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연습라운드에서 샷을 하는 맷 파지알리. 이를 지켜보는 타이거 우즈와 프레드 커플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꿈의 무대'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소방관 맷 파지알리(31)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와 연습라운드를 함께하는 행운까지 누렸다.

파지알리는 미국 메사추세츠주 브록턴 소방서 사다리팀에서 일하는 현직 소방관이라 마스터스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된 출전선수다. 5일(이하 한국시간) "맷 파지알리가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타이거 우즈, 프레드 커플스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돌았다"고 미국 골프위크가 보도했다.

파지알리는 작년 10월 US미드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밟게 됐다. 생애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가 마스터스가 된 셈이다.

지난 3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웨슬리 브라이언(미국)과 연습라운드를 한 데 이어 이날은 우즈와 함께 코스를 돌아본 파지알리는 "며칠 전에 우즈의 캐디(조 라카바)와 연습라운드 약속을 했지만, 오늘 날씨가 어떨지 몰라서 실제로 우즈와 함께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9홀 연습을 마친 뒤 "맷과 함께 오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골프 실력이 아주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했다.

우즈가 지난해 파지알리에게 미드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 축하 편지를 보내면서 인연이 됐다. 이후 둘은 올해 초 사우스 플로리다 메달리스트 골프장에서 만나 몇 분 동안 대화도 나눴다고 알려졌다.

파지알리는 "우즈가 나와 캐디인 아버지의 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화에 임했다"고 고마워했다.

골프채널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밤에는 소방관으로 일하고, 낮에는 골프 연습을 해온 파지알리는 지난여름 브루클린 골프장에서 열린 프랜시스 위메트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1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2라운드에서 66타를 치고 야간조 근무를 했다는 그는 다음 날 오전 8시 집에 돌아와 오전 11시 대회 3라운드 티 타임 시간에 맞춰 다시 골프장으로 갔고, 3라운드에서 71타를 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로부터 3개월 뒤 US미드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우승하고 집에 오니 새벽 2시가 돼 있었다는 파지알리는 오전 7시 소방서로 출근했다고 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10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파지알리는 2006∼2009년 플로리다주 사우스이스턴대학에서 골프선수로 뛰었던 전력이 있다. 졸업 후 2012년까지는 각종 대회의 월요일 예선을 치르는 '미니 투어' 생활을 했다. 수준 높은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서 기뻤지만, 돈이 부족해 그가 원하는 삶을 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로 돌아온 그는 2014년 브록턴 소방서에 입사했다. 32년간 소방관으로 일하고 작년에 은퇴한 아버지의 길을 따른 것이다. 온종일 일하면 다음 이틀을 쉬는 24시간 시프트 근무 방식이라 골프 시간도 확보할 수 있었다.

파지알리는 마스터스에 이어 US아마추어챔피언십과 US오픈에도 출전하게 된다. 덕분에 그의 캐디로 나선 아버지 빅 역시 바빠졌다.
파지알리의 약혼녀 앨리슨 허버드도 그의 도전을 위해 결혼식 날짜를 바꾸는 데 흔쾌히 응했다고 전해졌다. 오는 19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준결승전과 겹쳐서 미루기로 한 것.

한편 미드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는 2016년까지 28년 연속 마스터스 컷 통과에 실패했으나, 지난해 스튜어트 해그스태드가 처음으로 3라운드에 진출해 공동 36위를 기록한 바 있어 올해 파지알리의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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