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3R

고진영.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일요일 4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서는 고진영(23)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사상에 한 획을 그을 기회를 맞았다.

17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쿠용가 컨트리클럽(파72)에서 계속된 대회 셋째 날. 오전보다 바람이 강해지면서 코스 난도가 높아진 오후조로 출발한 고진영은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줄였다.

첫날 7언더파를 몰아쳐 2타 차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찬 뒤 전날 2라운드에서 2위와 간격을 3타로 벌린 고진영은 이날 언더파 스코어를 만들어내면서 사흘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 2위 한나 그린(호주·7언더파 209타)을 4타 차로 크게 따돌렸다.

이미 국내외에서 정상급 실력을 인정 받은 고진영은 지난해 비회원 신분으로 출전한 LPGA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올해 LPGA 투어 풀 시드를 확보했다. 초청 선수로 LPGA 투어 대회에 나선 경험은 있었지만, 이번 호주여자오픈은 LPGA 투어 멤버 자격으로 처음 나서는 공식 데뷔전이다. 그는 부담감을 완전히 떨친 듯, 이번 대회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기량을 펼치고 있다.

고진영이 18일 4라운드에서도 리더보드 맨 상단을 지킨다면, 베벌리 핸슨(미국)이 지난 1951년 LPGA 투어 이스턴 오픈에서 그 유명한 베이브 자하리아스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데 이어 무려 67년 만에 신인이 데뷔전에서 우승하는 위업을 달성하는 두 번째 선수가 될 수 있다. 더욱이 고진영은 이번 대회 사흘 연속 선두를 지켰기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2014년 4월 향년 89세로 별세한 핸슨은 프로 데뷔 전부터 이름을 날렸다. 1950년 아마추어로 출전한 LPGA 투어 텍사스 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프로 전향해 투어 통산 17승(아마 1승 포함)을 쌓았다.

이날 3라운드 초반 5개 홀에서 버디만 3개를 솎아내며 질주한 고진영은 6번과 8번홀(이상 파4)에서 잇달아 보기를 기록한 뒤 13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추가하면서 벌어둔 타수를 까먹었다. 하지만 막판 17번홀(파4)에서 1타를 줄이면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제2의 캐리 웹(호주)을 꿈꾸는 20살의 그린은 아마추어 시절이던 2015년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린은 지난해 LPGA 2부투어인 시메트라투어에서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3승을 포함해 12차례나 톱10에 입상하는 등 상금랭킹 2위에 올라 LPGA 투어 카드를 받았다.

그린은 3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쓸어 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 6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23위에서 단독 2위로 도약했다. 바람이 약했던 오전에 경기한 이점도 누렸다.

'막내' 최혜진(19)과 '맏언니' 유선영(32)이 나란히 6언더파 210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최혜진은 악조건 속에서 2타를 줄이며 3계단 상승했고, 유선영은 이븐파를 적었다.

'안방'에서 시즌 첫 승을 노리는 호주교포 이민지(22)가 5언더파 211를 기록,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공동 5위를 이뤘다.

공동 34위까지 처졌던 세계랭킹 3위 유소연(28)은 4타를 줄이는 저력을 보이면서 공동 7위(4언더파 212타)로 올라섰다. 2타를 줄인 최운정(28), 2타를 잃은 신지애(30)도 공동 7위에 자리했다.

리디아 고와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찰리 헐(잉글랜드) 등은 공동 12위(3언더파 213타)로 포진했다.

장하나(25)는 하루에 3타를 잃어 공동 31위(이븐파 216타)로 내려앉으면서 사실상 타이틀 방어가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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