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골프 코스를 보면 마음이 즐거워지고 감탄사가 절로 나는 것은 골퍼들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 대한 음미도 잠시, 골프 코스에 들어서면 골프 코스의 어려움에 "억" 소리가 절로 날 것이다.
일반적으로 아름다운 골프 코스일 수록 어려운 코스일 가능성이 많다.

훌륭한 디자이너 일 수록 좋은 샷과 나쁜 샷에 대한 보상의 정도에 대해서 명확히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좋은 샷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대가가 따르고,
나쁜 샷에 대해서는 응징을 받는다고 할 수 있겠다.

코스 설계자는 음악의 지휘자, 건축의 설계사와 같이 예술적인 감각과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으며,
골프의 역사와 이론에 뛰어난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그들이 코스를 만들면서 아무런 의미 없이 언덕을 만들거나
나무를 심거나 벙커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지 아름다움을 목적으로 워터 해저드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나 프로 선수들도 디자이너의 코스 설계 목적이나 의도에 대해서
자세하고 심층적인 생각을 해 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 일 것이다.

설령 해 보았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이고 개괄적인 사항이어서 스코어를 줄이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 전지 훈련 기간 동안 필자가 학생들과 함께 머물렀던 말레이시아의 오나(ORNA)코스는 말레이시아 투어 대회 개최코스로 사용 되었고,
최경주 선수가 미국 투어를 준비 하기 위해서 연습을 한 코스로 그린의 난이도가 PGA 투어의 코스에 버금 갔다.
다시 말해서 그린에 평지가 없다는 말로 해석 해도 좋을 정도이다.
이러한 그린을 보면 대부분의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은 " 와! 정말 어렵다!"라는 차원에서 받아들이고는
왜? 그린의 경사가 그리 많고, 그렇게 설계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많은 선수들이 어려운 그린에서 3 퍼팅을 많이 하면서 고생을 하는 것을 본다.
그린의 어느 부분에 볼을 떨어뜨려야 하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그린을 향해서 샷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이 된다.
그린을 적중하기에 급급 하는 골퍼들에게 그린의 어느 부분을 공략 해라고 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요구가 될 수도 있지만,
타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 되어야 하는 일이다.
그린의 특정 부분에 볼을 올리면 80%가 넘게는 3 퍼팅을 하는 지역이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린을 미스 하더라도 칩샷을 하기 용이한 지역에 볼이 떨어지면 파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코스 디자이너는 스마트한 골퍼에게 많은 보상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스 중에서 이스트 6번 홀이 비교적 거리가 짧으면서 페어웨이 적중이 쉬워서 선수들이 홀을 쉽게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린 적중률이 그리 높지 않으며, 파를 하는 율이 다른 홀들에 비해서 유난히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왼쪽에는 레터럴 워터 해저드가 있고, 오른쪽은 언덕이 있고 경사가 페어웨이 중앙을 향해서 있어서
티 박스에 서면 자연스럽게 오른쪽을 향해서 에임을 하고 샷을 하게 되고 미스를 하더라도 언덕에 맞고는 페어웨이 쪽으로 바운스가 나는 것을 선수들이 이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함정은 여기에 있다.
거리가 짧은 홀은 그린이 대체로 작고 어렵다는 것이다.
그린이 작고 경사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심하게 흐르고 있어서
오른쪽에서 세컨드 샷을 하는 경우 오르막 경사에서 샷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훅 스핀이 볼에 부과 되어서
왼쪽으로 경사가 있는 그린에 볼이 랜딩을 하게 되면 볼이 심하게 튀어서 그린 뒤쪽의 벙커에 볼이 빠진다는 것이다.
이 홀에서는 왼쪽 페어웨이를 공략해서 샷을 왼쪽에서 오른쪽 그린을 향해서 하지 않으면 볼을 세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어린 선수들은 인지 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오른쪽 페어웨이를 공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루는 아이들을 모아두고 이러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이들에게는 생각 해 보지 않은 일이었고, 골프를 잘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한지를
느끼게 해 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코스의 분석이 꼭 선수들이나 프로 들에게만 국한 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도 철저한 코스의 분석과 이해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코스 디자이너의 의도를 이해하게 되면
그에 따른 보상 (스코어를 줄임)도 따른 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글: 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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