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닐라 린드베리와 박성현, 박인비.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투어에서 일부 선수들의 늑장 플레이는 언제나 논란거리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도 슬로 플레이에 대해 불이익을 주고 있지만, 유럽프로골프투어의 경우엔 2년 전부터 실명을 공개하고 거액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에서도 느림보 플레이가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당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늑장 플레이 선수가 끼어 있으면 플레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슬로 플레이를 비판했다.

슬로 플레이어 린드베리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니아 쇼어 코스(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80만달러) 대회 셋째 날. 1~3라운드 선두를 달리는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의 슬로 플레이가 도마에 올랐다.

린드베리는 앞서 1, 2라운드에서도 에이밍을 하거나 샷을 하고, 퍼트를 할 때 지나칠 정도로 동작을 반복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급기야 이날 경기 도중 슬로 플레이에 대한 경고도 받았다. 린드베리는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고 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로 단독 선두를 꿰찼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2010년 LPGA 투어에 데뷔한 그는 이전에는 메이저 대회에서 선두에 나서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7언더파 단독 1위, 2라운드에서 5타를 더 줄여 공동 선두를 유지한 데 이어 3라운드에서도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에서 노리게 됐다.


박성현, 2오버파 '난조'

린드베리와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벌인 박성현(25·KEB하나금융)은 3라운드 도중 급격한 난조로 2타를 잃어 결국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4개 적어내고 더블보기까지 1개를 추가하면서 2오버파 74타를 기록했다.

경기 직후 LPGA와 인터뷰에서 '기다림이 오늘 리듬을 잃은 데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을 받은 박성현은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지만, 전날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는 절정의 샷 감각을 뽐내며 공동 선두에 나섰던 박성현이 이날 후반에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본 팬들은 아쉬움과 함께 린드베리에 대한 불편함이 남았다.

박성현은 4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6번홀(파4) 버디로 만회했다. 이후 9번(파5), 10번(파4), 11번(파5)에서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린드베리를 2타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12번홀(파4)에서 짧은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낸 데 이어 13번홀(파4)에서도 연속 보기를 하며 급격히 흔들렸다. 14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린드베리에게 선두를 빼앗겼다.

전날 멋진 샷 이글을 만들었던 15번홀(파4)에서는 벙커에 발목이 잡혔다. 두 번의 시도 끝에 어렵게 벙커에서 탈출했지만, 먼 거리 보기 퍼트가 컵을 맞고 나가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16번홀(파4)에서도 파 퍼트를 놓쳤다.

지난해 신인왕은 물론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까지 3관왕을 차지하며 '슈퍼루키' 돌풍을 일으킨 박성현은 지난주 기아 클래식에서 LPGA 투어 진출 이후 처음으로 컷 탈락까지 당하는 등 올해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도약의 발판을 놓았던 박성현은 비록 이날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공동 3위로 우승권을 지키며 시즌 첫 승에 대한 기대를 이어갔다. 최종 라운드에서 4타차 역전 우승에 도전하는 그는 지난해 US여자오픈에 이은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조준했다.


공동 3위 박인비, 시즌2승+메이저8승 도전

린드베리에 뒤이어 에이미 올슨(미국)이 선두에 3타차 단독 2위(11언더파 205타)에 오른 가운데 박성현과 함께 박인비(30·KB금융), 모리야 주타누간(태국), 재미교포 제니퍼 송(한국이름 송민영), 찰리 헐, 조디 이워트 섀도프(이상 잉글랜드)가 공동 3위에 포진했다.

지난달 중순 뱅크 오브 오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면서 완벽한 부활을 알린 박인비는 이날 정교해진 퍼팅감을 앞세워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사흘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전날 공동 11위에서 공동 3위로 도약하며 시즌 2승이자 개인 통산 메이저 8승째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 대회 초반 이틀 동안 박성현과 동반 경기했던 이민지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공동 63위로 대회 반환점을 돌았던 그는 3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담고 보기 1개를 곁들여 8타를 줄이면서 공동 12위(7언더파 209타)로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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