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란이 브루나이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를 마친 후 인터뷰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베테랑 홍란(32)이 17일 브루나이 엠파이어호텔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신설 대회 브루나이 레이디스 오픈 첫날 버디만 7개를 낚아 7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지난 2010년 6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KL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한 뒤 7년 9개월, 날짜로는 2836일간 승전보를 전하지 못한 홍란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KLPGA와 인터뷰에서 “올해 두 번째 대회인데, 노보기 플레이를 하게 돼서 기분 좋다”면서 “사실 지난주 대회에서 너무 안 돼서 실망도 많았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첫 시작부터 3홀 연속으로 버디를 잡으면서 여유가 생겼다. 미스샷이 나와도 침착하게 플레이 했던 것이 오늘 성적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란은 첫 홀인 10번홀부터 12번홀까지 3연속 버디 '몰아치기'로 상승세를 탔다. 10번홀(파4)에서는 7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으로 핀 우측을 공략해 3.5m 버디 퍼트를 넣었고, 11번홀(파4)에서는 2m 버디를 상공시켰다. 12번홀(파5)에선 100야드를 남기고 웨지로 친 샷을 홀 4m에 떨궈 1퍼트로 홀아웃했다.

이어 15번(파5)과 16번홀(파3)에서도 1타씩 줄이며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15번홀에서는 그린 앞에서 52도 웨지로 날린 샷을 1m에 붙였고, 16번홀에선 6m의 쉽지 않은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후반에도 버디 두 개를 추가하며 깔끔한 경기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3번홀(파4)에서는 5m, 6번홀(파4)에서는 1m 버디를 만들었다.

1라운드 노보기 플레이의 이유로 아이언 샷을 꼽았다. 홍란은 “전체적으로 좋았는데, 특히 아이언 샷이 잘 됐다”면서 “정교하게 잘 들어가서 버디 찬스가 많았고 미스가 없었던 것이 좋은 스코어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파온을 1개만 놓쳤을 정도로 그린 적중률이 높았다.

홍란은 “오후에 강한 바람이 부는 고지대인 중국 쿤밍 지역에서 동계 훈련을 통해 아이언 샷에 집중한 덕분에 오늘 정확한 아이언 샷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동계 훈련을 마치고 바로 베트남으로 넘어가 대회를 치르고, 한국에 들어가지 않고 이곳으로 왔다. 지난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 실망하면서 문제가 뭘까 혼자서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런데 이곳 코스도 아름답고 숙소도 정말 좋아서 기분도 풀렸다. 어머니가 잠깐 브루나이에 들어오시면서 힐링도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을 가질 수가 있었다”고 지난 며칠 복잡했던 심정을 털어놨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홍란은 “1차 목표는 시드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내년에도 투어 생활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시드권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면서도 “우승이 너무 오랫동안 없었기 때문에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두 가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욕심껏 쳐보겠다”고 답했다.

10년이상 정규투어에서 활동 중인 홍란은 “사실 점점 욕심이 난다. 20대 초반에는 30대가 된 내가 골프를 치고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골프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는 게 신기하다.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투어에 남아 후배들과 뜨거운 경쟁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처럼 우승 기회를 잡은 홍란은 “이틀이나 남았지만 첫 단추를 잘 뀄다. 찬스 왔으니 놓치지 않고 잘 살려서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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