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집중력①

▲골프 레전드 잭 니클라우스(좌)와 아놀드 파머(우)가 2001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했을 때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주의 집중’이란 자신이 주의를 기울여서 대상을 선정하여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리고 ‘주의 산만’이란 생각이 의도하는 목표물을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주의 집중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메이저 대회나 아주 중요한 경기의 마지막 홀 1미터 거리를 남겨 놓은 퍼팅이라고 생각해 보자. 2위 그룹과는 한 타 차이밖에 나지 않아 무조건 성공해야 우승이고 실수를 하게 되면 연장전에 가야 하므로 우승을 놓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때 여러분이라면 어떠한 생각과 느낌이 들까? 아무렇지도 않게 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짧은 거리의 퍼팅이지만 그 상황이라면 쉽지 않게 된다. 주의 집중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주의 산만으로 실수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처럼 주의 집중과 주의 산만을 알아볼 수 있다.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오로지 퍼팅을 위해 루틴을 지키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퍼팅한다면 주의 집중이 된 것이다. 하지만 ‘실수를 하면 어쩌지’, ‘많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어’, ‘떨려서 움직일 수가 없어’, ‘실패하면 연장이야’라고 실수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면 주의가 산만해져서 몸이 경직되고 올바른 스윙을 하지 못하는 것이 주의 산만이다.

여러 가지의 주의 산만 요인들에게 영향을 받지 않고 주어진 과제에 초점을 맞춰서 그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이 주의 집중력이다. 먼저 주의가 산만해지는 요인들을 알아보자.

▶과거 실수에 대한 기억
‘또 짧은 퍼팅을 놓쳤어.’
‘앞에서 탑 핑을 쳤는데 또 나오면 어쩌지?’
‘앞 홀에서 슬라이스가 났으니 이번에는 조심해야지.’
‘저번 경기에서 해저드에 빠졌으니 이번에는 안 빠져야지.’

▶미래에 대한 걱정
‘다음 홀에서 잘 치면 베스트 스코어야.’
‘퍼팅을 놓치면 큰일이야.’
‘오비가 나면 어쩌지?’

▶지나치게 코스를 분석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면 어쩌지?’
‘경사도 심하고 잔디가 길고 그린 스피드도 너무 빨라.’

▶상대 선수와 갤러리들의 행동
‘샷을 하는데 왜 상대방은 자꾸 옆에 있지?’
‘어드레스를 했는데 왜 자꾸 움직이지?’


주의 집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10시간 연습한 사람과 주의 집중하고 1시간 연습한 사람 중에 누가 더 실력이 향상될까? 

당연히 집중하고 연습한 사람이다. 집중해서 연습하면 뉴런을 연결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많이 분비되어 빠르게 뉴런끼리 연결되어 기억되는 속도가 빨라지며 오래도록 지속된다. 일상생활에서도 배우고 행동하기 위해 집중력은 아주 중요하다. 집중력을 가지지 못하고 행동한다면 배우는 속도도 느릴뿐더러 어떤 것도 잘할 수가 없다. 


주의집중의 사례

사례1. 잭 니클라우스

잭이 데뷔할 때는 아놀드 파머의 시대였다. 아놀드 파머는 호남형 얼굴에 공격적인 스타일로 세계적인 영웅으로 칭하고 있을 때였다. 그와 라운드를 한 잭은 많은 아놀드의 갤러리와 함께 시합했는데 당시의 골프 문화는 매너가 좋지 않아서 샷을 할 때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경기 중 아놀드가 실수하고 잭이 우승 퍼팅을 남겨 놓은 상황이 있었다. 갤러리 중에 “야! 이 뚱보야. 네가 그 퍼팅을 넣을 수 있겠냐?”라며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잭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자신의 퍼팅 루틴으로 성공해서 우승하였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가 물었다. “갤러리의 야유 속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나요?”라며 물어보니 “아무것도 몰랐고 갤러리의 야유는 듣지도 못했다.”라며 잭의 집중력에 감탄을 하였다. 

그리고 주의 집중의 방법에 대해 “18홀 내내 골프 샷에만 집중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게 되면 얼마 못 가서 정신력이 탈진하여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지게 될 것입니다. 나는 최고의 집중력에서 이완의 계곡으로 자유롭게 다니는 방법을 나름대로 개발하였습니다. 먼저 티를 향해 걸어가면서 나는 초점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볼 앞에 서는 순간 나의 초점은 최고조에 이르고 하고자 하는 샷에 대해 이미지화하고 샷을 날립니다. 샷에 문제가 없으면 동반자와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둡니다. 다시 다음 샷의 장소에 오게 되면 다시 집중력을 모으고 나의 루틴대로 샷을 합니다. 그리고 나의 초점이 정상에 도달하였을 때 샷을 실행합니다.”라고 하였다. 4시간이 넘는 시합 속에 한 타, 한 타 최선의 샷을 다하기 위해 집중과 이완을 반복하였다.

사례2. 벤 호건의 집중력

벤 호건이 부치 하먼의 아버지인 클라우드 하먼과 같은 조로 플레이하고 있었다. 파3에서 클라우드 하먼이 멋진 샷으로 홀인원을 기록했고 벤 호건은 늘 그렇듯 자신만의 플레이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다음 홀로 이동하고 캐디한테 물었다. “누가 먼저 쳐야 하지?” 벤 호건은 동반자가 무엇을 하였고 상대방의 플레이와 스코어가 몇 타인지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하였다고 한다.

사례3. 1988년 미국 대학 선수권 우승자 피스터
피스터는 “코스에 나가서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입니다. 그날 내가 본 것은 핀과 페어웨이 중간 지점, 홀 컵뿐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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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한성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이며 체육학 박사인 그는 선수생활을 하며 여러 요인으로 경기력이 좌우되는 것을 많이 보며 느껴왔다. 특히 심리적 요인이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느껴 심리학을 전공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성진의 골프백과사전'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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