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구석구석까지 퍼져 있는 동맥의 건강 상태가 온 몸의 건강을 좌우한다.

심장 혈관계는 몸 전체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조직 체제다. 몸의 구석구석까지 퍼져 있는 동맥의 건강 상태가 온몸의 건강을 좌우한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맥 노화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혈관계 질환은 동맥의 노화가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심장과 혈관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은 건강 나이가 달력 나이보다 20세 정도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동맥은 혈관의 탄성이 줄어들어 혈압이 상승할 수 있으며, 혈관 내에서는 죽상 동맥경화가 생겨 혈관 내부가 좁아지는 경우가 있다. 혈압은 동맥의 노화 정도를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이고, 죽상동맥경화는 고혈압에 버금가는 동맥 노화 원인의 하나다. 이 두 가지 질환은 서로 부정적인 상승효과를 낳는다.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은 동맥질환의 치명적인 결함이 가장 확실하게 나타난 형태다. 이러한 질환이 생겼다면 동맥이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이다. 즉 이미 노화돼 있거나 동맥질환을 치료, 예방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심장 혈관계를 도시교통체계에 비유해 설명해 보자. 사람을 여기저기로 운송하는 도로가 도시의 기간 시설인 것처럼, 순환계는 육체의 기간 시설이다. 혈관은 영양분과 산소를 세포에 공급해 주고 이산화탄소나 그 밖의 노폐물을 세포로부터 배출시킨다. 국도나 간선도로와 마찬가지로 동맥도 여러 해 사용하면 낡게 된다. 플라크(plaque)라는 지방질 및 기타 침전물이 혈관 내벽에 쌓이면 혈액의 흐름을 둔화시키고 염증을 일으켜 내경이 좁아진다. 이러한 현상은 죽상동맥경화증이라고 한다.

혈액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이것이 단순한 액체가 아니라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여러 세포들의 집합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장 혈관계에 혈전 이상을 일으키는 혈구로는 혈소판이 있다. 혈소판은 효소로 뒤덮여있고, 이 효소가 활성화되면 혈소판끼리 결합해 덩어리를 만든다. 이것은 혈소판의 자연 응고 현상으로 혈소판의 응고 작용은 출혈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장기간 동맥 내벽에 축적된 지방질 등의 침전물인 아테로마(Atheroma)는 혈액의 흐름을 둔화시키고 혈소판의 응고를 촉진해 혈액의 흐름을 점점 더 막는다. 이 아테로마에 균열이 생기면 쉽게 혈소판이 붙어서 혈소판 응고 작용으로 혈전이 발생해 장기에 손상을 준다. 즉 뇌혈관에 혈전이 생기면 뇌경색, 뇌졸중이 되고, 심장혈관 내에 혈전이 발생하면 심근경색 내지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이 발생해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동맥의 노화를 어떻게 방지해야 할까? 저염식, 저지방 특히 포화 지방이 적은 식사를 하고 적당한 운동, 스트레스를 피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반대로 장시간 앉아만 있는 나쁜 습관은 심장 혈관계를 노화시킨다. 또 나쁜 습관들끼리는 부정적인 상승효과를 낳는다.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예방 치료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의 변화가 첫 걸음이자 마지막 걸음이기도 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권영주
하트스캔클리닉 심장내과 원장 심장내과 전문의
순천향대학 병원 심장센터 소장, 명예 교수
前대한심장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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