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른 노인성 질환, 그 중에서도 치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이면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 치매와 기억력 저하 예방 검사를 뇌 건강검진 항목 서비스로 시작한지 10년째가 된다. 검진 초창기에는 환자가 적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궁금증을 가지고 문의를 하며, 노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검사를 받는다.

10년 사이에 이런 변화가 일어난 것은 우리나라 인구 분포가 급속도로 고령화되는 사회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에는 14.3%, 2030년에는 19.3%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한마디로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른 사회적 부담 중 하나가 노인성 질환의 증가이며, 그 중에서도 치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를 주 증상으로 언어, 계산능력, 판단력, 시공간 능력 등 대뇌 인지기능의 전반적인 저하가 오는 질병이다. 예전에는 노년기의 인지기능 저하를 노망이라고 부르며 질병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우리나라의 이태영 변호사 등 유명인들이 치매로 고통 받고 투병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들에게 질병으로 인식되고, 치료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특히 치매는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부담이 매우 크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말기 치매 환자를 간병하는 가족의 30%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뇌 과학이 발달하면서 치매 치료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들이 치매 예방 백신 등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임상에서 쓰이는 약물들은 안타깝게도 치매를 완치하기보다는 진행을 느리게 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중기를 지나 말기에 이른 환자들은 이런 약물이 효과가 미비하기 때문 치매의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치매보다 정도는 덜 하지만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로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치매 조기발견을 위한 연구와 관련이 깊다.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면서 실제 인지기능 검사에서 같은 연령, 같은 교육수준의 사람들보다 인지기능이 1.5표준편차 이하로 감소돼 있을 때 진단한다. 정상 대조군이 매년 1~2% 정도 치매로 이행되는데 비해 경도인지장애 군은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는 보고가 있다.

경도 인지장애를 조기 발견해 치료한다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진행을 더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70대인 필자의 아버지도 뇌 건강검진에서 미세 뇌경색 소견과 인지기능 검사 상 기억 회상의 점수가 5%lie 미만으로 나와 뇌기능 개선제와 혈액순환 개선제를 처방하고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 주기적인 뇌 건강 검진을 통한 치매의 조기 발견과 예방이 지금보다 더 보편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연희
현재 마인드스캔 클리닉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신경정신과 전문의
강남 하트스캔의원 마인드스캔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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