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 사진제공=CJ그룹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Big Ben(빅벤)' 안병훈(27)이 올해 처음 나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상쾌하게 첫발을 디뎠다.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90만달러) 첫날. 안병훈은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7언더파 64타를 때린 빌 하스(미국)가 단독 선두를 질주한 가운데 안병훈은 공동 12위에 올라 상위권 입상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골프대항전 유라시아컵을 시작으로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등 두 차례 유럽프로골프투어 대회에 나서며 워밍업을 마친 안병훈은 이날 312야드에 이르는 특유의 시원시원한 장타를 앞세워 파5홀 3곳을 모두 버디로 장식해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냈다. 그린 적중률 66.7%에 이를 만큼 아이언샷 정확도도 나쁘지 않았다.

3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려 이글 기회를 만든 안병훈은 약 2.5m 퍼트가 빗나갔지만, 45cm 버디 퍼트를 가볍게 떨어뜨렸다. 4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전반에 2타를 줄였다. 14번홀(파4)에서 티샷이 깊은 러프에 빠진 데 이어 3퍼트를 하는 바람에 보기를 적었지만, 13, 15번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13번홀에서는 탭인 버디를 낚았고, 15번홀에선 이날 최고 비거리를 기록한 355야드짜리 장타에 이어 2온에 성공해 1타를 만회했다.

332야드짜리 17번홀(파4)에서는 원온을 시도하다 그린 옆 해저드에 볼을 빠트렸지만, 벌타를 받고 러프에서 드롭하고 친 세 번째 샷을 핀 옆 25m에 올렸고 안정된 퍼트로 파를 지켰다.

안병훈은 본격적으로 PGA 투어에 합류한 2016-2017시즌 22차례 출전한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입상했지만, 페덱스 순위 102위에 그쳤다. 한국과 유럽에서 우승을 경험한 그가 미뤘던 PGA 투어 첫 우승을 올해 터트릴 수 있을지 국내 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

일반 골프 대회에서 강조하는 '정숙'과 '매너' 대신 '골프 해방구'로 명성이 높은 피닉스오픈은 음주와 고함, 야유를 허용하는 독특한 관람 문화로 인기가 높다. 특히 16번홀(파3)은 스타디움 형태의 관람석이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들어차 있고 그린에 볼을 올리지 못하면 2만여명의 관중이 온갖 야유가 쏟아내기에 강심장이 필요한 홀이다.

작년 피닉스오픈 3라운드에서 단독 1위까지 치고 나갔다가 6위로 마쳤을 정도로 이곳에서 강점을 발휘했던 안병훈은 이날 16번홀에서는 파를 기록했다. 티샷을 7.5m에 떨어뜨린 뒤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갔지만 30cm 퍼트로 마무리했다.

리키 파울러와 빌리 호셸, 브라이슨 디샘보(이상 미국) 등 5명이 선두에 2타 뒤진 5언더파 66타 공동 2위에 올랐고, 무서운 상승세로 세계랭킹 1위를 넘보는 존 람(스페인·세계2위)은 4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안병훈과 같은 3언더파 공동 12위에는 지난해 상금왕 저스틴 토머스와 베테랑 스티브 스티리커(미국)를 비롯해 영건 피터 유라인, 잔더 셔펠레(이상 미국) 등 무려 17명이 포진해 있어 이틀째 2라운드에서 치열한 상위권 쟁탈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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