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캘러웨이 클럽을 가지고 나온 욘 람.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골프팬 여러분, 겨울 시즌인데다 매서운 강추위가 이어져서 라운드는커녕 연습장 가기도 어려우시죠? 이럴 때 눈길이 가는 것이 바로 내 골프백 속 클럽들입니다. 

지난 시즌, 동반자가 장착한 신무기에 눈길이 갔었다면, 연습장에서 친구의 클럽을 한 번 쳐봤는데 손맛이 기가 막혔다면, 비거리가 짧아서 고민인데 새로 나온 드라이버의 비거리가 어마어마하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보았다면, 아마 지금쯤 골프 관련 쇼핑몰의 장바구니에 아이템들이 하나 둘 채워져 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즌 중에 클럽을 교체하는 것은 큰 부담일 수 있기 때문에 겨울 시즌이야말로 내 장비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최적의 시기일 수 있지요.

프로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새 시즌을 맞아,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에 빛나는 욘람은 지난 5년간 사용하던 테일러메이드 클럽을 캘러웨이로 교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학 시절 캘러웨이를 사용했었다고 밝힌 욘람은 새 클럽으로 진행한 연습라운드에서 59타라는 엄청난 스코어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최경주 선수도 이번 시즌을 맞아 스릭슨으로 클럽을 교체했는데, 첫 대회인 소니오픈에서 매서운 아이언샷을 뽐내면서 일단은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샤프트의 경우에는 그의 이름과 닉네임에서 영감을 받은 ‘K shaft TANK by K.J. Choi’를 쓴다고 하네요. 

사실 최경주 선수는 클럽을 자주 바꾸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꾸준한 연구에 바탕을 두고, 기량을 향상시킬 새로운 장비를 채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오늘날의 최경주 선수를 있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2005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연습 라운드 때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선수와 클럽의 궁합하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나이키입니다. 

사실 나이키는 골프에서는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혜성처럼 등장한 타이거 우즈와 손잡으면서 단숨에 메이저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바 있습니다. 타이거는 1996년 나이키와 첫 계약을 맺었는데, 당시에는 의류와 신발만 착용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에는 볼, 2002년에는 드라이버, 아이언까지 차례로 나이키 클럽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필 미컬슨이 ‘타이거는 나보다 더 빠른 스윙스피드를 갖고 있지만, 열등한 장비(Inferior equipment)를 사용한다. 그는 장비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이다.’라고 발언해서 논란을 일으켰던 적도 있는데요. 어쨌든 나이키가 타이거의 최전성기를 함께 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나이키 풀세트로 무장한 아마추어 분들이 종종 눈에 띄는 것을 보면 나이키와 타이거의 조합이 강렬했던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나이키 골프는 골프 클럽 시장과 볼 사업에서 2016년 8월에 철수했습니다.)


저도 아마추어 분들로부터 클럽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습니다만, 솔직히 말씀 드려, 어지간한 싱글 핸디캐퍼가 아닌 다음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클럽들에 만족하실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최근 출시되는 장비들의 성능은 훌륭합니다. 

해외 아마추어 골퍼들의 골프백을 들여다보면 오랜 기간 사용해서 세월의 때가 묻은 경우가 많습니다만, 우리나라 골퍼들은 유달리 유행에 민감하고 장비에 대한 욕심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비의 밴드왜건(Bandwagon) 효과, 즉 다른 사람의 소비행태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소위 ‘빽빨(카트에 실린 골프백과 클럽의 구성을 보면 골퍼들의 실력과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는 뜻의 캐디 은어)’ 이라는 말이 통용되기도 합니다. 

남들이 많이 쓰는 클럽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일수는 있겠지만, 그보다 좋은 방법은 다양한 클럽을 많이 사용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클럽들을 체험하고 시타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틈 날 때마다 피팅샵을 방문하셔서 시타해 보시고, 연습장에서는 지인들의 클럽도 한 번 휘둘러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러다 보면 나에게 맞는 클럽의 범위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어드레스 했을 때, 왠지 편안하고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디자인의 클럽 또한 나와 궁합이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드레스 직후에 느끼는 안정감과 자신감은 분명 훌륭한 결과를 보장하게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클럽을 구매하실 때는 검증 된 피터 등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셔야 합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나와 함께 할 최고의 클럽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클럽을 바꿔야지!!’ 하시는 분들은 없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여러분들의 골프백 속에 있는 클럽들도 이미 충분히 훌륭합니다. (더 솔직히 말씀 드리면, 문제는 여러분들의 스윙 혹은 연습량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갖고 있는 장비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때가 되어 새로운 클럽으로 교체하더라도 더 큰 만족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주말에는 그동안 고생한 내 클럽들을 잘 닦아주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추천 기사: 트리플보기 아쉬운 전인지, 개막전 첫날 공동10위 [LPGA]

추천 기사: 맥길로이, 유러피언투어 개막전 첫날 8언더파 선두…토마스는 1오버파

*칼럼니스트 김도하: KLPGA, LPGA Class A 프로골퍼이며, 방송, 소셜미디어, 프로암, 레슨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행복한 골프&라이프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선현의 가르침을 거울 삼아, 골프를 더 행복하고 의미있게 즐길 수 있는 지식과 생각들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김도하의 골프산책'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