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 전인지와 리디아 고. 사진출처=전인지의 인스타그램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지난 2주 동안의 경기에서 완벽하게 재기한 리디아 고(20·뉴질랜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일 인상적인 ‘샷 이글’을 낚으면서 ‘골프 여제’가 귀환했음을 알렸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 김인경(29), 박성현(24)과 함께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13번 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바꾸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14번홀(파3) 버디로 추격의 끈을 놓치지 않은 리디아 고는 15번홀(파5)에서 이글을 뽑아내면서 단숨에 2타를 줄였다. 그린 밖에서 시도한 칩샷이 그린을 똑바로 굴러 내려가 홀 컵 속으로 사라졌다.

이를 발판 삼아 중간 성적 9언더파 공동 선두로 도약한 리디아 고는 주먹을 번쩍 들어 올리면서 세리머니를 했고, 인상적인 샷에 갤러리들은 박수갈채로 응했다. 리디아는 함께 경기한 동료들과도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리디아 고는 경기 직후 LPGA 측과 인터뷰에서 "오늘 15번홀 이글 샷이 나에겐 ‘올해의 샷’일 것 같다"며 "그 순간 지난해 전인지의 플레이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즉 리디아 고는 우승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는 얘기다.

전인지(23)는 작년 에비앙 챔피언십 사흘째 3라운드 15번홀에서 똑같이 이글을 기록해 그날 9번홀에서 나온 더블보기를 만해했다. 아울러 이글로 추격자들과 간격을 벌리면서 여유 있게 4라운드에 나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이후 16번홀과 17번홀에서 파로 막아낸 리디아 고는 그러나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으면서 아쉽게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한 채 공동 3위(8언더파 205타)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2015년에는 이 대회 우승컵을 차지한 바 있다.

리디아 고는 "매우 아쉬웠다"고 실망하면서도 "내가 어떻게 맞서 싸웠는지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그는 "여러 타 뒤진 상황에서 접전으로 이어지며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벌였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자평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표현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주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자신감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한때 세계여자골프 랭킹 85주간 1위 자리를 지켰던 리디아 고는 올 들어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 14개월째 우승이 없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컷 탈락 3회에 기권 한 번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여름에 출전한 3개 대회에서는 두 차례나 3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고, 세계랭킹은 8위까지 순식간에 미끄러졌다.

그러나 최근 2개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 경쟁에 뛰어들어 톱3 안에 입상한 리디아 고는 오는 28일 가족과 고향 친구들 앞에서 치르게 될 LPGA 투어 맥케이슨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 시즌 첫 승에 다시 도전한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