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와 고다이라 사토시.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3승을 눈앞에 뒀던 '한국 골프의 희망' 김시우(23·CJ대한통운)가 최종라운드 퍼팅 난조로 고전한 데 이어 연장전에서 일본의 고다이라 사토시(29)의 선전에 뒷덜미가 잡히면서 아깝게 우승이 불발됐다.

아쉬운 준우승…시즌 4번째 톱10

16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7,081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RBC 헤리티지(총상금 117만달러) 마지막 날. 김시우는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바꿔 이븐파 71타를 쳤다.

김시우는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3개를 골라내면서 우승을 향해 순항하는 듯했지만, 후반에는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샷마저 흔들리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의 성적을 낸 김시우는, 이날 하루에 5타를 줄인 고다이라 사토시와 공동 선두로 동률을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고, 세 번째 홀에서 우승컵의 주인이 확정됐다.

18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 1, 2차전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는 벙커샷을 절묘하게 붙인 김시우가 불리한 상황을 잘 벗어났고, 두 번째 홀에선 고다이라가 보기 위기를 잘 넘겼다.
17번홀(파3)로 옮겨 치른 연장 세 번째 홀에서 티샷은 김시우가 조금 더 홀에 가까웠다. 그러나 고다이라가 먼저 시도한 6m 버디 퍼트가 홀에 들어갔고, 뒤이어 친 김시우의 버디 퍼트는 홀을 외면했다.

2012년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했지만, 18세가 되기 전이라 투어카드를 받지 못했던 김시우는 2014∼2015년 PGA 2부 투어(웹닷컴 투어)에서 경험을 쌓고 PGA 1부 무대에 진출했다. 곧바로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 챔피언십 사상 최연소로 우승하는 등 한국 남자골프의 기대주로 활약하고 있다.

김시우는 지난주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해 공동 24위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OHL 클래식 3위, 올해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10위, 그리고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공동 9위, 그리고 RBC 헤리티지 단독 2위까지, 이번 2017-2018시즌 PGA 투어에서 네 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진한 아쉬움이 남는 하루

54홀 선두 이언 폴터(잉글랜드)에 1타 뒤진 12언더파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김시우는 2번홀(파5)에서 기분 좋은 첫 버디를 잡아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우측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칫 샷을 그린에 올린 뒤 1.6m 버디 퍼트를 집어 넣었다.

김시우는 5번홀(파5)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러프에서 친 벙커샷을 홀 14m 이내 떨어뜨려 2퍼트로 버디를 추가하며 경기 흐름을 주도해 나갔다. 이후 9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났지만, 러프에서 친 7m 가까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폴터와 루크 리스트(미국)가 10번(파4)와 11번홀(파4)에서 각각 보기를 하면서 김시우는 2타차로 달아났다.

하지만 11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춰 서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12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에 이어 3.5m 파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가 첫 보기를 기록했다. 그러는 사이 7언더파 공동 12위로 시작했던 고다이라가 15번홀까지 무려 6타를 줄이며 중간 성적 13언더파, 공동 2위까지 치고 나왔다.

13, 14번홀에서 파를 지켜낸 김시우는 보기 1개씩을 추가한 폴터, 리스트, 고다이라를 한때 2타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15번홀(파5)에서 티샷과 세컨샷 실수에 이어 1.2m 파 퍼트를 아쉽게 놓친 김시우는 다시 1타차로 쫓겼다. 고다이라는 이미 12언더파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쳤다.

김시우는 16번홀(파4)에서도 2.3m 버디 퍼트를 놓쳤고, 아이언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17번홀(파3)에서는 1.5m 파 퍼팅을 놓치면서 결국 고다이라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시우는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팅의 기회를 잡았다. 두 번째 샷을 홀 앞 1.8m에 붙여 다시 기회를 만들었지만, 공이 홀을 맞고 지나가면서 연장으로 끌려갔다.

3라운드까지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 수 부문 1위(1.526개)를 달렸던 김시우는 이날 그린 플레이에서 고전했다. 1라운드에서 1.545개였다가 2라운드에서 1.429개로 떨어졌고, 3라운드에서 1.615개로 다소 늘어나더니 이날 1.909개로 치솟았다.

올 시즌 첫 승을 아깝게 놓친 김시우는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간 데 만족해 하며 자신의 세 번째 우승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PGA 투어 겨냥한 고다이라, 극적인 우승

3라운드까지 선두 폴터에 6타를 뒤졌던 고다이라는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PGA 투어 6개 대회 출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주무대로 뛰면서 7승을 거둔 그는 초청 출전한 이번 대회 우승으로 PGA 투어카드도 확보했다.

한편 안병훈(27)은 마지막 날 2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 공동 7위로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화끈한 장타를 날리는 안병훈은 5번홀(파5) 이글을 비롯해 버디 3개, 보기 3개를 엮었다.

3라운드까지 공동 20위였던 김민휘(26)는 5오버파 76타로 무너지면서 공동 50위(1언더파 283타)로 하락했고, 최경주(48)는 이븐파 284타 공동 5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세계랭킹 톱10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대회에 나온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마지막 날 4타를 줄여 공동 16위(7언더파 277타)로, 25계단 순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뉴질랜드교포 대니 리(28)를 이날 하루에 8타를 잃으면서 공동 9위에서 공동 55위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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