코스에서 막을 내린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 ‘실력자’ 양희영(26·영어 이름 에이미 양)이 공동2위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청야니(대만), 이미림(25) 등 3명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달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끝난 LPGA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한 지 1주일 만에, 2013년 10월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하나·외환 L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17개월 만에 LPGA투어 통산 2승째를 기록했다.

부모로부터 스포츠에 대한 천부적 DNA를 물려받아 2004년 호주로 골프 유학길에 올라 중학생으로 호주 아마추어 골프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2006년 16세의 나이에 LET(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한 양희영은 일찍이 아니카 소렌스탐으로부터 ‘남반구의 여자골프 1인자’로 지목받은 그야말로 ‘숨은 실력자’다.
잘 다져진 기본기, 탄탄한 체격과 체력,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스윙으로 대회마다 상위권에 오르면서도 기회를 움켜쥐는 근성이 약간 부족해 실력에 비해 우승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숨은 실력자’로만 평가받았는데 이번에 이 달갑잖은 꼬리표를 떼게 됐다. 
이번 대회에선 이밖에도 이미림(공동2위) 김세영(공동5위) 박인비(공동7위) 유선영 이일희(공동13위) 등이 선전했다. LPGA투어 데뷔전을 치른 김효주(20)는 너무 벼르고 나온 탓에 출발이 여의치 않았으나 공동23위까지 올라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런 와중에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가 지난주 LPGA와 LET가 공동 추관한 호주 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LET ISPS 한다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도 우승하면서 태극낭자 질풍노도의 선두주자임을 입증했다.
지난 달 15일엔 호주 교포 오수현(18)이 프로 데뷔 두 번째 대회인 LET 시즌 개막전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우승, 유럽여자골프투어도 태극낭자들의 지배권에 편입되었다.
이미 수년째 태극낭자들이 지배하고 있는 일본여자골프(JLPGA)투어까지 포함하면 세계의 주요 여자프로골프투어가 사실상 태극낭자들이 지배하는 셈이 되었다.

태극낭자들의 질풍노도를 예측하면서도 설마 설마 했다. 그러나 설마 설마 하던 것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지구촌 여자골프를 태극낭자들이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 몽골제국의 징키스칸이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유럽을 지배했듯 태극낭자들이 LPGA LET JLPGA 등 지구촌 주요 여자 골프투어를 평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한국 여자 골프선수들이 세계 여자골프계를 지배하는 것에 빗대어 골프 전문가들이 한국의 골프를 ‘KOLF’로 부르는 일도 생기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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