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PGA 투어 메이저 US오픈 챔피언십 골프대회 우승한 게리 우드랜드.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마지막 홀에서도 보기만 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버디가 나왔습니다."

게리 우드랜드(36·미국)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10m가 넘는 먼 거리 버디 퍼트로 우승을 자축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파71)에서 끝난 제119회 US오픈 챔피언십 골프대회 마지막 날. 우드랜드는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30·미국)를 3타 차 2위로 따돌렸다.

2011년 트랜지션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신고한 우드랜드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PGA 투어 4승째를 달성했다. 지난해 2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에 이은 약 1년 4개월 만의 우승이다.

우승 상금 225만달러(약 26억6,000만원)를 받은 우드랜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상금 4위(555만6,461달러)로 올라섰다. 지난주에는 9위였다.

2013년 US오픈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4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 1타 앞선 단독 1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우드랜드는 첫 홀(파4)에서 버디를 낚은 로즈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바로 2번, 3번홀(이상 파4) 연속 버디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로즈가 주춤한 사이 US오픈 114년 만에 대회 3연패를 노린 켑카의 추격이 시작됐다.

5번홀까지 버디 4개를 몰아친 켑카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켑카는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해 2위로 내려갔지만, 끝까지 위협적인 우승 라이벌이었다. 

우드랜드는 14번홀(파5) 두 번째 샷을 그린 옆에 떨군 뒤 절묘한 칩샷으로 1m 버디를 잡아냈고, 같은 홀에서 켑카는 파에 그치면서 둘의 간격은 2타 차가 됐다. 

우승을 안심할 수 없는 접전 상황인 17번홀(파3)에서 우드랜드의 아이언 티샷이 프린지에 떨어졌다. 홀과는 무려 20m나 떨어졌고, 퍼터를 들기에 애매한 위치에 공이 놓였다. 바로 앞 조에서 경기한 켑카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보기 위기에서 우드랜드의 공격적인 칩샷이 절묘한 위치에 떨어지면서 거의 홀에 들어갈 뻔 가까이 붙었고, 갤러리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반면 켑카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아쉬움이 담긴 갤러리들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우드랜드와 켑카의 희비가 교차한 순간이었다.

18번홀에서 3퍼트를 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우드랜드는 한 번의 퍼트로 홀아웃하면서 버디를 추가했다.

불과 2년 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존재감이 없었던 우드랜드는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1라운드 64타, 2라운드 66타를 치며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으나, 결국 브룩스 켑카에게 우승컵을 넘기고 공동 6위로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그동안 PGA 투어 장타자로 이름을 알렸던 우드랜드는 쇼트 게임과 퍼트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전혀 다른 골프를 선보이며 그동안의 혹평을 한방에 잠재웠다. 

그린을 놓치고도 타수를 잃지 않는 스크램블링에서 1위(평균 80%)에 오를 정도로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최종라운드 그린 적중률 83.33%(15/18)를 포함해 나흘 평균 72.22%(52/72)를 기록, 출전 선수 전체 중 2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아버지의 날'인 이날 아버지 댄 우드랜드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 잭슨과 오는 8월 쌍둥이를 출산할 아내 개비의 축하를 받은 우드랜드는 우승 인터뷰에서 "이제 그린 플레이와 쇼트게임이 나의 최고 무기"라고 밝혔다. 

켑카는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메이저 사냥꾼'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마무리였다. 5번 홀까지 버디 4개를 뽑아내는 등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쳤다. 특히, 이번 US오픈을 포함해 최근 출전한 6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3회와 준우승 2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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