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64강전

이상엽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3년차 이상엽(22)이 2년 연속 ‘매치 킹’에 오르기 위한 첫발을 기분 좋게 내디뎠다.

8일 경남 남해의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대회 첫날. 이상엽은 1회전인 64강전에서 호주교포 이준석(29)을 맞아 3홀을 남기고 4홀 차 압승을 거둬 32강에 가뿐하게 안착했다.

이상엽은 지난해 이 대회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출전한 뒤 깜짝 우승을 차지해 오랜 무명 생활에서 탈출했다. 특히 1회전에서 국내 최강자였던 최진호(33)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는 등 6차례 매치에서 전승을 거뒀다. 예선전을 거친 선수가 우승한 것도 대회 사상 처음이었다.

64강전을 승리로 장식한 이상엽은 “매치플레이는 ‘상대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상대가 드라이버 샷을 아무리 멀리 보내도, 핀에 가깝게 붙여도 신경쓰지 말고 나만의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신만의 요령을 밝혔다. 이어 그는 “무심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일부러 상대방이 칠 때 잘 보지 않는다. 작년에 경기하면서 계속 터득하고 배워나가고 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상엽은 "매치 플레이가 화끈한 내 성격과 맞는다"면서 "모든 대회가 다 매치플레이 방식이면 좋겠다"고 껄껄 웃었다.

이상엽이 매치 플레이를 선호하는 이유는 공격적 플레이를 좋아하면서 드라이버 실수가 잦기 때문이다. 그는 "(일반 대회의)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실수하면 타수가 불어난다.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 뒤 "하지만 매치 플레이에서는 한 홀만 내주면 되니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아무래도 적다"고 했다.

1라운드에서도 8번홀(파4)에서 이상엽의 티샷이 찾을 수도 없는 곳으로 날아갔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바로 다음 9번홀(파5)에서 버디로 만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엽이 처음부터 이 대회에서 강했던 것은 아니다. 2015년에 예선을 거쳐 본 대회에 나왔지만 1회전에서 6홀 차 대패를 당하는 쓴맛을 봤다. 그는 "그때 '아, 스트로크 플레이처럼 경기하면 안 되는구나'라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상엽은 그러나 대회 2연패 가능성에는 조심스러웠다. 그는 “지난해에는 64강전부터 최진호 선수를 만나 부담 없이 경기하다 보니 우승까지 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부담감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속내를 밝혔다. 즉, 작년에는 매치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이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언제 내가 또 디펜딩 챔피언 대접을 받으며 경기해 보겠느냐.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면서 "매 경기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첫 승을 거둔 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이상엽은 “우승의 여운이 좀 오래갔던 것 같다. 긴장이 조금 풀어졌었다고 생각한다”며 “샷의 기복도 심했고, 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자신감이나 일관된 샷이 더 필요하다. 지금도 사실 좁은 홀에 가면 조금 불안하다. 아이언이나 웨지, 퍼터는 자신 있는데, 우드나 드라이버 샷이 아직 어렵다”고 고백했다.

“우선은 16강 진출이 목표”라는 이상엽은 9일 32강전에서는 데뷔 15년 만에 우승한 김성용(41)과 맞대결을 벌인다.

김성용은 지난 4월 유진건설/올포유 전남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상엽은 “김성용 선수와는 (2주 전) 카이도 드림오픈 1·2라운드에서 동반 경기했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상당히 나가서 깜짝 놀랐다. 내일은 오늘보다 힘든 하루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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