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위민스 챔피언스…"2015년의 15승 뛰어넘을까"

박인비(29)와 박성현(24)이 5일 끝난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과 단독 3위를 기록했다. 박인비 사진=와이드앵글. 박성현 사진=KEB하나은행
[골프한국 하유선 기자] 2017년 초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불어닥친 태극 낭자들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달 19일 호주여자오픈에서 장하나(25)가 정상에 오른데 이어 26일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는 양희영(28)이 우승했다. 그리고 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박인비(29)가 2년 만에 대회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박인비는 센토사 골프장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시즌 첫 우승이자 LPGA 투어 통산 18승을 확정했다. 작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을 제외하면, LPGA 무대에서는 2015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약 16개월 만의 기쁨이다.

1998년 '영원한 골프여제' 박세리가 LPGA 투어에 본격 진출한 이후 한국 선수들이 초반부터 맹위를 떨친 것이 물론 처음은 아니다. 한국 국적 선수로만 따져 2006년과 2009년에 시즌 11승씩을 거뒀고, 2015년에는 15승으로 최다승을 달성했다. 당시 박인비가 5승을 책임졌고, 루키였던 김세영이 3승, 그리고 맏언니 최나연이 2승을 거뒀다. 여기에 양희영, 김효주, 전인지, 최운정, 안선주가 1승씩을 보탰다.

작년에는 전인지(23)가 신인왕과 베어트로피를 거머쥐며 한국 여자골프의 자존심을 살렸지만, 한국의 전체 우승은 9승으로 2015년보다 급격히 감소했다. 가장 큰 타격은 항상 든든한 리드 역할을 해왔던 박인비의 부상이었다.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박인비는 지난해 우승이 없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정상급 선수들이 빠지지 않고 출전한 이번 싱가포르 대회에서 박인비 외에도 한국 선수들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하면서 핑크빛 가능성을 부풀렸다. '슈퍼 루키' 박성현(24)을 비롯해 장하나(25), 유소연(27), 이미림(27), 최운정(27) 등이 10위 안에 포진했다.

1월 말 시즌 개막전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는 '톱10'에 김효주(21) 한 명밖에 오르지 못했다. 대신 우승자 브리트니 린시컴을 비롯해 렉시 톰슨, 스테이시 루이스, 저리나 필러, 넬리 코르다 등 미국 선수들이 1∼5위를 휩쓸자 올해 LPGA 투어 판도가 달라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흘러나왔다.

더불어 지난 시즌 LPGA 투어 5승을 휩쓸며 최강자에 등극한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의 돌풍도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또 캐디·클럽·코치를 바꾸고 새롭게 무장한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두 선수 모두 올해도 한국 선수들의 강력한 라이벌임을 보여줬다.

지난주 혼다 LPGA 타일랜드 선전으로 전력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던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더 견고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박인비의 화려한 부활이 반갑다. 박인비는 손가락과 허리 부상에 시달려 지난해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컷 탈락 이후 LPGA 투어에 출전하지 못했다. 8개월만의 복귀전인 지난주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25위로 실전감각을 끌어올린 박인비는 복귀 2주일째에 완벽한 회복을 선언했다.

이번 HSBC 위민스 챔피언십 대회를 통해 정식 데뷔전을 치른 박성현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번 대회 나흘 내내 선두권에서 우승을 다툰 박성현은 단독 3위를 기록, 예상보다 빨리 투어에 적응하면서 LPGA 투어 첫 승이 머지않았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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