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너 MBN 여자오픈 우승 확정후 포즈 취하는 김보아 프로.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8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컨트리클럽(파71)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이 펼쳐졌고, 최종합계 9언더파 204타의 성적을 거둔 김보아(23)가 연장 첫 홀에서 이정은6(22)를 물리치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KLPGA 정규투어 데뷔 이래 5년 만이자 128번째 대회에서 마수걸이 우승을 신고한 김보아는 “우승까지는 생각 못했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잘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1년 아마추어 때 초청선수로 출전한 KLPGA 투어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연장전에 진출한 이력이 있지만 자신도 "그런 기억이 살짝 스쳐갔다"고 말할 만큼 오래 전 일이다. 당시 연장 승부에서 패했고, 변현민이 우승했다.

선두 박결(22)에 1타차 공동 2위 그룹 일원으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보아는 첫 홀(파5)에서 10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3번과 4번홀(이상 파4)에서 모두 2m 거리에서 2퍼트로 보기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김보아는 “전반에는 샷이 불안정해서 샷 미스가 났다. 두 번째 샷을 하기 어려운 곳으로 공이 갔고, 핀도 어려운데 꽂혀서 보기를 범했다”고 돌아봤다.

김보아는 이후 흔들리지 않고 6, 8, 9번홀(이상 파4)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아 만회했다. “실수에 예민한 편”이라는 그는 올해 4월부터 멘탈 훈련을 통해서 퍼트를 할 때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어떤 퍼트인지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보아는 “’퍼트는 그냥 퍼트다’ 하고 생각했더니 편한 스트로크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정은6와 18번홀(파5) 연장 첫 홀에서 80야드를 남기고 52도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을 핀 우측 1.5m에 떨어뜨린 김보아는 “오히려 연장전이라 긴장이 덜했고, 퍼트가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와서 자신있는 스트로크를 했다”며 “예전 같았으면 자신있게 못 했을 텐데… 이 퍼트가 어떤 퍼트인지 의미를 두지 않고 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보아는 퍼트할 때 “나에게 중요한 퍼팅도 없고, 중요하지 않은 퍼팅도 없다”라는 생각을 하고 암시를 하면서 친다고 강조했다.

올 들어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데뷔 이후 첫 준우승을 기록한 데 이어 첫 우승까지 거머쥔 김보아는 “2년 전부터 동계훈련을 잘 준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샷에 대한 믿음은 있었고 좋은 성적을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안고 시즌을 시작했는데, 막상 기대만큼 안돼서 속상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원래 기복 있는 플레이를 하고 뒷심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멘탈 훈련을 통해 많이 고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반에 이정은6를 추격했던 김보아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할 때까지 내가 몇 등인지 몰랐다. 공동 선두인지도 몰랐다. 그걸 알면 욕심이 생기고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안 좋을 것 같아서 안 보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장 우승 인터뷰 때 어머니 얘기를 하다가 울먹인 김보아는 “어머니와 투어를 다녀 항상 붙어있다. 딸에 대한 욕심이 있다 보니 어머니와 다투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어머니가 올해는 제가 원하는 대로 유난히 많이 맞춰주셨다. 고마움을 잘 모르다가 이런 상황이 오니 이제야 감사함을 깨달은 것 같아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조용하지만 강한 선수”라고 자신을 표현한 김보아는 “이번 우승으로 ‘이제 나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면서 “앞으로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우승 하는 게 목표다. 특히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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