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 프로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서울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한국 여자 골프에서 그 해가 의미 있는 것은, 현재 세계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프로골퍼들이 연이어 탄생했기 때문이다. ‘골프여제’ 박인비와 전 세계랭킹 1위 신지애, 일본 골프에서 새로운 역사를 작성한 이보미 등 이름만 들어도 걸출한 ‘여걸’들이 모두 같은 해에 태어났다.

김인경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한 선수다. 재능과 성실함, 영리함까지 갖춘 그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해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승씩 거두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준우승 징크스’의 틀에 갇혀 있었다. 오랫동안 김인경을 괴롭혀온 굴레는 지난해 10월 레인우드 클래식 우승으로 풀렸다. 부활을 알린 것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상승세 기류를 탄 김인경은 2017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어가고 있다.

5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파72)에서 계속된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325만달러) 둘째 날. 2라운드에서 4타를 더 줄인 김인경은 이틀 동안 합계 11언더파 133타의 성적을 적어내며 2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올해 숍라이트 클래식과 마라톤 클래식 우승을 포함해 LPGA 통산 6승을 거둔 김인경이 이번 브리티시 오픈마저 제패할 경우 시즌 첫 3승 고지에 오르는 선수가 된다. 또 메이저 타이틀도 처음 차지하게 된다.

김인경은 이틀째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올해 상승세의 이유’에 대해 "나도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답하며 "샷의 일관성이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김인경은 "좋은 성적이 날 때를 보면 티샷부터 퍼트까지 잘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 했다.

이날 막판에 많은 비바람을 직면하기도 했던 김인경은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한 수준"이라며 "물론 이런 날씨에 내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남은 이틀 동안의 경기에 대해 김인경은 "이런 코스에서는 무언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비가 오더라도 즐기면서 경기를 해야 한다"면서 코스나 날씨에 상관 없이 자기의 골프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1, 2라운드 결과를 토대로 3, 4라운드의 게임 플랜을 구상하겠다고 설명했다.

2라운드 8번홀까지 제자리걸음한 김인경은 9번홀(파4) 버디에 이어 11번홀(파5)에서 약 8m 정도 되는 이글 퍼트에 성공했다. 그는 "드라이버를 치고 206야드 정도 남은 곳에서 5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홀에서 단독 선두로 2라운드를 끝내는 발판이 됐고, 이후 17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이면서 2타 차 선두로 마무리했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