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가 2019년 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지난해 연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019년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밝히자 유럽프로골프투어 수뇌부가 발칵 뒤집힌 사건이 있었다. 

2018년 1승을 기록하긴 했지만, 매킬로이는 2016년 9월 투어 챔피언십 우승 이후 지난 2년간 PGA 투어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최근 13개월 동안 7차례나 최종일 챔피언조 경기에서 우승 사냥이 무산됐다.

올해 PGA 투어 첫 대회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도 마지막 날 단독 선두 게리 우들랜드(미국)와 챔피언조 동반 라운드를 펼쳤지만, 공동 4위에 그쳤다. 3타차 2위로 출발해 한때 공동 선두까지 따라붙었던 매킬로이는 그러나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며 우승에서 멀어졌다. 그가 최종 라운드에 적어낸 1언더파 72타는 톱10을 기록한 선수 가운데 가장 저조한 스코어였다. 이에 "로리가 예전 같지 않다. 로리는 이제 없다"는 등의 말들이 흘러나왔다.

과거 95주 동안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로 위세를 뽐냈던 매킬로이는 개인 최고 시즌을 보낸 2014년 라운드당 평균 2.3타를 줄였다. 당시 PGA 투어 선수들 중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그에 닿지 못했다.

2014년: 2.3타
2015년: 1.8타
2016년: 1.7타
2017년: 1.2타
2018년: 1.4타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매킬로이가 지난 13개월 동안 7차례나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했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고전한 매킬로이 기록들 >

대회명--54홀 선두--선두와 매킬로이의 타수차--매킬로이의 최종라운드 성적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리 하오통--1타--3언더파

마스터스--패트릭 리드--3타--2오버파

BMW PGA 챔피언십--매킬로이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0타--2언더파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저스틴 토머스--3타--3오버파

BMW 챔피언십--저스틴 로즈--1타--2언더파

투어 챔피언십--타이거 우즈--3타--4오버파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챔피언스--3타--1언더파


특히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할 수 있는 마스터스에서는 패트릭 리드(미국)와 챔피언조 대결을 펼쳤지만 4위에 그쳤고,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BMW 챔피언십, PGA챔피언십, 유럽프로골프투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투어 대회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빈번하게 우승을 다툰다는 것은 경기력이 뛰어나다는 얘기지만, 그에 비해 우승이 없다면 '뒷심 부족', '정신력의 문제'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맞붙은 2018 투어 챔피언십 최종일에 매킬로이는 2오버파 74타를 쳐 10위 이내 입상자 가운데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았다. 그보다 앞서 BMW 챔피언십 4라운드에선 68타를 적었는데, 10위 이내로 대회를 마친 선수 11명 가운데 최하위 스코어였다.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대결한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도 오버파를 쳐 2위도 지키지 못했다.

최종일 결정적인 순간마다 샷 난조나 퍼트 부진에 발목이 잡혀온 매킬로이는 올해 첫 대회가 열린 하와이에서도 퍼트가 흔들렸다. 4라운드에서 무려 33번이나 퍼터를 잡을 만큼 그린 플레이에서 고전했다. 이날 4.5m 넘는 거리의 퍼트는 모두 홀을 외면했다.
매킬로이는 "충분히 더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는데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며 "드라이버도 멀리, 정확하게 때렸고, 아이언도 그린에 잘 올렸는데 마무리가 신통치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울러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자꾸 놓치는 것에 대해 매킬로이는 "초조해하거나 불안하지도 않았다"면서 오히려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경기했으니) 내 경기력이 좋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나 올해 메이저대회 우승, 특히 마스터스를 제패하고 세계랭킹 1위를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힌 매킬로이의 가장 큰 과제는 '뒷심 부족의 극복'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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