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프로가 PGA 투어 2019 RBC 헤리티지에서 공동 10위로 선전했다.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오는 5월 19일 만 49세가 되는 한국 남자골프의 맏형 최경주(48)가 '코리안 탱크'로 돌아왔다.

지난 2017-2018시즌 출전한 14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8번이나 컷 탈락했던 최경주는 작년 3월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공동 5위)을 제외하고는 상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이번 시즌 들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올해 데뷔전 2월 피닉스 오픈을 시작으로 제네시스 오픈, 3월 발스파 챔피언십까지 출전 대회 3연속 컷 탈락했다. 이달 들어 발레로 텍사스 오픈 공동 69위가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대회였다.

그 사이 세계랭킹은 846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시즌 상금 순위 191위(21만9,405달러)에 그쳤던 최경주는 이번 대회 직전까지 올 시즌 1만5,075달러를 버는데 그쳤었다. 

그러나 지난주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40대 타이거 우즈(미국)가 화려하게 비상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고 밝힌 최경주는 이번 RBC 헤리티지에서 지난 두 시즌과는 전혀 다른 코리안 탱크 본연의 골프를 선보였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6,990야드)에서 열린 RBC 헤리티지 첫날 공동 39위로 무난하게 출발한 최경주는 기상 악화로 이틀에 걸쳐 치른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공동 6위로 도약했고, 3라운드에서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5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8년 만의 우승 가능성을 부풀렸다. 최경주의 가장 최근 PGA 투어 우승은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다.

22일(한국시간) 계속된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최경주는 초반 5개 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한때 공동 선두로 우승 경쟁을 벌였다. 2온에 성공한 2번홀(파5)에서 가볍게 90cm 버디를 낚았고, 3번홀(파4)에선 세컨샷이 그린 왼쪽으로 날아간 여파로 보기를 적었다. 4번홀(파3)에선 프린지에서 친 6m 가까운 버디 퍼트를 홀에 넣었고, 5번홀(파5)에선 두 번째 샷 실수를 만회하는 칩샷으로 만든 1.3m 버디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7번홀(파3)과 8번홀(파4) 연속 보기로 전반을 이븐파로 끝냈다. 7번홀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을 홀 1.2m 앞에 붙였지만, 파 퍼트가 살짝 빗나갔고, 8번홀에선 두 번째 샷이 그린 오른쪽으로 날아간 데다 짧은 퍼트 실수가 나오면서 다시 1타를 잃었다.

후반 들어 11번홀(파4)에서 2.2m 버디를 추가하며 중간 성적 9언더파로 다시 선두권을 위협한 최경주는 마지막 2개 홀에서 나온 보기 탓에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아이언 티샷이 그린 우측 벙커에 빠진 17번홀(파3)에서 세컨샷은 핀을 2.3m 가량 지나갔고 이어진 파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선두를 추격할 동력을 잃은 그는 18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지나 작은 벙커로 향했고, 2.5m의 부담스러운 파 퍼트가 살짝 빗나갔다.

결국 이날 1오버파 72타를 친 최경주는 최종합계 7언더파 277타를 기록, 약 13개월 만에 톱10에 입상한 데 만족했다. 공동 10위 상금 15만2,950달러(약 1억7,000만원)를 추가한 최경주는 시즌 상금 부문에서 지난주(234위)보다 50계단 상승한 184위가 됐다.

우승은 대만의 판청충에게 돌아갔다.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인 그는 선두권 선수들이 막판에 줄줄이 무너진 덕분에 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다.

페덱스컵 포인트 1위를 달리는 맷 쿠처(미국)가 4타를 줄여 11언더파 273타를 기록,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면서 우승을 바라봤던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추풍낙엽처럼 무너졌다. 전반에 버디와 보기 1개를 바꾸면서 타수를 지켰지만, 11번홀에서 13번홀까지 3연속 보기에 이어 14, 15번홀에서 연속 더블보기로 5개 홀에서 무려 7타를 잃었다. 결국 6오버파 77타를 적어낸 존슨은 공동 28위(4언더파 280타)로 추락했다.

1, 2라운드에서 선두였던 셰인 로리(아일랜드)는 존슨이 부진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1타를 줄이는데 그치면서 공동 3위(10언더파 274타)로 전날보다 한 계단 밀렸다. 재미교포 케빈 나도 최경주와 나란히 공동 10위에 자리했다.

이경훈(28)은 마지막 1오버파 72타를 쳐 공동 48위(1오버파 285타)에 자리했다. 전반에 이글 1개와 버디 1개로 3타를 줄인 뒤 후반에는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추가하는 온도 차를 보였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golf@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