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땅콩' 김미현(35)이 현역 마지막 대회를 마치고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21일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한 김미현은 "마지막 퍼트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스코어 카드를 내면서 정말 선수로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6오버파 78타를 친 김미현은 최종합계 8오버파 224타로 출전 선수 69명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김미현은 "요새 몸이 매우 좋지 않아서 18홀을 제대로 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3라운드를 다 마쳐 다행"이라며 "초청해주신 대회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개막 전날인 18일 기자회견 때만 하더라도 "눈물이 나야 울 것 아니냐"고 큰소리치며 밝은 모습을 보인 그였지만 골프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미현은 "매 대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대회마다 기억에 남는다"며 "꼭 한 대회를 지목할 수는 없지만 우승했을 때보다 오늘 더 많이 울었다. 이번 대회가 그만큼 뜻깊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9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데뷔한 김미현은 1999년 LPGA로 진출, 그 해 신인상을 받았고 2007년 셈그룹 챔피언십까지 모두 8차례 투어 정상에 올랐다.

박세리(35·KDB금융그룹), 박지은(33·은퇴)과 함께 LPGA 투어 진출 1세대로 활약했으며 155㎝의 작은 키에도 아이언샷에 버금가는 정확도를 자랑하는 '우드 샷'과 정교한 쇼트 게임을 앞세워 투어에서 통산 862만 달러(약 96억5천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김미현은 "(박)지은이와 며칠 전에 통화했는데 결혼 준비로 바쁘다고 하더라"며 "결혼식에서 (박)세리까지 셋이 만날 것 같다. 세리 혼자 남았는데 외로워하지 말고 큰 언니의 모습으로 자리를 잘 지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아카데미에서 선수들을 많이 가르칠 것이다. LPGA에 가서 정상의 자리까지 오르도록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기자 회견에 동석한 마이클 완 LPGA 커미셔너는 "많은 젊은 선수들의 롤 모델이 돼줘 고맙다. 한국 팬들은 물론 미국에서도 김미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며 "경기장 안팎에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준 선수"라고 김미현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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