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투게더오픈…안시현·박결은 2위

박민지. 사진=KLPGA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루키’ 박민지(19·NH투자증권)가 프로골퍼의 꿈을 키워온 88컨트리클럽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따돌리고 3차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 이을 대형 신인 탄생

지난 2012년 12월 신인이었던 김효주가 2013시즌 두 번째 대회인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프로 데뷔 2개월 만이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활약하다 2012년 10월 프로 전향을 선언한 김효주는 해가 바뀌기도 전에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하며 '거물'의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물론 김효주는 프로 데뷔 전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지난 6일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데뷔한 박민지도 KLPGA 투어 정식 데뷔 두 번째 대회인 KLPGA 투어 삼천리 투게더 오픈(총상금 9억원)에서 첫 우승컵을 차지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KLPGA 투어에 정식 멤버로 나선 지 열흘만이다.

박민지는 16일 경기도 용인의 88컨트리클럽 나라·사랑 코스(파72·6,58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4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의 성적을 거둔 박민지는 이날 6언더파 66타를 몰아친 박결(21·삼일제약), 2타를 더 줄인 안시현(33·골든블루)과 나란히 공동 선두로 동률을 이뤄 18번홀(파5)에서 서든데스 연장전 끌에 우승을 확정했다.

2016년 골프 국가대표를 지낸 박민지는 지난해 세계아마추어 여자팀골프선수권대회 단체우승으로 KLPGA 정회원 자격을 획득한 뒤 2017 KLPGA 투어 시드 순위전 본선에서 8위를 기록하며 프로무대에 직행했다.
이밖에 2015년 경기도지사배 1위와 경기도 종합선수권골프대회 1위에 올랐고, 2016년 호주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와 아시아태평양 골프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하면서 아마추어 강자로 자리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이소영이 데뷔 첫해 우승(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을 기록한 바 있다.


흔들림 없는 정신력과 체력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선두에 오른 박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리를 지켜냈다. 그 바탕에는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이 한몫 했다.

연장 첫 홀에서 박민지와 안시현이 버디를 잡았고, 파를 기록한 박결은 먼저 탈락했다. 18번홀에서 계속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박민지와 안시현이 나란히 파를 적었고, 연장 세 번째 홀에서도 박민지는 신인답지 않게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노련한 안시현을 따돌리고 침착하게 버디를 잡아내면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여자핸드볼 국가대표를 지낸 어머니 김옥화 씨의 ‘스포츠 DNA’를 물려받은 박민지는 타고난 체력도 있지만, 평소에도 강도 높은 체련훈련을 소화해왔다.

아울러 88컨트리클럽 명예 꿈나무로 대회 장소와 인연이 있는 박민지는 이 코스에서 훈련한 덕을 톡톡히 봤다. 나흘 내내 골프장 관계자들의 열렬한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그는 "이번 시즌 1승과 신인상 수상이 목표인데 4라운드에서도 점수에 신경 쓰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행운의 18번홀

이날 18번홀은 박민지에게 행운의 홀이었다. 4라운드 마지막 홀 버디에 힘입어 극적으로 연장에 합류했고, 결국 이 홀에서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정규 4라운드는 박민지, 안시현, 박결의 ‘3파전’ 양상이었다. 초반은 박민지의 강세였다. 88컨트리클럽 코스를 잘 아는 박민지는 1번홀과 2번홀(이상 파4)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3번홀(파3), 4번홀(파5) 연속 보기로 다시 공동 선두로 내려왔다.
중반은 박결이 선전했다. 공동 선두 박민지·안시현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결은 6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시작으로 8번홀(파5)과 9번홀(파4)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아내면서 추격에 나섰고, 12번홀부터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후반은 안시현이 뒷심을 발휘했다. 후반 10번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아내며 지루한 파 행진을 끊은 뒤 12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안시현은 그러나 13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면서 박결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은 안시현은 14번(파4)과 15번홀(파3)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아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박민지는 후반 들어 다소 주춤했으나, 안시현과 박결이 아깝게 버디를 놓친 정규 마지막 홀에서 회심의 버디를 잡아내면서 극적으로 연장에 합류하는 인내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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