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와 김자영2.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골프여제’ 박인비(29)가 국내 대회 첫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박인비는 21일 오전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우승상금 1억7,500만원) 4강전에서 이겨 결승 티켓을 따냈다.

조별리그 세 차례 경기에 모두 승리한 박인비는 전날 16강전에서 김지영(21)과 21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간신히 이긴 뒤 8강전에서 김예진(22)을 2홀 차로 따돌렸다.
4강에 진출한 박인비는 이날 준결승에선 같은 매니지먼트사 소속인 '퍼팅 달인' 이승현(26)을 만난 2개 홀을 남기고 4홀 차로 압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후 1시부터 김자영(26)과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8승(메이저대회 7승 포함)을 올렸고, 116년 만에 올림픽에 부활한 여자골프에서 금메달까지 더해 '골든슬램'까지 달성한 박인비의 아킬레스건은 국내 대회 ‘무승’이다.
일본에서도 4차례 우승했고, 유럽 무대에서도 정상에 올랐지만, KLPGA 투어 대회 우승컵은 유독 인연이 없었다. 작년까지 9년간 16차례 국내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5번을 포함해 11차례 톱10에 입상했다. 즉 우승 기회도 많았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발길을 돌린 셈이다.

박인비는 이날 4강전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한발 앞서 출발했지만, 이승현이 2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박인비는 4번홀(파4)부터 6번홀(파5)까지 3연속 버디를 쓸어담았고, 같은 홀에서 파, 보기, 버디를 차례로 기록한 이승현에 2홀을 더 따냈다.
리듬을 잃은 이승현이 7번홀(파3)과 8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한 실수 덕에 박인비는 파를 기록하고도 2홀을 연거푸 이겼고, 전반 9개 홀을 마쳤을 때 둘의 격차는 4홀 차로 벌어졌다.

KLPGA 투어 통산 5승의 이승현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들어 10번(파4)과 12번홀(파5)에서 잇달아 버디를 뽑아내면서 2타 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박인비가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자 추격해오던 이승현의 기세가 꺾였다. 박인비는 16번홀(파3)에서 파를 기록, 다시 보기를 적어낸 이승현을 제압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인비는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4강 전반 9홀에서 플레이가 좋아서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면서 “전체적으로 모든 샷과 퍼트가 좋았던 만족한 경기다. 물론 실수도 한두 개 정도 있었지만 중거리 퍼트가 잘 떨어져 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6번홀에서 마친 박인비는 “아무래도 어제보다는 쉬는 시간이 많아서 좋을 것 같다. 밥 먹고 쉬었다가 다시 몸 풀고 나가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라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국내 무대 첫 우승에 다가선 박인비는 “만약 우승을 하게 된다면 정말 기다려왔던 우승이기 때문에 기쁨과 성취감이 클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앞서면 안 되는 것이 골프라고 생각한다”면서 “기회가 오면 잡고, 지키는 골프를 하도록 하겠다. 조급함만 없앤다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다른 4강전 조인 김자영과 김해림(28)은 18번홀까지 접전으로 비긴 뒤 연장 두 번째 홀인 11번홀(파4)에서 승부가 갈렸다. 침착하게 파로 막은 김자영이 보기에 그친 김해림을 따돌렸다.

이 대회 우승을 포함해 2012년에만 3승을 올린 김자영은 그해 8월 히든밸리 여자오픈이 우승 이후 5년 만의 투어 4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