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권익단체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US여자오픈 개최는 잘못"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이 열리는 대회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본부는 둔 여성 단체 '울트라 바이올렛' 회원 10명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 입구와 클럽하우스에서 시위에 나섰다. 같은 시간 코스에서는 파운더스컵 3라운드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들 여성 단체의 주장은 오는 7월 미국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이 개회되는 장소가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인데도, LPGA 투어가 아무런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것.

미국 대통령이 되기 전 성공한 부동산 재벌로 유명했던 트럼프는 전 세계에 걸쳐 초특급 골프장 17개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골프 비즈니스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미국에 12곳을 비롯해 '골프의 성지' 영국 스코틀랜드에 2곳, 아일랜드와 아랍에미리트(UAE)에 각각 한 곳이 있다. 또 오는 2018년 UAE의 두바이에 문을 열 '트럼프 월드 골프클럽 두바이'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설계를 맡은 트럼프의 17번째 골프장이다.

올해 US여자오픈이 열리는 골프장은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파72)이다.

'울트라 바이올렛' 회장인 멜리사 바이언은 미국 골프채널을 통해 "US여자오픈 개최지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결정한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안다. 하지만 LPGA가 USGA의 결정에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받아들인 건 잘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은 무시하고 비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 시절 멕시코인을 비롯한 이민자,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비하하는 언행으로 골프계 지도급 인사들의 눈총을 받은 게 사실이다.

시위는 30분 만에 끝났다. 와일드파이어 골프장은 "사유지 침범"이라면서 경비원을 동원해 시위대를 몰아냈다. 이에 대해 바이언 회장은 "우리는 소란을 떨지도 않았고 대회를 방해하지도 않았다"면서 "하지만 사복형사가 와서 수갑을 채워서 연행하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항변했다.

LPGA 투어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면서도 "US여자오픈 개최 장소 결정과 운영 등은 전적으로 USGA 권한이며 USGA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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