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표적인 '이글 사냥꾼' 더스틴 존슨과 로리 맥길로이.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골프대회에서 이글이 나오는 것은 시청자 입장에서는 경기를 박진감 있게 즐길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관람 요소일 것이다. 

파3, 파4 홀에서 이글을 만드는 것은 복권 당첨의 확률만큼 어려운 일이지만 파5에서는 드라이버샷과 세컨샷 공략 여하에 따라서 이글의 찬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대개의 경우 선수가 이글 공략을 하는데 있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 골프에서는 장타를 기반으로 가급적 홀에 가까운 곳에서 다음 샷을 준비하는 전략이 효과적이지만, 파5에서 이글을 위한 투 온 공략은 코스 설계자의 의도가 숨어 있어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기회의 홀에서 투 온에 실패하면 보기를 피할 수 없는 위험을 감수하도록 코스가 설계되었거나, 핀의 위치가 벙커나 장애물 너머에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리한 투 온 보다는 파 온 공략을 통해 쉽게 버디를 만드는 편이 좋을 수도 있다.

파5에서 이글을 만들기 위한 투 온 공략을 해서 홀아웃 하는 경우와 안전하게 파 온 공략으로 홀아웃 하는 경우의 평균 스코어는 어느 쪽이 좋을까? 

당연히 선수마다, 코스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좋은 스코어를 확보하기 위한 확률적인 경우의 수를 보면 욕심을 내는 것보다 파 온을 통해 홀을 공략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다만, 파5 홀은 파3나 파4에 비해 코스가 길다 보니 코스 공략을 위해 선수가 선택해야하는 경우의 수가 더 많게 된다. 따라서 선수의 의사결정능력은 홀의 결과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위험요인이 기회요인보다 많다면 안전한 공략을 우선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문제는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이 비슷한 경우다.

만일 투 온 공략에 성공하면 이글이 가능하고, 실패하면 보기를 한다고 가정하면, 이 경우 투 온 공략을 시도하는 것이 맞을까? 

선수의 의지와 느낌에 따라서 선택이 다르겠지만 투 온에 실패할 때 보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면, 파 온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투 온에 성공해도 이글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핀에 근접시키지 못한다면 보기의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파 온 공략을 통해 안전하게 버디를 노릴 수 있고 실패해도 파는 보장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욕심은 위험요인을 간과하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투 온 실패시 위험에 처하게 될 확률이 비교적 낮은 코스 조건에서만 이글 시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선수가 가진 위험요인에 대한 인지능력이 경기력을 높이는데 있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골프는 확률의 경기이다. 만일 반반의 확률이면 돌아가기를 권한다.

파5 공략이 중요한 이유는 한번에 2타까지 줄일 수 있어 경쟁의 양상이 극적으로 바뀌기도 하고, 욕심을 냉철히 평정하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져 멘탈이 흔들리며 전체 경기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GA와 LPGA 투어 상위권 선수들의 통계적인 파5 성적이 대부분 높은 것은 그 만큼 골프경기력의 수준과 상관관계가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PGA 투어의 더스틴 존슨(미국)은 2020년 시즌 49라운드, 135개의 파5 홀에서 총 13개의 이글을 기록해서 파5홀에서의 이글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이다. 즉, 존슨의 경우 4라운드 경기에서 평균 1개 이상의 이글을 기록한다는 이야기다.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60라운드 172개 파5 홀에서 11개의 이글을 기록해서 이 부분 2위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아리야 주타누간(사진제공=R&A via Getty Images). 렉시 톰슨(사진제공=Getty Images)



또한, LPGA 투어에서 이글을 가장 많이 하는 선수는 아리야 주타누간(태국)과  렉시 톰슨(미국)이다. 이들은 라운드당 평균 0.2개 정도의 이글을 기록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PGA와 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라는 점이다. 장타자는 이글을 하는데 있어 매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20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순위 최하위권에 있는 파비안 고메즈(아르헨티나)는 파5홀의 라운드당 평균 이글 순위가 3위이다. 이것은 PGA 투어 최고의 장타자인 브라이슨 디샘보(미국)가 파5 홀에서 시즌 이글을 5개 밖에 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이미향 프로. 사진제공=R&A via Getty Images



LPGA 투어에서도 마찬가지로 비거리가 월등한 조안나 클라텐(프랑스)보다 이미향(27) 선수가 더 많은 이글을 기록하는 것도 유사하다. 이미향은 2016년 시즌에 가장 많은 이글을 했으며 매년 이 부분 상위권을 유지하는 반면 클라텐은 하위권에 있다.

결국, 파5 홀에서 이글을 하는데 장타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효과적으로 홀을 공략하는데 있어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을 명확히 인지하고 공략 할 수 있는 의사결정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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