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채널, 사건 전말 심층보도

PGA 투어 대회를 위해 방문한 하와이에서 강도에게 납치와 폭행을 당했다고 밝혀 골프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호주 골퍼 로버트 앨런비(44)의 당초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를 위해 방문한 하와이에서 강도에게 납치와 폭행을 당했다고 밝혀 골프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베테랑 골퍼 로버트 앨런비(44·호주)의 당초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골프채널은 현지 경찰이 CCTV 확인과 주변 탐문 등을 통해 밝힌 내용을 인용해 앨런비의 사건 전말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앨런비는 지난 16일 PGA 투어 소니 오픈 2라운드에서 컷 탈락한 후 저녁 8시 무렵 캐디 믹 미들모와 호주에서 온 친구인 안토니 펀토리에로와 함께 와인바에서 2시간 가량 식사를 했다. 캐디 미들모는 술집에서 먼저 나갔고, 펀토리에로가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동안 혼자 앉아 있던 앨런비에게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자 두 명과 여자 한 명이 접근했다.

앨런비는 신용카드로 술값을 계산하고서 이를 뒷주머니에 꽂았다. 이들 세 명과 함께 술집을 나선 시간은 밤 11시6분. 잠시 후 11시20분에 근처 주류 판매점에서 누군가 앨런비의 카드로 데킬라 두 병을 구입했다. 그리고 11시30분 앨런비는 와인바에서 91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두 명의 노숙자에게 발견됐다.
두 노숙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앨런비의 얼굴에는 상처가 없었다. 그들은 앨런비에게 "괜찮냐"고 물었고, 앨런비는 이들을 바에서 함께 있었던 기존 세 명과 착각했다. 앨런비는 노숙자들이 자신에게 강도짓을 했다면서 호전적인 태도로 "또 다른 한 명은 어디 있냐"고 말했다. 노숙자가 "그게 누구냐"고 되묻자 앨런비는 "원래 세 명이잖아. 너희들이 그에게 열쇠를 주고 트럭을 가져와서 나를 잡아가려는 것이잖아"라고 말했다. 그래서 두 노숙자는 그를 두고 자리를 떴다.

이후 앨런비가 목격된 곳은 성인전용 클럽이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자정 무렵 앨런비는 다수의 무리와 함께 들어왔고 3,400달러(약 367만원)를 술값으로 지불했다. 클럽을 나올 때까지 그의 얼굴에는 상처가 없었다.
새벽 1시가 지나 앨런비를 처음 만났던 노숙자 두 명은 같은 장소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노숙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두 번째 앨런비를 발견했을 때 그의 얼굴에는 큰 상처가 있었고, 취한 상태를 너머 몸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고 한다. 노숙자는 "앨런비가 머리를 떨구고 주저앉아 자신의 머리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후 길에 있던 노숙자 여성에게 도움을 받아 정신을 차린 앨런비는 호텔로 돌아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골프채널은 앨런비가 지금까지 주장했던 납치극은 사실이 아니며 대신 누군가 앨런비의 술에 '약'을 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앨런비는 "내가 정신을 잃자 누군가 내 카드로 2만달러(약 2,161만원)를 사용했다"며 "와인 3잔을 마시고 두 시간 동안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하며 자신이 약에 취했던 것 같다고 복잡한 마음을 전했다. 그의 캐디인 미들모 역시 "누군가 약을 탄 것이 틀림없다"며 앨런비의 주장을 지지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앨런비가 절도 피해를 당한 것에는 동의하지만 납치와 폭행 피해 사실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 후유증으로 지난주 개막한 PGA 투어 휴매나 챌린지 대회에 기권했던 앨런비는 오는 28일 피닉스오픈에 앞서 이번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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