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잉스터와 2017 솔하임컵 미국팀.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그녀가 돌아왔다. 현역에서 뛰는 '백전노장' 줄리 잉스터(57·미국)가 내년 솔하임컵에서 미국팀을 이끌기 위해 불타는 열정의 리더로 돌아왔다.

지난달 말 미국 골프채널 보도에 이어 LPGA 투어에서도 "잉스터가 3연속 캡틴(단장)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솔하임컵 미국팀에서 동일한 세 번째 단장은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 아이오와주 웨스트 디모인 골프클럽에서 열린 유럽과 미국의 대륙간 여자골프 대항전인 2017 솔하임컵에서 잉스터가 이끈 미국팀이 최종 스코어 16.5점으로, 유럽팀(11.5점)을 제쳤다. 앞서 2015 년에도 미국(14.5점)은 유럽(13.5점)을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LPGA투어닷컴은 '왜 잉스터가 최초로 솔하임컵 미국팀의 3연속 단장에 선정될 수밖에 없었는지' 5가지 이유를 언급했다.

무엇보다, 미국 선수들이 잉스터를 좋아한다는 것. 스포츠 역사상 종목을 막론하고 가장 성공적인 팀들에겐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수장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1990년대 미국프로농구(NBA) 팀 시카고 불스에는 '전설의 명장' 필 잭슨이 있었고, 현재 미국프로풋볼(NFL) 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는 빌 벨리칙이 존재한다. 그보다 앞서 NBA 보스턴 셀틱스에는 레드 아워벡이 있으며, 그린베이 패커스에는 빈스 롬바르디가 있었다. 이들 각 팀에는 젊은 스타들이 즐비했지만, 그 선두에는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물론 솔하임컵은 이와는 다른 골프 대항전이지만, 잉스터는 격년으로 치러지는 대회에서 성공에 필요한 연속성과 동기 부여를 제공하기에 적임자다.

크리스티 커. 사진=골프한국


2003년 솔하임컵에서 잉스터와 출전 선수로 함께 뛰는 등 이 대회에 8번이나 나왔던 베테랑 크리스티 커는 LPGA와 인터뷰에서 "나는 줄리(잉스터)를 솔하임컵 주장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그녀는 미국 골프계의 스타이고 전설이다"고 추켜세웠다. 또 다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멤버 브리타니 랭은 "우리는 잉스터의 경기를 보면서 자랐고, 그녀는 과거 우리의 영웅이었고 지금도 영웅이다"고 잉스터의 주장 선임을 환영했다.

두 번째, 잉스터는 캡틴으로 자질이 충분하다. 그는 2011년과 2013년 미국팀이 유럽팀에 연거푸 패한 뒤인 2015년 첫 단장에 올라 미국팀을 6년 만의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포섬과 포볼 위주의 경기였던 대회 둘째 날까지 미국은 유럽에 6-10으로 뒤져 있었다. 그러나 각 팀에서 12명이 출전해 일대일로 겨루는 마지막 날 싱글 매치 플레이에서 잉스터의 격려와 지지 속에 미국팀은 역전 우승을 일궜다.

이울러 잉스터는 솔하임컵(15-12-7)에서 좋은 선수였고, 5번의 승리 팀원으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가 단장을 원하지 않거나 혹은 미국팀이 더 이상 이기지 않을 때까지는, 잉스터가 캡틴을 맡는 게 확실한 선택으로 보인다. 

셋 번째, 잉스터는 투어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2019년 미국팀은 2015년, 2017년 팀과 크게 다를 수 있는데, 잉스터보다 미국팀을 구성하고 이끄는 데 적합한 사람은 없다. 아직 LPGA 투어에서 뛰고 있으며 계속해서 선수들 주위에 있기 때문이다. 폴라 크리머, 커, 스테이시 루이스, 랭, 브리트니 린시컴을 비롯해, 렉시 톰슨, 다니엘 강, 엔젤 인, 미셸 위, 리젯 살라스, 그리고 넬리 코르다, 브리트니 알토마레, 마리나 알렉스 등 선수들의 특징들을 잘 알고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

폴라 크리머. 사진=골프한국


잉스터는 '단장 추천' 권한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지난해 팔 부상으로 기권한 제시카 코르다를 대신해 크리머를 선발했을 때 다소 논란이 있었다. 미국의 간판 선수이지만 당시 세계랭킹 100위 밖이었을 정도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리머는 잉스터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3승1패를 기록했다. 특히 잉스터는 솔하임컵 신인들(다니엘 강, 오스틴 언스터, 엔젤 인)과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네 번째, 잉스터 자신이 전설이다. 그는 7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한 것을 포함해 LPGA 투어에서 31승을 달성했다. 작년에 솔하임컵에서 승리한 뒤 저리나 필러는 "줄리 같은 사람을 캡틴으로 함께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전했고, 크리머는 "줄리는 골프선수로서 나의 롤모델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잉스터는 솔하임컵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선수로서 세 번 출전했고, 단장으로 세 번째가 된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팀이 3연속 우승했을 때 잉스터가 선수로 뛰었다. 2005년과 2007년 싱글 매치플레이 경기에서는 승리했고, 2009년 싱글 매치에선 무승부를 기록했다.

2007년 스웨덴에서 열린 솔하임컵에서 미국의 원정 두 번째 승리를 함께했고, 단장으로 나선 2015년 독일에서도 잉스터는 원정 우승을 차지했다. 만약 내년 스코틀랜드에서도 미국의 우승을 이끈다면, 미국팀은 외국에서 4번째 우승을 차지할 기회를 얻게 된다.

더욱이 잉스터는 2000년 스코틀랜드에서 개최된 솔하임컵 마지막 날 싱글 매치에서 안니카 소렌스탐과 맞대결에서 4홀을 남기고 5홀 차로 크게 패한 아픔이 있어 2019년 대회를 우승으로 이끌고 싶은 열의가 어느 때보다 굳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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