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마스가 PGA 투어 CJ컵 3라운드 6번홀 그린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2016-2017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최강자 저스틴 토마스(24·미국)가 이틀 동안 제주 바람에 혼쭐이 난 뒤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21일 제주 서귀포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72)에서 계속된 PGA 투어 ‘더 CJ컵 앳 나인브릿지’(이하 CJ컵) 셋째 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친 토마스는 중간합계 9언더파 207타로, 스콧 브라운(미국)과 공동 선두에 나섰다.

토마스는 지난 2016-2017시즌 PGA 투어에서 5승을 올리며 페덱스컵과 상금랭킹 1위를 차지한 선수다. 24살로 동갑인 조던 스피스(미국)와 함께 PGA 투어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꼽히면서 현재 경기력 면에서는 투어 ‘넘버원’이다.

그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렸던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예상 우승 스코어’를 묻는 질문에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16~20언더파, 바람이 불어 고전한다면 8~12언더파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람이 잠잠한 가운데 치른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치고 기고만장했던 토마스는 직후 인터뷰 때 ‘코스의 난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처음 접하는 코스지만 늘 웨지샷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면 코스를 잘 알 필요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시속 30㎞의 강풍이 분 2라운드에서 2오버파(버디 3개, 보기 5개)를 적어낸 뒤 인터뷰마저 고사했던 토마스는 이날 3라운드를 마친 뒤 "이런 날씨에 2타를 줄인 게 만족스럽다"고 바람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바람이 그저 강한 게 아니라, 정말 변화가 심하다"고 혀를 내두르면서 "바람 때문에 볼의 탄도와 방향이 심하게 변하고, 그린에서도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얕봤던 제주 바람을 제대로 파악한 셈이다.

첫날 50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데 반해 2라운드에서는 21명으로 줄였고, 이날은 10명만 언더파를 적어낼 정도로 제주 바람에 놀란 선수는 여럿이었다. 1, 2라운드 때보다 바람이 더 강해지기도 했지만, 제주 특유의 회오리성 바람이라 선수들은 풍향과 풍속을 가늠하지 못해 더 애를 먹었다. 아울러 바람에 바싹 마른 그린은 더 단단해지고 빨라졌다.

PGA 투어에서 10승을 거둔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30·호주)는 "이번 바람은 평생 처음 본다"면서 "강한 바람은 많이 겪어봤지만 끊임없이 방향을 바꾸는 이런 바람은 전혀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날 1타를 줄여 사흘 합계 3언더파, 공동 16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는 데이는 "마지막 날에도 이렇게 바람이 불면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날보다 더 강한 시속 40㎞의 강풍이 불었던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서도 5언더파 67타라는 맹타를 휘두른 안병훈(26)은 "바람을 이기려 하면 안되더라. 견디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람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최종 라운드 우승 경쟁에서도 바람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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