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천생연분… 필드에서는 양보없어요”

한차례 이혼 끝에 재결합해 행복하게 살고 있는 홍수환, 옥희 씨 부부가 날씨 화창한 초가을 필드 데이트를 즐겼다.


다시 태어나도 같이 살겠느냐는 물음에 대한 4전5기 신화 홍수환 씨와 유명가수로 이름을 떨친 옥희 씨의 대답이다. 앞의 대답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들 부부는 요즘 깨가 쏟아지는 잉꼬부부다. 두 사람 다 바쁜 생활을 하고 있어 필드에 자주 나가지 못하지만 사랑의 매개체가 골프일 만큼 둘은 필드 동반자이기도하다. 최근 두 사람이 경기도 양평의 모 골프장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혈액형이 O형인 둘은 성격도 골프스타일도 빼닮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시원시원하다. 경쟁이라도 하듯 연습 스윙없이 한 번에 깔끔하게 샷을 날린다. 거리도 장타자급에 속한다. 홍 씨는 260야드 정도, 옥희 씨는 한참 골프를 즐겨했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들과 같은 티잉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을 했을 정도다.

둘은 겉으로는 골프를 쉽게 쉽게 하는 것 같지만 내기를 하는 승부에서는 한 치의 양보없는 라이벌이다. 이날도 둘은 가벼운 내기골프로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했다. 홍 씨가 한 홀에 1타씩을 잡아 주는 형식의 내기였는데 결과는 옥희 씨가 싹쓸이했다. 이날 홍 씨는 77타, 옥희 씨는 89타를 기록했다.

돈을 잃은 홍 씨는 “번번이 돈을 잃을 줄 알면서도 재미를 더하기위해 내기를 한다. 와이프 골프실력이 장난 아니다. 보기보다 몸이 유연하고 파워가 좋다”면서 “돈은 잃었지만 평소 같이 있을 시간이 별로 없는데 부부가 함께 골프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자주 가질 계획이다”고 말했다.

홍 씨는 골프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좋은 사람이다. 평생 한 차례 하기도 힘들다는 홀인원을 무려 다섯 차례나 했다. 옥희 씨와 관련된 홀인원 사연도 재밌다. 1995년 1월 경기 광주의 뉴서울CC에서 자신의 두 번째 홀인원을 한 후 홍 씨에게 좋은 일이 생겼다. 홀인원을 하고 나서 2개월 후 홍 씨는 이혼했던 옥희 씨와 16년 만에 재회하는 행운을 누렸다.

홍 씨는 “홀인원은 복을 상징하는데 나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아내와 재회를 앞두고 한 홀인원을 잊을 수 없다. 아내를 만나 재결합한 것은 가장 큰 축복이다. 모든 게 골프 덕”이라고 말했다.

옥희 씨는 “어딜 가도 항상 나를 먼저 챙겨 주는 남편이 고맙다. 여보 사랑해~”라며 애교를 부리자 홍 씨는 “그래, 우리 앞으로도 멋지게 살자. 우리는 천생연분”이라며 하이 파이브를 했다.

“복싱은 때리고 맞는 운동인데 골프는 때리기만 하니 얼마나 좋은 운동인가”라고 골프예찬론을 펴는 홍 씨는 복싱과 골프스윙이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백스윙은 레프트 훅, 다운스윙은 라이트 어퍼컷이라는 논리다. 백스윙 때 체중을 오른발에 실으며 왼어깨를 회전하는 레프트 훅, 다운스윙 때 체중을 왼발로 옮기며 오른어깨를 아래에서 위로 회전하는 라이트 어퍼컷이 너무나 똑같다. 어깨회전과 체중이동이 동일한 메커니즘이라는 것이다.

1987년 골프에 입문해서 1년 만에 싱글을 기록한 홍 씨의 베스트 스코어는 2언더파 70타, 옥희 씨는 83타다.

두 사람은 올 연말 안에 <불멸의 연인>이라는 제목의 공동 음반을 낼 계획이다. 노래 제목이 마치 두 사람이 걸어 온 스토리 같은 느낌을 풍긴다.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