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게인브리지 LPGA 대회에 출전한 아니카 소렌스탐. 사진제공=Getty Images


[골프한국]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골프 경기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타'로 불리던 선수들이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어느 순간 컷 통과에 전전긍긍하게 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경기력의 변화폭이 매우 커서 지난주에 우승한 선수가 바로 다음 주 경기에서는 컷도 통과하지 못하는가 하면, 지난주에 컷 탈락한 선수가 한 주 뒤에 뜻밖의 우승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것은 선수의 신체, 정신적 상태가 오전-오후 각각의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요일이나 계절, 경기장의 온도와 고도 등의 변화에 골프 스윙이 독립적이지 못한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바이오 리듬이나 미소 근육의 변화, 그리고 사고의 변화는 시간에 독립적으로 고정될 수 없는 요소들로 이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골프 스윙은 특히 시간에 종속적인 스포츠로 볼 수 있다.

스윙의 임팩트 타이밍은 겉보기에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미소한 변화에도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에 독립적인 리듬과 템포를 여하히 잘 지키는가가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러나 인간이 로봇처럼 시간에 종속되지 않고 동일한 스윙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오랫동안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골프 스윙이 시간 의존성(Properties of Time Dependency)을 가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연습과 경기에서 변화하는 자신의 스윙에 순응할 필요가 있다.

스윙의 시간 의존성은 아마추어들도 많이 경험할 것이다.
"어? 내가 왜 이러지?" "이거 미쳤네!"
샷을 하고 난 뒤, 누구나 한번쯤 이런 멘트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앞의 홀에서 버디를 하고 바로 다음 홀에서 드라이버 O.B를 범해서 동반자를 즐겁게(?) 해준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년에 거쳐 시간 의존성을 갖는 것이 골프 스윙 본질이다.


▲골프의 시간 의존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사진은 2019년 8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난주 차량사고로 병원에 있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골프의 시간 의존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 일 것이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 골프를 잘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골프를 잘하는 선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 무너지지 않고 스코어를 잘 지킬 수 있는 경기력을 가진 선수다."고 말한 타이거 우즈의 생각에 깊게 공감한다.

LPGA 투어에는 골프 스윙이 갖는 시간 의존성을 비웃기라도 하듯 무려 51살의 나이에 LPGA 게인브리지 대회에 출전해 컷을 통과한 아니카 소렌스탐이 있다. 과거 전성기의 스윙이 아닌 것은 고사하고 신체적인 노화로 비거리는 많이 줄었지만 골프의 시간 의존성에 순응하고 그에 맞는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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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전순용의 골프칼럼' 바로가기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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