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0-2021시즌 페덱스컵 2위 존 람과 1위 패트릭 캔틀레이.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국내외 투어에서 활약하는 대부분 선수들의 경기력 가운데 스윙의 기술적 능력(Technical Power)에 관한 수준을 비교해 보면 드라이버 비거리가 긴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 페어웨이나 그린 안착 율이 높은 선수와 낮은 선수로 자연스럽게 대별된다. 

동시에 비거리가 긴 선수는 정확도 면에서 떨어지는 반면 비거리가 짧은 선수는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비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스윙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스윙의 다이나믹스(Dynamics)가 다른데, 어려서부터 비거리와 방향성 가운데 '무엇을 우선시 했는가'에 대한 차이에서 오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시즌경기에서 코스 세팅 상태에 따라 비거리보다 정확도가 요구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충분한 비거리를 요구하는 코스가 있어 딱히 '어떤 선수의 경기력이 유리한가'를 판단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PGA 경기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드라이버 비거리가 긴 선수들이 페덱스컵 랭킹 상위권에 진입할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럼, 세계 정상급의 선수가 되기 위해 필요한 '드라이버 비거리의 최소치'는 얼마나 되어야 할까? 더불어 그린적중율을 어느 정도로 유지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2021년 기준 PGA 상위 랭커가 되기 위해서는 시즌 평균 최소 299야드 이상의 비거리와 67% 이상의 그린적중율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필요조건이다.

2021년 시즌 PGA 투어 전체 선수 196명 가운데 평균드라이버 비거리 299야드 이상은 81명으로 전체의 40% 정도이다. 참고로 전체의 평균은 296.4야드이다.

그런데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20위 내의 선수 가운데 평균 비거리가 299야드를 넘지 못하는 선수는 케빈 나를 비롯해 모두 3명의 선수에 불과하다. 상위 20위권에 있는 대부분의 선수는 평균 300야드 이상의 비거리를 가지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케빈 나. 사진제공=게티 이미지 for 더CJ컵


케빈 나의 평균 비거리는 286.9로 이 부문 170위의 하위권이다. 전체 선수의 평균에도 못 미치는 드라이버 비거리를 가진 선수가 페덱스컵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확률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2015년 조던 스피스 이후 평균 드라이브 300야드를 넘지 못하는 선수가 페덱스컵 랭킹 1위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더구나 조던 스피스 이후 6년간 페덱스컵 1위를 지킨 선수는 모두 평균 비거리 상위 10위권에 있는 '초장타자들'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조던 스피스와 함께 패트릭 캔들레이처럼 드라이버 상위 10위내에 있지 않은 선수가 페덱스컵 랭킹 1위를 기록한 경우는 많지 않지만 그린적중율이 월등하게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1년 시즌 PGA 그린적중율에서는 드라이버 비거리 300야드 이상의 장타자 61명 가운데 70%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존 람과 패트릭 캔들레이, 아론 와이즈 단 3명뿐이다. 

이들 중 2021년 시즌 페덱스컵 랭킹 1위인 패트릭 캔들레이의 경우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302.8야드이며, 평균 그린적중율이 70.16% 이다. 이 부문 랭킹 2위인 존 람은 비거리 309야드이며, 그린적중율은 71.93%를 기록했다. 두 명 모두 그린 적중율 2위와 10위다. 

반면, 최고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은 갖추었지만 충분조건이 미흡한 선수도 있다. 바로 아론 와이즈다. 

아론 와이즈는 300야드 이상의 비거리와 정확도 70%이상의 조건을 갖춘 선수지만 패트릭 캔들레이나 존 람과 달리 페덱스컵 49위에 머물렀다.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퍼팅, 세컨샷의 핀 근접도, 그린사이드 어프로치 등의 샷 기술적 능력에 대한 충분조건을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몇 년간 PGA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 대부분은 장타자가 많이 있다. 페어웨이를 지키는 드라이버 샷의 정확도는 떨어져도 짧은 세컨드 공략이 용이한 쪽이 그린 적중시 핀 근접도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박민지와 임희정 프로는 샷 정확도가 높다. 사진제공=KLPGA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주말 골퍼들 사이에서는 비거리보다 좋은 방향성(정확성)을 가진 골퍼가 내기에서 이길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골프장처럼 OB(아웃오브바운즈)가 많은 산악지형의 코스는 비거리보다 정확도를 높이는 편이 다소 유리할 것이다. 이러한 산악지형의 코스에서 경기가 많은 KPGA 선수들의 스윙 다이나믹스는 자연스럽게 방향성을 우선하는 쪽으로 훈련되었을 확률이 높다.

중요한 것은 비거리가 긴 선수는 때로 특정 경기에서 높은 정확도를 기록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비거리가 짧은 선수는 갑자기 특정 수준이상으로 비거리를 증가시키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비거리가 긴 선수는 클럽 선택의 폭이 넓으며, 상황에 따라 자신의 비거리를 제어함으로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비거리가 짧은 선수에 비해 더 큰 장점을 가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골프 동향을 보면 비거리를 얻기 위한 스윙 다이나믹스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고 말할 수 있다

클럽 페이스 타점에 공을 맞추기 위해 요구되는 타임 밸런스(정확한 임팩트를 위해 허리 코어의 턴과 무게중심의 이동, 손목 코킹유지시간 등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리듬과 템포)를 제어하는 것은 스윙 스피드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으로 어려워지기 때문에, 장타자가 한 라운드 18홀에서 정확한 드라이버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은 비거리가 짧은 선수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따라서, PGA 도전을 준비하는 선수라면 드라이버의 스윙스피드를 극대화하면서, 임팩트 시 타임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라고 권하고 싶다.

세계 정상의 골퍼가 되기 위한 경기력의 필요조건은 300야드 이상의 평균드라이버 비거리를 확보하는 것이며, 더불어 평균 그린적중율 70%이상의 정확성을 기록할 수 있는 골프기술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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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전순용의 골프칼럼'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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