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0년 KLPGA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골프대회에 출전한 지은희 프로.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백승철 기자] 꾸준한 관리로 서른이 넘어서 오히려 경기력이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LPGA 투어 한국 군단의 '맏언니' 지은희(34)가 13년 만에 국내 우승 기회를 만들었다.

지은희는 4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0회 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첫날 9언더파 63타를 쳐 공동 선두로 나섰다. 

초청을 받아 이 대회에 출전한 지은희는 1라운드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오늘 샷과 퍼트 감이 모두 좋아서 어렵게 한 플레이가 없었다. 초반 위기에서 세이브를 잘하고 바로 이어서 버디를 만들어 내면서 상승세를 탔던 것이 주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린은 두 번만 놓치고 탭 인 버디가 3개 정도 나온 지은희는 “아이언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오랫동안 실전 무대에 나서지 못했는데도 선전한 지은희는 “LPGA 투어가 시즌 시작이 빨라 비시즌동안 연습할 때 스윙을 바꾸더라도 확 바꾸지 못하고 조금씩 바꾸는 경우 많았다. 이번에 코로나19로 쉬는 동안 내 스윙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 부분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은희는 “연습과 실전이 다르지 않았다”면서 “연습하는 중에 코스에 나가서 라운드도 하긴 했는데, 실제 대회에서는 긴장도 되고 마음가짐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될까’ 의문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쳐보니 잘 풀어나간 것 같다. 오랜만의 대회에도 떨리지 않았고 자연스러웠다. 훈련 성과를 점검하는 가벼운 마음이라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우승 가뭄을 끊고 지난 3년 동안 매년 1승씩을 거둔 지은희는 “안 됐던 시절이 있었고, 우승을 하면서 괜찮아졌다. 특히 스윙을 바꾼 것이 좋았던 것 같다”고 최근 승승장구하는 비결을 밝혔다. 

이어 그는 “긴 고민 끝에 (스윙을) 바꿨는데, 빨리 결정을 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지만, 조금 늦게 바꾼 결정에 후회는 없다”면서 “예전에는 페이드만 구사했다면, 지금은 바뀐 스윙 덕분에 드로우도 함께 구사할 수 있게 됐다. 페이드와 드로우 둘 다 칠 수 있게 되면서 양쪽 구질 편해져서 공략이 쉬워진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은희는 “지금도 예전 스윙 나오기도 하는데, (과거에는) 업라이트한 백스윙에 처진 상태로 다운스윙이 내려오던 스윙을, (지금은) 업라이트한 백스윙을 그대로 내려오는 스윙으로 바꿨다”고 밝히면서 “(바뀐 스윙 덕분에) 스피드도 높아졌고, 임팩트 때 힘을 쓸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스윙이 더 간결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KLPGA 투어에서 2007년 우승 이후 좋은 기회를 잡은 지은희는 “워낙 잘 치는 후배들도 많고, 밑으로 줄줄이 경쟁상대가 있기 때문에 모르겠다. 아직 1라운드니까 우승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면서 “남은 라운드에서는 바뀐 스윙과 퍼트 감을 좀 더 잡기 위해 노력하고 집중하고자 한다. 오늘 선두권을 만들어놨으니까 유지를 잘 하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첫날 오후 더위 속에서 출발한 지은희는 “많이 더웠지만 체력이 떨어진 부분은 없었다. 힘을 많이 안 써도 그만큼의 거리를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은희는 ‘투어 생활을 언제까지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모르겠다. 정해 놓은 것은 없다. 시드를 유지하고 할 수 있을 만큼은 하고자 한다. 한국 선수들이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했으면 좋겠고, 오랜 기간 활동하는 나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당분간 KLPGA 투어 대회에 몇 차례 나올 계획인 지은희는 “한국여자오픈이 다음 대회가 될 것 같다. 경기 감각 체크도 계속할 겸 출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천 사진: '조심스러운' 안소현 프로

추천 사진: 미니거울로 시선을 사로잡는 유현주 프로

추천 기사: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을 즐기는 '관전 포인트 5가지'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birdie@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