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2009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경기하는 타이거 우즈와 게리 플레이어의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골프 경기는 적어도 4시간 이상이 소요되며, 악천후로 대회가 지연되면 하루 종일 경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긴 시간으로 인해 선수들은 당연히 허기지며 피로가 누적되어 체력이 떨어진다. 

티오프 시간이 적절한 경우에는 간식 및 식사를 제대로 하고 준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고 아마추어 골퍼들처럼 그늘집에 들어가 식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식사는 경기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대회 때 식사는 가볍게 해야 하며 아무리 배가 고파도 경기 중에 과식은 금물이다. 허겁지겁 음식을 섭취하면 신체는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피로를 쌓게 된다. 

따라서 선수들은 경기 중에 간단한 간식을 섭취하며 에너지를 보충한다. 샌드위치로 요기를 하는 선수들도 있으며 과일, 에너지바(초코바)를 섭취하며 틈틈이 물과 음료를 마시며 탈수를 막아준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어떤 식단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지를 알아보자.


게리 플레이어

현대 스포츠계에서 비범한 인물로 꼽히는 게리 플레이어가 이룬 골프계의 업적과 성공은 그의 이름을 골프 명예의 전당에 남겨 놓게 하였다. 그의 성공이 오래도록 지속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의 체력과 영양에 대한 노력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체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영양에 대해서도 중시했다. 

플레이어는 “나는 차라리 체력의 대명사로 알려지고 싶다”라고 말할 정도로 영양과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자신의 생활습관에 대해 “나는 배부른 식사보다 바나나 한 조각이나 건포도 한 줌을 더 좋아하고, 영화보다는 팔굽혀 펴기를, 와인보다는 물을 더 좋아한다”라고 말하며 오랫동안 체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표현하였다. 

게리 플레이어는 다음과 같은 음식을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기상하고 먹은 것: 물 한 잔과 꿀에 잰 마늘
- 아침: 탈지 우유와 함께 건포도 섞인 곡물, 바나나와 딸기, 가공되지 않은 귀리와 건포도, 바나나, 땅콩, 오렌지 주스, 요구르트, 버터를 약간 바른 밀 토스트, 허브 차와 꿀 등
- 점심: 갈색 빵, 샌드위치, 생선, 주스, 과일 등
골프 경기 중: 땅콩버터와 꿀을 바른 샌드위치, 땅콩, 건포도, 마른 과일, 바나나, 간식, 유지방 없는 냉동 요구르트 등
- 저녁: 파스타, 생선, 닭고기, 쇠고기, 양파 샐러드, 토마토와 마늘, 양배추, 당근, 시금치, 과일 등


타이거 우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무엇을 먹을까? 많은 돈을 벌지만 무조건 값비싼 요리만을 선택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식단으로 투어를 뛴다. 

우즈는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계속적인 반복으로 습관화되면 신체는 올바른 식습관에 길들여져서 골프가 아니더라도 젊고 건강한 삶의 필수 과정이 된다. 

부상이 없을 때 평상시 대회가 없는 날에는 기상 후 심폐기능 강화 운동, 달리기 또는 자전거 타기,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의 60~70%로 가볍게)을 한다. 그리고 연습장에서 스윙 연습과 퍼팅 연습을 한 후 라운드를 한다. 

점심 식사로 구운 생선과 닭 요리, 샐러드와 야채를 곁들여 고단백 저지방식으로 식사를 한다. 오후에는 쇼트 게임과 라운드를 하고 상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후 저녁 식사를 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이 밖에 영양 보조제와 칼슘 강화제를 매일 섭취한다. 스포츠 활동에 필요한 영양소 섭취로 인스턴트식품 대신 육류와 해산물, 과일, 야채 등을 먹는다. 


PGA 프로들이 라운드 전에 먹는 음식

* 존슨 와그너: 라운드 전에 구운 소고기 샌드위치를 먹는다. 이는 충분한 탄수화물과 좋은 단백질 공급원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후반 9홀의 체력 저하를 피하려면 샐러드에 과일과 견과류, 아보카도를 더하는 것도 좋다.

* 게리 우드랜드: 기상했을 때 달걀 요리, 티오프 바로 직전에 스무디 한 잔을 마신다. 달걀은 단백질이 풍부한 데 비해 지방이 적다. 여기에 통밀 토스트나 오토밀을 곁들이면 더욱 완벽한 식사가 될 수 있다.

* 스코티 핑크니: 닭고기 요리, 으깬 토마토, 과일 등을 먹는다. 기름기가 없는 닭요리와 토마토는 혈당을 안정화시켜 집중력을 높여 주며 과일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과일은 에너지 유지에 필요한 탄수화물이며 탈수도 막아 준다.


한국 선수들의 보양식

허준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보양음식으로 “오장의 허한 것을 보호하는 음식”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바로 장어다. 장어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불포화 지방과 비타민A가 풍부해 많은 한국 프로골퍼들이 선호하는 음식이다. 

또한 <자산어보>에 소개된 낙지도 한국 골퍼들의 보양식으로 유명하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유소연 프로는 과거 인터뷰에서 “육류나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근육통이 심해지는 체질 때문에 고기는 잘 먹지 않고 고등어와 갈치 등 해산물과 야채 위주로 식단을 짠다”며 “빅 매치로 체력이 떨어질 때는 낙지를 즐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경기 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워밍업을 하는 신지애 프로의 모습이다. 사진=골프한국

JLPGA 투어에서 뛰는 신지애 프로는 시합이 거의 오후 라운드다. 오후 4시쯤 경기가 끝나서 하루에 보통 두 끼 식사를 한다. 저녁을 생략하는 대신에 간단히 과일이나 요구르트 등을 먹는다. 시합 이틀 전부터 육고기를 먹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대신 파워를 내는 탄수화물을 이용하기 위해 보상기전 방법을 사용하였다. 

신체는 필요한 영양분이 부족하게 되면 그 영양분이 보충되었을 때 그것을 더 많이 저장하려는 쪽으로 신체가 작용한다. 마라톤 선수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으로 경기 일주일 전 밥도 먹지 않고 질리도록 고기만 먹는다. 그리고 경기 3일 전부터 탄수화물 위주로 식단을 짜서 식사를 하게 되면 보상기전으로 탄수화물(글리코겐)을 몸속에 많이 저장해 지구력을 높이는 에너지를 많이 비축한다. 

이러한 식단으로 4일 동안의 긴 골프 시합에 체력이 떨어지지 않고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리고 컨디션을 회복시키기 위해 매실 농축액을 마셨다. 신체는 영양소를 쓰고 나면 피로 물질인 유산(젓산)이 생기며 계속적으로 쌓이게 되면 근육이 뭉치고 신체가 피곤함을 느낀다. 매실에는 구연산과 사과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유산을 분해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각종 장기를 활력 있게 만들어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매실 말고도 레몬, 사과, 귤 등 신맛이 나는 과일에는 구연산이 많이 들어 있다.

밥이 보약이라는 골퍼들도 있다. 예전에 최경주와 양용은 프로는 해외 투어 중에도 발품을 팔며 한식당을 찾는다고 밝혔었다. 1주일에 4~6라운드를 소화해야 하는 골프는 음식을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준비물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음식으로 경기력을 올릴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식단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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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한성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이며 체육학 박사인 그는 선수생활을 하며 여러 요인으로 경기력이 좌우되는 것을 많이 보며 느껴왔다. 특히 심리적 요인이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느껴 심리학을 전공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성진의 골프백과사전'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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