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19년 LPGA 투어 솔하임컵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승리한 수잔 페테르센의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2019년 솔하임컵의 승부를 가른 마지막 퍼트는, 그린에서 산전수전 겪은 수잔 페테르센(38·노르웨이)에 의해 결정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퍼스셔의 글렌이글스 호텔 골프장 PGA 센터너리 코스(파72·6,434야드)에서 열린 솔하임컵 마지막 날. 양팀의 출전 선수 12명 전원이 일대일로 맞붙는 싱글 매치플레이가 펼쳐지기 전까지 미국과 유럽은 중간 스코어 8 대 8로 비긴 상황이었다.

유럽 캡틴인 카트리나 매튜(영국)의 리드 하에 페테르센은 글렌이글스 18번(파5) 그린에서 약 2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미국의 마리나 알렉스를 물리치고 유럽에 결정적인 풀 포인트(1점)를 따냈다. 동시에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유럽에 솔하임컵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비슷한 시각 17번홀(파3) 그린에서는 미국의 앨리 맥도날드가 짧은 파 퍼트를 놓쳐 브론테 로(잉글랜드)가 한 홀을 남기고 2홀 차로 승리했다. 미국은 3회 연속 우승하는데 0.5점이 필요했지만, 마지막 3개 조 선수들이 무너지면서 추가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했다.

베테랑의 노련미와 신예의 패기가 조화를 이룬 유럽 여자골프 선수들이 객관적인 열세를 극복, 사흘 최종 합계 14.5점을 획득하면서 1점 차이로 미국(13.5점)을 따돌렸다. 


수잔 페테르센: 페테르센은 올해까지 9차례 솔하임컵을 치르면서 영광과 비난을 동시에 받은 선수다. 특히 2015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열린 대회 때 포볼(2인 1조로 각자의 공을 치기) 매치는 골프계의 큰 논란이 됐다. 당시 찰리 헐(잉글랜드)과 한 조로 출전한 페테르센은 미국의 앨리슨 리-브리트니 린시컴과 맞붙었다.

16번홀까지 동점으로 팽팽히 맞선 뒤 17번홀에서 페테르센-헐이 먼저 파로 이 홀을 마친 가운데 앨리슨 리의 버디 퍼트가 홀 약 50㎝ 부근에서 멈춰 서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앨리슨 리는 컨시드를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공을 집어들었으나 페테르센이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해 결국 앨리슨 리가 벌타를 받은 것.

이 사건 이후 오랫동안 페테르센은 골프계 안팎의 맹비난을 받았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팬들의 분노는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게다가 컨시드 논란으로 전의를 불태운 미국이 싱글 매치에서 압승, 대역전승을 거두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후 페테르센은 골프 선수로서는 슬럼프를 겪었지만,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리고 1년이 넘는 공백을 끝내고 올해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복귀했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4개 대회에 출전해 3차례 컷 탈락했고, 시즌 상금 171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번 솔하임컵에서는 첫날 포볼과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2승을 거두면 선배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싱글매치 12경기: 이날 싱글매치에서 첫 조로 나선 재미교포 다니엘 강과 유럽의 강호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의 매치는 시간다가 18번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1홀 차로 이겼다. 

이틀 연속 포섬에서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던 제시카-넬리 자매가 싱글 매치에서도 승리하며 미국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미국의 간판 스타인 렉시 톰슨이 조지아 홀(잉글랜드)을 맞아 2홀 차로 패했다.

메간 캉(미국)과 찰리 헐(잉글랜드)은 이날 경기에서 유일하게 비겼다. 1, 2번홀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은 캉이 기선을 잡았다가 후반 들어서는 헐을 1홀 차로 추격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헐이 칩샷을 실수한 18번홀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버디를 잡아낸 캉이 올스퀘어를 만들었다.

엔젤 인, 리젯 살라스, 브리트니 알토마레가 잇달아 이기면서 미국에 승기가 기우는 듯했지만, 6번째 출전인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를 비롯해 페테르센, 로가 승점을 따내며 역전을 만들었다. 노르드크비스트는 버디를 쓸어담으며 모건 프레셀을 4홀 차로 제압했다.

이로써 유럽은 2015년과 2017년에 미국에 넘겼던 우승을 가져왔다. 아울러 1990년 창설돼 격년제로 열리는 솔하임컵 16차례 대회에서 전적은 미국이 10승, 유럽이 6승을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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