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 주타누간 메이저 2승, 시즌 2승째

김효주가 LPGA 투어 US오픈 여자골프 마지막 날 연장전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10m짜리 먼 거리 버디 퍼트를 홀에 꽂는 신들린 퍼팅감을 앞세운 김효주(23.롯데)가 오랫동안 침묵을 깨고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 준우승을 차지했다.

반갑다! 돌아온 김효주

'스윙의 교과서', '원조 슈퍼루키'로 불리는 김효주가 4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의 숄 크릭 클럽(파72. 6,62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8시즌 14번째 대회이자 시즌 두 번째로 치러진 메이저 골프대회 US여자오픈(총상금 50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깔끔하게 버디 5개를 골라내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인 5언더파 67타를 쳤다.

3라운드 6번홀부터 31개 홀에서 연속 보기 없는 안정된 플레이를 선보인 김효주는 전성기 때의 모습을 선보이며 나흘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이날 1타를 잃은 아리야 주타누간(태국)과 동률을 이뤄 연장전 기회를 만들었고,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의 끈을 놓치지 않으면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연장 홀에서 연달아 벙커에 빠지면서 아쉽게 패했지만, 최선을 다해 선전한 김효주에게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고2 때인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우승을 신고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이후 KLPGA 사상 입회 후 최단 기간 우승 기록을 세운 김효주는 2014년 시즌 상금 12억원으로 KLPGA 투어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또 같은 해 9월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2016년 1월 LPGA 개막전(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수확한 김효주는, 지난해 우승 없이 보내는 등 US여자오픈 직전까지 깊은 부진에 빠졌다. 올해 앞서 출전한 8개 대회에선 세 차례 컷 탈락하고, 최고 성적이 공동 24위에 그쳤다. 그러나 김효주가 LPGA 투어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US오픈에서 화려한 비상을 알렸다.


김효주, 4라운드 후반 7타차 극복한 대반격

54홀 선두 아리야 주타누간에 6타 뒤진 단독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1번홀(파4)에서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해 3, 6번홀(이상 파5) 버디로 전반에 3타를 줄였다. 그 사이 주타누간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면서 한때 7타 차이로 달아났다.

그러나 주타누간이 10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감기면서 4온 3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기록하면서 7타 차 리드가 순식간에 4타로 줄었다. 크게 흔들린 주타누간은 이어진 11번홀(파5)에서는 2m짜리 버디 퍼트가 홀을 맞고 돌아나가는 불운을 겪었다.

더욱이 앞조에서 '절친' 김지현(27)과 동반 경기하던 김효주가 12번홀(파4)에서 10m 가까운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3타 차로 추격했다. 같은 홀에서 주타누간이 보기를 범하면서 둘은 2타 차로 가까워졌고, 김효주에게도 우승 기회가 열리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추격전에 불을 당긴 김효주는 15번홀(파4)에서 그린을 놓쳤으나 그린 밖에서 시도한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1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주타누간은 16번홀(파3)에서 버디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으나 17, 18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연장전에 끌려갔다. 다만, 뒤돌아보면 김효주는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16, 17번홀에서 버디 기회를 놓친 것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김효주가 마지막 이틀간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퍼팅이었다.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퍼트 수 24개, 4라운드에서는 25개를 적었을 정도로 뛰어난 그린 플레이를 펼쳤다.


4번의 연장전과 아쉬운 벙커샷

US오픈, US여자오픈 등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대회의 바뀐 연장전 방법은, 두 홀 합산으로 1차 연장을 치른 뒤 우승자를 가리지 못하면 서든데스 방식으로 계속 치러진다.

14번과 18번홀(이상 파4) 2개홀 합산으로 먼저 1차 연장에서 기선을 잡은 쪽은 김효주였다. 14번홀에서 먼저 시도한 김효주의 6m 긴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들어간 반면, 주타누간의 2.5m 버디 퍼트는 홀을 외면하면서 김효주가 버디, 주타누간은 파를 기록했다. 그러나 18번홀에서 김효주는 두 번째 샷을 벙커로 보내면서 보기를 적었고, 주타누간은 파를 기록하면서 합산 성적은 이븐파로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14, 18번 홀을 오가는 서든데스 방식으로 계속된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나란히 파로 비긴 둘은 18번홀로 다시 이동했다. 김효주와 주타누간 모두 두 번째 샷을 그린 사이드 우측 벙커로 보냈으나 거리가 주타누간이 가까웠다. 김효주의 벙커샷은 홀에서 약 5m 이상 떨어졌고, 이를 지켜본 뒤 친 주타누간의 벙커샷은 홀 1.5m에 붙으면서 승부가 결정났다.

이날 김효주가 역전 우승했더라면, 한국 선수의 US여자오픈 통산 10번째 우승이자, 한국 및 한국계 선수의 LPGA 투어 통산 200승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다음을 기약했다.


세계랭킹 1위 탈환 준비하는 주타누간

2016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첫 승을 거둔 아리야 주타누간은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으로 LPGA 투어 9승째를 달성했다.

지난해 2주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주타누간(현재 세계 5위)은 2018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US여자오픈을 포함해 2018시즌 개최된 14개 대회 모두 출전해 9번이나 상위 10위를 차지하며 톱10 피니시율 1위를 달리고 있고, 2주 전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올해 첫 우승을 기록한 데 이어 가장 먼저 2승을 챙기며 시즌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 등 주요 부문 선두를 달렸다.

이로써 박인비(30)를 따돌리고 시즌 최강자로 입지를 다진 아리야 주타누간은 세계랭킹 1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마지막 날 샷이 많이 흔들린 박인비는 1언더파 287타로 단독 9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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